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에서 ‘프랑수아 트뤼포: 앙투안 두아넬 연대기’를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개최한다.
국경과 장르, 시대를 넘나드는 '언리미티드'한 기획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영화를 선보이는 아트나인 월례 기획전 겟나인이 11월에는 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가 스스로를 투영한 세기의 캐릭터 ‘앙투안 두아넬’의 성장과 사랑을 담은 다섯 작품을 선정하여 [프랑수아 트뤼포: 앙투안 두아넬 연대기]을 선보인다.
‘앙투안 두아넬’ 연작은 <400번의 구타>, <앙투안과 콜레트>, <도둑맞은 키스>, <부부의 거처>, <사랑의 도피>까지 총 다섯 편으로 모든 작품에 트뤼포의 페르소나이자 프랑스 누벨바그의 얼굴 장 피에르 레오가 참여하였다. 트뤼포와 레오는 함께 ‘앙투안 두아넬’의 어린 시절부터 장년까지 20년간 자신의 분신처럼 동행하며, ‘앙투안 두아넬’의 삶을 생생하게 창조해 내고 사랑과 성장을 그려내었다. 아트나인은 [프랑수아 트뤼포: 앙투안 두아넬 연대기]에서 ‘앙투안 두아넬’ 연작을 한 자리에서, 스크린을 통해 만나며 ‘앙투안 두아넬’의 연대기를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앙투안 두아넬’의 첫 시작이자 누벨바그의 눈부신 시작이기도 한 기념비적인 걸작 <400번의 구타>는 무관심한 부모와 억압적인 학교로부터 벗어나고자 영화와 문학으로 탈출구를 찾았던 트뤼포 감독의 유년 시절의 기억을 앙투안 두아넬을 통해 재현해 낸 작품이다.
트뤼포는 <400번의 구타>의 앙투안 역을 찾다 장 피에르 레오를 처음 만났다. 그는 학교에서 비행을 일삼는 문제아로 통했지만 나이에 비해 풍부한 교양을 지니고 있었는데, 트뤼포는 그의 반항적인 모습에서 영화를 보려고 학교를 빼먹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두 번째 작품, <앙투안과 콜레트>는 앙투안이 17세가 되어 돌아온 작품으로 트뤼포의 직접 겪은 사랑의 아픔과 경험을 녹여내었다. 안제이 바이다, 렌조 로셀리니 등과 함께 작업한 옴니버스영화 <스무 살의 사랑>(L'amour à vingt ans) 중 한 작품이기도 하다. 세 번째 작품, <도둑맞은 키스>는 성인이 된 앙투안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겪는 새로운 방황을 그렸다. 6년 만에 앙투안과 재회한 이십 대의 장 피에르 레오는 확고한 개성과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네 번째 작품, <부부의 거처>는 스물여섯 살이 된 앙투안이 <도둑맞은 키스>에서 만난 크리스틴과 결혼해 아들을 낳고 평범한 결혼 생활을 하는 내용으로, 젊은 부부의 서툰 결혼 생활을 익살스러운 터치로 그렸다. 마지막 작품, <사랑의 도피>는 크리스틴과 합의 이혼을 한 후 복잡한 여자관계를 지속하며 여전히 불안정한 삶을 사는 앙투안의 심리를 들여다보며 그의 삶을 회상하는 듯한 작품. ‘앙투안 두아넬’ 연대기를 장식하는 완결작인 만큼 <앙투안과 콜레트>, <도둑맞은 키스>, <부부의 거처> 속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서 회상 장면으로 삽입되어 20년의 세월이 스크린 위에 모자이크처럼 수 놓인다.
“트뤼포의 인생은 늘 그의 영화의 풍요로운 원천이자 1차 자료, 일종의 이야기의 보고”(앙투안 드 베크, 세르주 투비아나)였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자신의 삶의 격렬한 순간을 영화에 옮겨 낸 감독이며, 트뤼포의 작품 중에서도 ‘앙투안 두아넬’ 캐릭터는 트뤼포의 분신 같은 존재로 ‘앙투안 두아넬’ 연대기를 짚어보는 것은 트뤼포의 삶과 영화세계에 푹 빠져드는 시간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기획전의 특별 상영으로 앙투안 두아넬 연작 외에도 프랑수아 트뤼포의 또 다른 대표작이자 누벨바그 식 사랑을 그린 <쥴 앤 짐>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아트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