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홍범도와 홍범도'편이 방송된다.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이 2023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방부가 지난 8월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 내 설치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잇달아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작된 논란이다. 1943년 카자흐스탄에서 세상을 떠난 뒤 78년 만인 2021년 고국으로 유해가 봉환됐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그의 삶과 공적을 놓고 찬반이 대립하고 있다.
독립군 지도자로서 홍범도 장군의 업적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는 우리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으로부터 거둔 첫 공식 승리였고, 같은 해 10월 청산리 대첩은 독립군 최대 전과로 기록됐다. 이 두 번의 전투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지도급 인사가 바로 홍범도 장군이다. 홍 장군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바로 자유시 참변에서의 역할, 그리고 공산당 가입 전력이다.
자유시 참변은 1921년 간도와 연해주, 사할린에서 자유시(현 러시아 스보보드니)로 집결한 독립군 가운데 상하이파에 속한 대한의용군을 원동 공화국이 무장해제 하는 과정에서 독립군 100여 명이 희생된 비극이다. 우리 독립군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의 전과에도 불구하고 자유시 참변 이후 구심점을 잃고 다시 뿔뿔이 흩어졌다. 홍범도 장군은 상하이파와 갈등을 빚던 이르쿠츠크파와 밀접한 관계였기 때문에 이 참극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시사기획 창>이 입수한 당시 문서에 따르면 홍범도 장군은 일관되게 자유시 참변에 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소비에트 측에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이르쿠츠크파의 통제를 벗어나고 싶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2023년에 벌어진 이 '역사 전쟁'은 홍범도 장군뿐 아니라 이승만 대통령까지 아우르고 있다. 최근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고, 국부로서의 업적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점화된 또 다른 논란이다. 다른 한 편에는 이승만 대통령 재임 시기 자행된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시사기획 창>은 좀처럼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이는 '역사 전쟁'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료들을 깊이 분석해 사실(事實)을 규명하는 데 집중했다.
사진 제공 : KBS '시사기획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