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청와대 인근 삼청로 길에 위치한 한 카페. 곧 개봉하는 영화를 홍보하기 위한 배우들의 인터뷰가 자주 이뤄지는 이곳에 영화 ‘스윙키즈’에서 삭발투혼을 보여준 도경수가 자리를 잡았다. 이미 머리가 많이 자랐다. “한참을 길렀다가 다시 좀 잘랐다. 난 짧은 머리가 좋다”고 말한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이 “너무 즐거웠고, 재밌었다.”는 도경수는 ‘신과함께’에 이어 운명처럼 군인을 두 번 연기하게 된 것이 신기하다고 덧붙인다.
● 탭 댄서, 톱 스타 도경수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다섯 명의 청춘이 펼치는 이야기가 너무 마음에 와 닿았다. 춤에 대한 열정이 너무 좋았다. 꼭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캐릭터의 밝은 모습이 저랑 비슷한 면이 많다. 영화에서 탭 댄스를 처음 접하고 배우는 모습에서 가수가 되어 처음 안무를 배울 때가 생각났다. 탭댄스에 빠지면서 잠을 못 이루는 장면, 내가 데뷔 때 그랬었다. 잠을 잘 때도 리듬을 생각했다.”
도경수는 포로수용소의 골목대장이자 말썽쟁이인 로기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단다. “탭댄스는 5개월 정도 연습했다. 엑소 활동과 병행해야했다. 단체로 탭댄스를 하는 장면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연습할 시간이 적었다. 그래도 탭댄스는 발이 땅에 붙어 있으면 계속 구르는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엑소 춤을 출 때도 쉬는 시간에 연습을 계속했다.”
엑소 안무랑 섞이거나 헷갈리는 경우는 없었나? “그런 실수는 없었다. 엑소 춤이랑은 너무 달랐다. 그리고 엑소 춤은 계속 해오던 것이라...”
촬영이 끝난 지 한참 되었다. 아직 스탭이 기억에 남아 있나. “루틴한 것은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무의식적으로 발이 움직이기도 한다. 멤버들이 이게 그만 좀 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탭댄스가 저한테는 매력적인데 다른 사람한테는 시끄러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탭댄스의 매력은 손으로 드럼을 치듯이 노래 없이도, 나만의 리듬으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악기를 배운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다.
● 도경수 “나, 로기수”
“관객들이 보실 때 로기수 캐릭터에 공감이 가도록 노력했다.”
도경수는 원작인 ‘뮤지컬 로기수’는 보지 못했단다. “내용은 알고 있었다. 시나리오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님과 첫 미팅을 했다. 감독님은 심장이 두근거리고 쿵쾅거리는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하셨다. 시나리오를 보니 정말 심장이 쿵쿵 거리더라.”
도경수 같은 핫한 아이돌 멤버, 영화계의 뜨는 별에게는 시나리오가 어떻게 전해지고, 어떻게 선별될까. “회사(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와 항상 같이 시나리오를 검토한다. 시나리오를 펴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보면서 의견을 나눈다. ‘카트’ 때부터 지금까지 그랬다.”면서 ”우리 회사에 아티스트들이 많은데 다 신경을 써 주신다. 그런 과정에서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된 것 같다.”
- 박혜수와 의도치 않은 키스씬-그야말로 입술박치기-이 등장한다.
“사실, 위험한 키스 씬이다. 머리를 군화에 밟혀 얼굴이 짓눌리는 장면이다. (그 사람이) 너무 강하게 밟으면 입술이 터질 수도 있다. 조심스럽게 한 것 같다. 무술감독이 잘 조절해 주신 것이다. 너무 세게 밟으면 얼굴이 이상하게 나오고, 너무 약하게 밟아도 그 느낌이 안 살아났을 것이다. 완급조절을 잘 하신 것 같다.”
- 키스신, 혹은 로맨스에 대한 아쉬움은?
