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연예인들이 잡혀가고, 사회적으로 매장되던 1970년대의 대한민국에서 간도 크게 ‘마약을 ’몰래‘ 제조하여 일본에 내다팔던 사람이 있었다면? 놀랍게도 ‘많았단다’. 그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내부자들>로 900만 관객(디 오리지널 포함)을 동원하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는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 <마약왕>이다.
<마약왕>은 1970년 부산에서 밀수꾼의 일본어 통역에 나섰다가 ‘밀수’의 매력, ‘히로뽕’의 수익성에 눈을 뜬 이두삼이 어떻게 뇌물과 향응을 제공하며, 조직을 만들고, 사업을 불러갔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를 정공법으로 보여준다. 배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부터 김소진, 김대명, 조우진까지 배우들의 열연이 139분간 펼쳐진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마약왕'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감독과 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이어졌다.
우민호 감독은 “1970년대 소시민에서 마약왕이 되는 과정을 담다보니 변화무쌍할 수밖에 없었다.”며 “영화의 톤을 어떻게 잘 잡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은 배우들을 믿고 그냥 찍었다.”며, “1970년대 실존했던 인물들, 그리고 실제 사건들을 접하고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 하며 자료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그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이러니해서 블랙코미디적인 화법으로 이야기를 풀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희대의 마약왕’ 이두삼을 맡아 또 하나의 강렬한 캐릭터를 창조해낸 송강호는 “배우는 작품을 통해 삶을 표현하는 존재이다. <마약왕>의 이두삼이나 이런 인물들이 사실은 제가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들과는 많이 상이했고 가공의 인물이지만 숱한 실존했던 인물들을 종합해서 만든 인물이다. 굉장히 드라마틱한 삶이 전하는 에너지가 와 닿았고, 배우로서 호기심이 났다.”며 “마약이라는 것이 어마어마한 사회악이며,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좀 가볍지 않은 엔딩을 하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두나는 로비스트 김정아로 '괴물' 이후 12년 만에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괴물’에서 큰 오빠였던 송강호 선배가 사업적 파트너이자 애인으로 연기하니 솔직히 좀 웃겼다"라며, "영화에서 편집에는 안 나오는데, 야한 장면은 아닌데 침대 씬이었던 것 같다. 송강호 선배님이 '살다살다 내가 두나랑 이런 씬을 찍는다'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마지막으로 우민호 감독은 “처음부터 이 영화는 ‘청불’이라고 생각했다. 마약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이다. 그렇다고 특별히 더 세게 찍어야겠다 뭐,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영화가 흘러가는 대로, 현장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대로 그냥 담았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마약왕'은 <스윙키즈>, <아쿠아맨>과 같이 19일 개봉되어 현재 절찬리 상영중인 <보헤미안 랩소디>와 함께 연말 극장가 흥행대전을 펼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