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그 해가 가기 전에 장기전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전선은 일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지며 고착화되었고, 전장에서 붙잡힌 적군 포로들의 신병 처리도 문제였다. 연합군(UN)은 거제도에 거대한 포로수용소를 설치했다. ‘제네바협정’에 따라 포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그런데 그 수용소 내에서 ‘같은 편인 줄 알았던’ 포로들이 친공(親共)포로와 반공(反共)포로로 나뉘어 피의 살육전을 펼친다. 전선은 그 안에서도 형성된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1951년 연간의 거제도 포로수용소 모습이다.
그런 거제도 포로수용소 전쟁포로의 이야기는 대학로 창작뮤지컬 ‘로기수’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했다. 북한인민군 포로 로기수가 미군 흑인병사의 탭댄스를 보고 춤에 매료된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데올로기의 격돌로 이어진다. 그 뮤지컬이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로 3연타석 홈런을 친 강형철 감독이 스크린으로 재현했다.
4년만의 신작, ‘스윙키즈’로 돌아온 강형철 감독은 “춤으로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분단고착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그런 이야기를 춤에 녹여낼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엑소의 멤버 도경수는 이번 영화에서 ‘로기수’로 변신해서 완전한 영화배우로 자리 잡았다. 영화에서는 러시아 포크댄스(Russian Squat Dance)를 선보이다 ‘미제 반동분자들이나 추는’ 환상적 탭댄스에 빠져든다. “촬영 들어가기 전 전 5개월 동안 함께 연습했다. 탭댄스가 생소했지만 캐릭터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박혜수는 칙칙한 수용소, 우울한 댄스팀에서 사통팔달의 통역가이자 댄스팀 멤버인 양판래 역을 맡아 활력을 불어넣는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마음으로, 춤으로 소통하는 게 가능하다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오정세는 얼떨결에 포로가 된 불쌍한 인물 강병삼을 연기한다. “‘강병삼’이라는 캐릭터는 유쾌하고 밝지만 슬픔과 아픔이 깔려 있는 인물이다”고 전했다.
강형철 감독은 “대사가 아닌 춤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했다. 춤을 통해 희로애락을 표현하려 했다”며, “영화를 통해 한국전쟁을 돌이켜보고 마음에 와 닿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도경수는 “보시는 분들이 모두 행복하시고, 스트레스 날리시고, 흥도 나시고, 행복한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가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 한복판에서 이데올로기의 대결과 함께 열정의 탭댄스 배틀을 담은 <스윙키즈>는 12월 19일 개봉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