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칠공주’(2006), ‘수상한 삼형제’(2009), ‘왕가네 식구들’(2013) 등 왁자지껄한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최고의 수완을 보여준 문영남 작가가 주말드라마가 아닌 평일 미니시리즈로 시청자를 찾는다. 오늘(9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이다. ‘왜그래 풍상씨'는 평생을 동생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 풍상씨(유준상 분)와 그의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이 펼치는 사건/사고/소동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하는 드라마다.
방송 당일인 오늘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는 연출을 맡은 진형욱 감독과 주연배우 유준상, 이시영, 오지호, 전혜빈, 이창엽이 참석한 가운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KBS 이재성 아나운서의 매끄러운 사회로 진행되었다.
진형욱 감독과 문영남 작가는 '수상한 삼형제'와 '왕가네 식구들'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이다.
진 감독은 “풍상씨네 가족은 힘이 되어 주는 존재라기보다는 짐이 되는 경우가 많다. 풍상 씨의 행보를 보면서 등골 브레이커 같은 동생들을 어떻게 이끌고, 난관을 헤쳐 나갈 것인지 봐주시면 좋겠다. 과연 가족한테 남보다 잘할 수 있는 힘이 어디에서 나올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남 풍상 역을 맡은 유준상은 “대본을 보는 순간 많이 놀랐다. 이렇게 이야기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갈 수 있구나 싶었다. 지금 9~10회까지 대본이 나왔는데, 다음 대본이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궁금하다. 많은 화두를 던질 것 같다"고 이야기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넷째 동생 화상을 연기하는 이시영은 "매 회 이슈가 많고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다. 보통 미니시리즈는 서너명이 회를 거듭할수록 엮이면서 클라이맥스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개성 강한 캐릭터가 한 가족이 되어 첫 회부터 한꺼번에 엮이게 된다. 이런 저런 생각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재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드라마의 경향인 ‘막장 코드’에 대한 질문에 진형욱 감독은 "탄광에서 더 이상 파내려 갈 수 없는 희망이 없는 상황을 막장이라고 표현한다. 지금 대한민국을 사는 서민들과 풍상 씨의 삶을 보면 막장이 맞을 것이다“며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이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내어 살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드라마 속 5남매는 피부에 와 닿는 인물이다. 그런 재미와 감동을 이번 미니시리즈에 압축해서 잘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최근 드라마업계의 화두가 된 ‘촬영현장 노동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진 감독은 “나도 노동자이다. 드라마의 이야기에 몰입하다보니 진행이 빨리빨리 잘 된다. 밥 먹는 시간, 자는 시간, 쉬는 시간을 정확히 나누고 서로 즐겁게 촬영하다보니 배우들과 스태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자를 대표해 유준상도 “새벽촬영도 거의 없고, 밤 12시 전에 끝나고, 중간중간 쉴 수 있게 정확하게 시간을 관리하니 현장의 스태프들 얼굴이 밝다. 함께 웃으면서 촬영하게 되더라”며 “아직은 멀었지만 이렇게라도 한 팀에서라도 변화가 생기고 그것이 파급된다면 곧 전체 촬영현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미니시리즈 촬영 중에 리딩 연습할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니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작발표회 말미에 유준상은 "모두들 가족이 있고, 말 못할 사연들이 있을 것이다. 어떨 때는 남보다 못한 게 가족이라고 하고, 가족들이 점점 외면당하고 오히려 남한테 더 잘해주는 상황이 있는 것 같다. 드라마가 사회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고, 조금이라도 더 생각하게 되는 화두를 던지면 좋을 것 같다.“며 ”올해에는 '왜그래 **씨'가 유행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SBS '황후의 품격', MBC '붉은 달 푸른 해', tvN '남지친구' 등이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목 드라마시장에 뛰어든 ‘왜그래 풍상씨’의 활약이 기대된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