“양판래(박혜수)와의 로맨스는 크지 않다. 키스씬이 귀엽게 나왔다. 만약 로맨틱한 키스가 이뤄졌다면, 다섯 명이 하나가 되는 춤에 대한 열정이 그렇게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귀여운 키스신이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 셰프 디오 “요리는 깔끔하게, 창의적으로”
- 강형철 감독님 함께 작업해 본 소감은
“감독님 만나기 전에 감독님 작품 다 봤다. 젊어보이시는데 그렇게 나이가 많을 줄 몰랐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도경수는 93년생, 강형철 감독은 74년생이다). 친한 형 동생처럼 지낸 것 같다. 공통점이 많았다. 먹는 것, 맛집 찾아가는 것, 요리하기. 이런 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이 식당이 맛있다, 저 식당 맛있다하며 같이 먹고, 음식에 대한 평가도 했다.”
도경수의 요리사랑이 계속되었다. “제가 요리에 관심이 많다. 감독님께 칼도 선물 받았다. 숙소에서 가끔 요리도 한다. 볶음밥, 생선조림 정도.” 칼질은 계속된다. “요리가 지금 취미생활이다. 가수나 배우를 안 했으면 요리사가 되고 싶었을 만큼 관심이 많다. 자격증 따고 싶을 만큼 요리를 좋아한다.”
요리 이야기 계속. “아직 잘 하진 못한다.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신다. 레시피를 많이 받았고,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일식 중에 히츠마부시라는 장어덮밥에 오차즈께
로 국밥을 해 먹는 게 있다. 장어 대신 소고기를 넣어 만들어봤다. 멤버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관심 있는 것은 일식. 정통 와쇼쿠처럼 정갈한 음식을 좋아한다.” “요리영화는 빠지지 않고 챙겨본다. 넷플릭스에 있는 ‘셰프의 테이블’ 그런 것 많이 챙겨본다.” (기자들이 감탄하며 “다음 영화는 요리영화”라고 한 마디씩!)
제일 재밌게 본 요리영화가 ‘미스터 세프’라는 도 배우에게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가면 재밌겠다고 하자, "제 냉장고가 아직 없다. 러브콜을 받기는 했는데 아직 냉장고가 없어서.“란다. SM이 냉장고를 하나 선물해 줘야할 것 같다.
- 도경수가 요리를 하는 이유는?
“그런데서 행복감을 많이 느낀다. 일상이란 게 없으니.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서 계속 행복감을 찾으려고 한다.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저 자신에게 몰랐던 감정을 느낄 때 쾌감을 느낀다. 요리도 그런 것 같다. 요리를 하면서 행복해지려고 한다. 요리를 해서 맛있을 때 행복을 찾는 것 같다.”
● 연예인 도경수의 목표
“가수로서는 콘서트를 할 때 관객에게 행복을 전해 주는 것이다. 최근 거미 콘서트를 갔었다. 플레이어로 무대에 서다가 온전히 즐기는 사람으로서 관람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노래를 많이 불러줄 때가 가장 행복하더라. 나는 노래를 부를 수 없을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 싶다. 그게 가수로서의 목표다. 배우로서는 작품으로 관객에게 에너지를, 메시지를, 최대한 공감을 줄 수 있을 때까지 연기를 하는 것이다. 요리사로서 목표는 일단 자격증을 딸 때까지.”
욕심이 많다. 우선순위기 있다면 “아직은 이것만 열심히 해야지 이런 것은 없다. 최대한 많이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
“영화 시작하기 전에 <백야>라는 영화를 봤다. 탭댄스가 나오는 영화로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보고 공부를 했다. 그런데 영화 속 배우(그레고리 하인즈)가 말도 안 되게 탭 댄스를 잘 추는 분이라서.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 외국인 배우랑 소통은 잘 되었나
“같은 춤을 좋아하는 멤버라서 촬영 내내 너무 행복한 감정을 느꼈다. 양판래라는 인물이 통역사이기에 실제 현장에서 통역을 많이 해줬다. 소통에 문제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자레드 그라임스 배우가 엑소의 ‘늑대와 미녀’와 ‘중독’의 안무를 했던 분(토니 테스터)과 친구사이라고 하더라. 그러니 사실 조금 어려웠다. 그 분은 실제로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최고의 탭 댄서이고, 난 5개월밖에 배우지 않았다. 어떻게 대등하게 비칠 수 있겠는가. 자레드가 현장에서 댄스 포인트를 많이 잡아주셨다. 소리를 다섯 단계로 내야할 때 체중을 이쪽으로 잡으라고 하더라. 정말 소리가 그렇게 나더라.”
