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작은 목소리를 듣는 <거리의 만찬>이 ‘삶의 조건’을 주제로 만찬을 펼친다.
21일 방송되는 ‘삶의 조건 첫 번째 이야기 –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에서는 아픈 가족을 돌보는 간병 가족들의 고충을 듣는다. 서로 사랑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고된 돌봄을 하고 있는 간병 가족들. 간병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을 듣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간병’. 막상 내 일이 되기 전까지는 실감하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어릴 적 편찮으신 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본 적이 있는 미선. 어느새 연로하신 부모님의 건강을 살펴야 하는 때가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미선은 특히 이번 녹화 주제에 깊이 공감했다. 간병은 기약 없이 계속되어야 하는 노동이다. 끝을 알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간병 가족들은 수없이 많다. 결국 간병 스트레스로 벼랑 끝에 몰려 환자를 죽이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간병살인 자체에 대한 파악조차 못한 것이 현실이다.
■ 그들에게 주어진 10년 만의 휴식
MC들은 박지영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함께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만났다. 오랜 간병 생활에 외출할 엄두조차 안 난다는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을까? 하루아침에 삶의 모습이 바뀌었다는 간병 가족들. 아픈 가족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갑자기 시작된 간병생활에 적응하는 것 모두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치매 어머니와 어린 딸을 함께 돌보고 있다는 윤미리 씨의 사연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안타까워했다.
11년간 어머니를 돌보다 얼마 전 떠나보낸 정성기 씨는 어머니에게 못 다한 말이 있다며 품속에서 편지를 꺼냈다. 그의 편지는 많은 생각이 들게 했는데. 눈물과 웃음이 가득했던 대화를 마치고, 어느 때보다 특별한 만찬을 위해 MC들이 두 팔 걷고 나섰다. 오늘의 만찬 메뉴는 바로 ‘스테이크’. 늘 누군가를 돌보느라 자신은 돌보지 못했던 가족들에게 최고의 대접을 하고팠던 MC들의 마음은 잘 전달되었을까? 오늘밤 10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