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대표작이자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전설의 명작 <전장의 크리스마스>(원제:Merry Christmas, Mr. Lawrence)가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개봉을 기념하여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아트나인에서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특별상영을 한다.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는 국내에서 정식 개봉을 하지 않은 작품으로 제2차 세계 대전 중 일본 군이 점령한 자바섬 일본군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전투 장면이 일절 나오지 않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이색적인 전쟁 영화이다.
일본의 ‘쇼치쿠 누벨바그’의 기수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대표작으로 데이비드 보위, 사카모토 류이치, 비트 타케시 등 개성파 아티스트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는 일본 군국주위를 찬양하는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배제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제36회 칸 영화제에 출품되어 주제와 묘사를 둘러싸고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1983년 카이에 뒤 시네마 선정 올해의 영화 3위에 올랐다.
포로로 끌려온 ‘잭 셀리어스 소령’을 연기한 데이비드 보위는 위태위태한 자유분방함과 치명적인 아름다움으로 존재감 나타냈으며 사카모토 류이치가 분한 ‘요노이 대위’는 무사도와 명예를 중시하는 일본 육국 대위로 기행을 일삼는 셀리어스에게 끌리는 복잡한 내면을 연기한다. 또한 영화의 마지막 명장면을 완성한 비트 다케시의 연기는 영화 첫 데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호연을 펼친다.
동서양 문화 갈등과 융합이라는 복잡한 주제와 다국적영화로 제작되어 기획 단계부터 쉽지 않았던 본 작품은 데이비드 보위, 사카모토 류이치, 비트 타케시의 인기가 절정이었던 80년대를 배경으로 라디오와 TV에서 화제를 모아, 일본개봉 당시 배급 수입 10억 엔의 큰 흥행을 한다. 또한, 본작에서 처음으로 영화음악에 첫발을 내디딘 사카모토 류이치의 「Merry Christmas, Mr. Lawrence」는 국내에서는 영화보다 음악이 더 익숙한 곡으로 영화 역사상 굴지의 명곡으로서 아직도 많은 사랑받고 있다.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 12월 27일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개봉을 기념하며 12월 23일부터 25일까지 오직 3일간 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에서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특별 상영된다. 정식 개봉은 내년 상반기에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아트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