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백호’ 정경태에 대해 들어보았나. 상당히 나쁜 학생이다. 1989년 충청도 온양 일대의 농고, 상고, 여상을 뒤흔든 문제적 학생이었다. ‘온양 찌질이’ 병태(임시완)를 절망으로 몰아넣은 나쁜 학생 정경태를 연기한 이시우에게 ‘아산 백호’를 연기한 소감을 물어보았다. 이시우는 작년 ENA드라마 <종이달>에서 김서형과 파격적인 연기를 펼쳤었다.
Q. 이시우의 학창시절을 아는 친구들은 ‘경태’ 연기를 보고 뭐라 하는지. 그리고 본인의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이시우: “중고등, 대학친구, 모든 지인들이 연락을 해서 ‘나쁜 놈’이라고 이야기해 주더라. 그렇게 봐주셨다니 고맙게 생각한다. 배우로서는 극찬이라고 생각한다. <소년시대>에 나오는 학생들은 극단적으로 나뉜다. 노는 애, 지질한 애. 난 그 둘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건강하게 잘 노는 학생이었다.”
Q. 충청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잘 쓴다. 충청도와의 연고가 있는지.
▶이시우: “전혀 없다.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두 살에 수원으로 이사 가서 줄곧 그곳에서 자랐다. 친가가 다 경상도여서 충청도 사투리는 따로 배웠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레슨 받았는데 감독님이 사투리에 부담 갖지 말라고 하셨다. 충청도 사투리의 매력이나 특징이 있는데 그것에 엄청나게 집중하지는 않았다. 촬영하면서 배우들이랑 사투리로 장난치고 그랬다. 자연스레 녹아든 것 같다.”
Q. 촬영장 분위기는? 춘천에서 로케를 많이 한 것 같은데.
▶이시우: “배우들과 진짜 많이 친해졌다. 밥도 같이 먹고, 지방촬영 때는 다들 근처 숙소에서 묵었다. 저녁엔 맥주 한 잔 하기도 하고, 맛있는 것 먹고, 밤새 연기 이야기하다가 촬영장 가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가 연기 케미를 도운 것 같다.”
Q. 배우들이랑 ‘그 시절 학교이야기’는 나눠봤는지.
▶이시우: “학교 이야기보다는 촬영할 대본이야기를 더 많이 한 것 같다. 배우들의 연령대가 다양했다. 보니 5년 정도 터울로 학교문화가 달라지는 것 같다. 다들 친해져서 나중에는 전부 부여농고 학생이 된 것 같았다.”
Q. 첫 등장신이 액션신이다. 본인 액션 연기에 대해서 평가하자면.
▶이시우: “개울에서 펼쳐지는 액션신이다. 신경을 많이 쓴 장면이다. 아무래도 아산백호의 위용을 처음 소개하는 장면이니. 경태가 1부에서 액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에 대한 설득력이 사라진다. 액션스쿨도 자주가고, 촬영 당일에는 일찍 나와 합을 맞췄다. 그 신 뿐만 아니라 다른 액션 장면을 위해서 액션스쿨도 다니고, 무술감독과 많이 논의했다. 의문이 생기면 연락하고 그랬다. 뒤로 갈수록 합을 익히는 시간이 빨라졌다.”
Q. 본인 운동신경이 좋은 편인가? 액션을 익히기는 쉬웠는지.
▶이시우: “액션연기는 처음이었다. 난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다. 액션은 무용 같기도 하다. 약속된 움직임이다. 그런데 운동 좋아하는 것이랑 액션연기는 다른 것 같다.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고 연습에 매달렸다. 운동은 초등학생 때 단거리 달리기를 했었다. 야구도 좋아한다. 탁구, 배드민턴, 당구, 볼링 다 좋아한다. 축구와 농구 빼고 말이다.”
Q. <소년시대>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는지. 오디션 과정은 어떠했나.
▶이시우: “경태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 감독님께 저 왜 뽑았는지 여쭤봤다. 감독님은 경태 역보다는 해내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을 높이 평가하신 것 같다. 가능성을 많이 봐주신 것 같다.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다른 인물이 되기도 한다. 난 스스로 선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세고, 누가 봐도 악인 같은 이미지의 배우가 경태를 연기하는 것보다는 나 같은 배우가 소화할 때의 효과를 생각한 것 같다.”
Q. NG를 낸 장면이 있는지.
▶이시우: “대사에서 NG를 낸 게 기억이 남는다. 6부 골목 장면에서 학생들에게 상납금 가져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실수를 했다. ‘오늘 갖고 있는 건 주고 가야지’인데 ‘오늘 주고 있는 건 갖고 가야지’라고 잘못 말했다. 대사 NG는 그거 하나였던 것 같다.”