- 소속사 아티스트들도 그렇지만 노래되고, 연기되면 자연스레 뮤지컬 무대에 욕심이 생길 것 같은데.
“뮤지컬은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춤이랑 연기는 열심히 하면 되지만, 뮤지컬은 발성이 너무 다른 것 같다. 창법이 다르다. 뮤지컬은 성악을 해야할 것 같다.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 봤다.”
● 1950년대 포로수용소 내 북한군 포로를 연기하며 공감은?
“당연히 공감이 많이 가지는 않았다. 당시 사진을 보고 ‘아, 이랬었구나’하면서 최대한 공감하려고 했다. 공부도 많이 했고. 지금 나의 상황에 비춰봤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든지, 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다른 스케줄 때문에 못하는 것이 있으면 어떻게 하지, 그런 생각으로 로기수 캐릭터를 연기했다.”
도경수 배우는 이런 말도 했다 “도경수나 디오나, 로기수나 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평소에 하지 못한 것을 연기로 할 수 있잖은가. 로기수란 캐릭터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버린다. 말썽쟁이로. 내가 못하는 것을 하니 그런 것은 좋다.”
-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무래도 엑소 활동과 병행을 하다보니 100%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게 아쉽다.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했다. 나는 도전을 좋아한다. 뭔가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하나를 계속 파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더 잘 할 수 있을 텐데 그 타이밍에 스톱하고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 같은 날 '마약왕'이, 연말에 'PMC: 더 벙커'가 개봉된다.
“아주 신기해요. 존경하는 선배들의 작품을 보며 큰 아이였는데 같은 시기에 개봉하는 것만으로 신기하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영광입니다. 어떻게 말해야할지도 모르겠다.”
- ‘라라랜드’와 ‘보헤미안 랩소디’ 등 음악 영화가 영화 팬에게 인기가 많다.
“저도 기대를 많이 한다. 우리 영화에는 음악도 나오지만, 춤에 대한 영화를 과연 어떻게 받아주실지 궁금하다.”
- 새로 도전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오늘 아침에 문득 생각한 게 하나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탭댄스를 배웠듯이. 무언가를 ‘미리’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다. 하나하나 추가하려고 한다.”라고 말하더니 다시 “오늘 아침에 생각했습니다. 악기 같은 걸 하나씩 배워나가고 싶습니다. 하하하.”하며, 도배우가 크게 웃었다.
- 도경수는 영화, 드라마, 공연, 음반발표, 그리고 이렇게 영화홍보를 위한 인터뷰까지. 언제가 제일 바쁜가?
“작품을 하면서 콘서트를 병행할 때이다. ‘스윙키즈’ 촬영 때 콘서트를 했었다. 콘서트를 위해서는 새로운 안무를 열 개 이상 배워야한다. 그 때가 가장 힘들고, 바쁜 것 같다. 작품도 해야하니. 앨범은 두 곡 정도 안무만 배우면 되지만 무대는 머리가.. 정말 복잡하다.”
● 7년만의 외출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이 영화 촬영할 때. ‘모던 러브’ 장면을 촬영할 때 내가 그렇게 웃고 있었다는 것을 영화 보고 알았다. 그때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지금 건강하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 도경수가 데뷔 이후, 처음 휴가를 받았다는 것이 화제이다.
“내년 1월에 엑소 멤버들 모두가 휴가 받았다. 난 처음이다. 7년만의 휴가이다. 단체 휴가 있을 때는 난 작품을 하고 있었다. 콘서트 새로 시작하면 또 바쁠 것이다. 지금 설렌다. 6일의 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좋을 것 같다.”
- 곧 크리스마스다.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면?
“생각해 본 게 없다. 받고 싶은 것 보다는 오히려 많이 드리고 싶다. 이 영화, 크리스마스에 개봉한다. 부모님이 자녀에게 ‘스윙키즈’ 같은 영화 보여드리면 어떨까. 선물같은 영화이다.”
마지막까지 영화홍보의 본분을 잊지 않은 프로패셔널 배우 도경수와 함께한 ‘스윙키즈’ 라운드인터뷰였습니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