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콘서트가 최고 전성기는 언제였을까. 물론 시청률이 30%를 훌쩍 넘으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어느 시절이었을 것이다. 개콘의 인기, 개그맨 지명도의 척도라면 아마도 유행어나 시그니처 연기일 것이다. 개콘의 인기코너에는 그런 전설적 시그니처가 넘쳐난다. "무를 주세요~"하면 떠오를 것이다. 바로 박준형이다. 강철치아로 무를 쓱쓱 갈아버리던 무적의 개그맨 박준형은 항상 "따라하지 마세요"라고 경고했었다.
KBS공채개그맨 13기 박준형은 '개콘'무대를 떠났지만 여전히 정통코미디를 갈구하고 있다. 그를 정통 코미디로 만날 기회가 주어졌다. KBS의 인터넷전용으로 개설한 유튜브 코미디채널인 '크큭티비'를 위해 새로운 꽁트를 준비했다.
KBS는 ‘크큭티비’를 위해 기존 코미디프로의 재활용뿐만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로 추가로 제작하고 있다. 지난 16일, 여의도 KBS별관의 예띠스튜디오에는 박준형과 임혁필이 등장했다. 유튜브전용 코미디채널인 '크큭티비'에 <갈갈대백과사전>으로 올라갈 짤막한 콩트물 촬영을 위해서이다. 이날 두 사람은 그린스크린 앞에서 ‘추억 돋는’ 아재스타일의 상황극을 반나절 넘게 촬영했다.
부모의 원수를 갚겠다며 열심히 칼을 갈고 있는 혁필.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스승 준형의 뜬금없는 개그가 펼쳐지는 ‘원수’는 여전히 웃긴다. “장군님이 적군이...” 하면 옳다구나 “멍군!” 외치는 단짝개그도 준비되었다. 이날 두 사람은 고무줄 당기기 개그와 스타킹 뒤집어쓰는 엽기코미디도 펼친다. 웃기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박준형과 임혁필이 땀을 흘리며 콩트를 이어가다 MBC개그맨 김세아도 합류해서 삼인조 개그를 펼친다.
'크큭티비'는 KBS에서 지난 연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 코미디전문 채널이다. KBS가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코미디 프로그램들을 시대변화에 맞춰 짧은 분량의 동영상으로 편집 제공 중이다. 현재 <크큭티비>를 통해 제공되는 영상은 KBS를 통해 방송된 <유머 일번지>의 '영구야영구야', '동작그만', <웃음충전소>의 '타짱' 등 종방된 코미디 프로그램과 함께, <개그콘서트>의 '달인', '박대박', '황현희PD의 소비자고발', '거지의 품격' 등 인기콘텐츠가 1000여 편(클립) 올라가 있다. KBS 디지털미디어국 관계자는 오늘 현재 구독자가 5만 명, 총 조회수가 4천 만회를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KBS관계자는 박준형, 임혁필의 <갈갈개그백과사전>이 유튜브채널 ‘크큭티비’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고 밝혔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