Q. 액션신은 괜찮았나?.
▶이시우: “액션 신은 커트를 많이 나눠서 갔다. 롱테이크 있는 것은 10번 넘게 촬영한 적도 있다. 카메라도 많았고, 다들 합을 맞춰야하니. 그런 액션신이 테이크를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어떤 때는 테이크를 많이 가야 잘 나오는 게 있다. 액션을 잘 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상대와의 호흡, 카메라워킹을 몇 번 맞춰봐야 잘 나오는 것도 있다. 이런 게 길어지면 조바심이 난다. 그런데 다들 기다려 주었고, 잘 나온 것 같다.”
Q. 어느 순간 믿었던 경태가 완전히 흑화 되어 버린다. 욕도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이시우: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고 했지만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놈이다. 절대 응원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친구이다. 4부에서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보여주는 순수하고 해맑은 모습 때문에 5부 6부에서 충격이 더 클 것이다. 그게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감독님도 그런 말씀 하셨다. 오히려 4부에서는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자고. 약간 ‘빙구미’라 할까요. 그래야 뒤에서 느끼는 격차가 있을 것이라 봤다. 그렇게 봐주시면 연기한 배우로서 기분이 좋다. 경태는 나쁜 친구이고, 미성숙한 인간이다. 순수악인 것 같다.”
Q. 남은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나.
▶이시우: “병태의 훈련과정이 있다. 병태의 복수가 시작되는데 짠한 이야기도 있다. 결국 병태가 그 무리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그런 이야기가 쭉 전개가 될 것 같다.”같다.
Q. 한예종 연극원을 휴학 중이다. 원래 연기자의 꿈이 있었는지.
▶이시우: “고등학교 1학년 무렵 이모가 연기학원을 가보라고 권하셨다. 제가 내향적인 편이어서 절대 못 간다고 그랬다. 내가 연기하는 것을 상상만 해도 부끄럽다고. 그런데 어떻게 설득이 되어 입문반에 한 달 등록을 했다. 하다 보니 연기에 재미도 찾았고. 입시연기를 하였고, 대학 가서 제대로 연기의 참맛을 알게 된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저의 자질을 알아봐 준 이모가 고맙다. 학교에서는 배우는 것이 많았다. 지금 이런 현장에서도. 어디서 더 많이 배우는지는 본인 선택인 것 같다. 연기의 갈증이 있어서, 활동하면서 학업에 집중 못할 것 같아서 지금 휴학 중이다. 대학생활이 그립다. 2학년 하다가 휴학한 상태이다. 학부에서 단편에 출연하거나 공연을 한 적은 없다.”
Q. 데뷔작이 예전 SK의 OTT였던 옥수수에서 공개된 <복수노트>라는 작품이다.
▶이시우: “6년 전에, 19살 때 출연했던 작품이다. 고3때이다. 오디션 보고 출연했었다. 내 역할은 기정우라고, 김향기의 남자친구이다. 바람피우고 철없는 놈이다. 그러면서도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역할이다. 회차가 많지는 않았다.”
Q. 작년에 나온 ENA드라마 <종이달>에서의 윤민재 역할도 주목받았다.
▶이시우: “<종이달>은 내게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큰 역할을 맡았었고, 대선배와 연기를 하게 되었다. 촬영들어가기 전에 ‘뭘 하려고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연기 잘하는 선배라 같이 하는게 좋았다. 그런 선배의 에너지를 받아 잘 따라가고 싶었다. 당시 (유종선) 감독님도 ‘시우씨답게 현장에 잘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답게 존재하는 게 좋겠다. 아쉬운 것도 많았지만 배우의 맛을 본 것 같다. <종이달>이후 진짜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이 더 커진 것 같다.”
Q. 차기작 <완벽한 가족>은 어떤 작품인가.
▶이시우: “미스터리, 서스펜스이다. 나는 극에서 유일하게, 긴장감을 풀어주는 선하고, 맑은, 댕댕미가 있는 역할이다. <소년시대>와는 반대될 것이다.”
Q. ‘아산백호’같은 별명이 있었는지. 앞으로 어떤 수식어의 배우가 되고 싶은가.
▶이시우: “초등학생 때 ‘원숭이’라는 것 말고는. 닮아서 그랬던 것 같다. 수식어로는 흔히들 말하는 ‘믿보배’가 되고 싶다. 매력 있는 배우, 연기 잘하는 배우 말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그런 긍정적인 수식어가 붙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게 불러주신다면 고마울 것 같다. 요즘은 ‘갈아 끼운다’는 표현도 하더라. 매 작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Q. 연기 말고 다른 재능이 있는지. 이모가 배우를 추천했다면 뭔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이시우: ‘연기도 좋아하지만 노래도 하고 싶다. OST도 하고 싶고, 앨범도 내고 싶다. 노래방 가는 것 좋아한다. 김동률, 성시경, 폴킴 노래. 정통 발라드 좋아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지난 11월 24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2화씩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소년시대>는 12월 22일(금) 9화,10화가 방송된다. 임시완과 이시우의 용호상박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참, 이시우 배우는 인터뷰가 끝나자 '슈크림빵'을 기자에게 내놓았다. "제가 빵집 아들이라서..." 아산백호 경태를 연기한 이시우 배우의 댕댕미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진=쿠팡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