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미드인가, 한드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제작발표회에서 주인공 이창을 연기한 주지훈이 발표회장을 가득 채운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내던진 자신감 가득한 출사표이다
21일 오전, 인터콘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열린 넷플릭스무비 ‘킹덤’의 제작발표회에는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 그리 배우 배우 류승룡, 주지훈, 배두나가 참석했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이창이 조선의 끝으로 향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역모죄의 누명을 벗시 위해 다다른 곳에서 이창은 역병으로 인해 괴물로 변해버린 백성들이 충격적인 모습을 목도하고, ‘굶주림’의 실체를 마주한다. ‘킹덤’은 6부작으로 완성되었다. 넷플릭스는 ‘시즌1’ 공개에 앞서 ‘시즌2’ 제작까지 확정지었다. 이날 제작발표회장에는 국내 취재진뿐만 아니라 해외 매체들도 대거 몰려 신작 ‘킹덤’에 쏠린 관심도를 보여주었다.
조선좀비 이야기를 구상한 뒤 7년 만에 <킹덤>을 세상에 내놓게 된 김은희 작가는 “좀비물을 좋아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이름 모를 괴질에 걸려 몇 만 명의 백성들이 숨졌다는 기록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썼다. 헐벗고 굶주린 시대, 역병의 근원 뒤에는 배고픔에 지친 괴물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밝혔다.
김성훈 감독은 "‘킹덤’은 조선을 배경으로 권력에서 밀려난 세자가 인간의 탐욕과 배고픔에 맞서는 이야기다. 이러한 이야기를 미스터리 장르로 담아낸 작품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킹덤’에서의 조선 좀비의 특징과 관련하여 “가장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이야기인데 외피는 서구에서 나온 좀비 이야기다. 이렇게 융합된 것이 낯설면서도 익숙한 매력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은희 작가는 넷플릭스를 통해 <킹덤>을 내놓는 것에 대해 “기획단계에서부터 공중파에서는 보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밤 늦게 편성이 된다하더라도 표현에 제약이 많을 것 같아다. 그런 의미에서 넷플릭스와 작업하면 이 이야기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왕세자 이창 역의 주지훈은 "음모와 역병이 퍼져나가는 미스터리를 파헤치기 위해서 궁궐 밖으로 나가게 되면서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고 해결하기 위해 무던 노력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하였다. 이어, “탁월한 작가, 탁월한 감독, 탁월한 제작진 덕분에 좋은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펙터클한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서 고생했다. 설경을 찍는 날 감독님은 차를 폐차할 정도로 큰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고 촬영현장을 소개했다.
배두나는 역병의 근원을 쫓는 의녀 서비를 연기한다. 조선에 퍼진 역병으로 끔찍하게 변해버린 괴물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목격자이자 유일한 생존자다. 이후 이창 일행과 함께할 때도 지혜롭고 강단있는 모습으로 다른 인물들도 서비에게 의지하게 된다고.
류승룡은 "단아한 아름다움 속에 두려움이 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넷플릭스와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킹덤’ 시즌1은 6부작으로 완성되었다. 넷플릭스 측은 회당 제작비가 20억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김성훈 감독은 ‘6부작은 영화로 보기에는 너무 길고, 미니시리즈라기에는 너무 짧다. 예산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예산은 주관적으로 봤을 때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적절했다고 본다. 그간 한국에서 제작된 드라마들과 비교했을 땐 큰 예산인 것은 맞다. 부족함은 없었지만 아주 풍요롭지도 않았다”며, “금액적인 면 때문에 6부로 만든 것은 아니다. 작품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클라이맥스에 이른 순간, 시즌2를 기대할 수 있는 그 순간에 끊었다"라며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기대케 했다.
190개 국가에 동시공개되는 넷플릭스 무비를 만들면서 신경쓴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김은희 작가님이 글을 쓰고, 넷플릭스와 기획하고, 촬영을 진행하면서 다른 문화권의 시선과 평가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다. 물론 그 지점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사전에 예측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해 왔던 방식을 그대로 진행했다. 새로운 문화권 사람들이 낯설어 하는 부분들도 있을 텐데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속편과 관련하여 김은희 작가는 “시즌2가 있다고 해서 시즌1을 느린 템포로 전달하지는 않는다. 본편을 보면서 확인해 달라. 한양으로 가는 과정까지 창, 서비 등 출연 인물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성장도 있고 아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제작발표회에 이어 오후 6시 30분에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1층 아트리움에는 <킹덤>의 주역들이 참석한 가운데 레드카펫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극중에 등장하는 역병에 걸려 괴물이 된 백성들까지 합류하여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한편, ‘킹덤’은 전 세계 190여개 국가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동시에 공개된다. 한국은 25일(금) 오후 5시, 6부작이 한꺼번에 공개된다. 대만, 홍콩 등지에서는 ‘이시조선’(李屍朝鮮)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다. ‘시’(屍)는 ‘시체 시’자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