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목) 밤 10시, KBS 1TV ‘KBS스페셜’시간에는 ‘시그널 사라져가는 소리’가 방송된다.
자연의 풍부한 소리는 아름다운 교향곡이다. 생물의 소리로 진화를 연구해온 장이권 교수는 “소리는 생물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창(窓)”이라고 말한다. 소리를 들으면 그들만의 생존전략이 보인다. ‘시그널 사라져가는 소리’에서는 생물학자 장이권 교수와 함께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멸종위기 생물들의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방송한다.
열정의 세레나데, 양서류의 사랑 고백법!
양서류들은 세레나데를 부른다. 봄철 짝짓기 시기가 다가오면 수원청개구리는 암컷을 부르기 위해 벼 줄기를 잡고 목청껏 노래한다. 장마철에 번식하는 맹꽁이들도 소리로 자신의 성적(신체) 매력을 전달한다. 맹꽁이 소리는 혼자 우는 소리가 아니다. 덩치가 큰 녀석이 맹! 울면 작은 녀석은 꽁! 하고 받아친다. 녀석들의 울음소리는 ‘맹꽁’이 아닌 ‘맹’이나 ‘꽁’이다. 과연 이 열정적인 수컷들은 제짝을 찾을 수 있을까?
□ 재잘재잘 시끄러운 바다의 비밀!
물고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의외로 바다는 물고기들의 소리로 매우 시끄러운 곳이다. 현재 약 2,000여 종의 물고기가 소리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서해에 서식하는 민어는 대표적으로 소리를 내는 물고기다. 수컷은 산란기가 되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꺽꺽’ 거친 소리를 낸다. 그 소리를 찾아다니는 이들이 있다. 바로 민어잡이 어부들이다. 어부들은 긴 대나무 대를 바닷속에 꽂아 민어의 소리를 통해 위치를 알아낸다. 민어와 어부들의 오래된 생존 싸움,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 돌고래의 대화법과 딱총새우의 사냥 소리
돌고래는 그들만의 대화법이 있다. 돌고래는 소리로 서로를 인지한다. 일명 시그니처 휘슬. 돌고래는 이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친구들과 대화한다.
사냥을 위해 소리를 사용하는 생물도 있다. 바로 소총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낸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딱총새우. 큰 집게발과 작은 집게발을 가진 특이한 종이다. 크기는 매우 작지만, 큰 집게발로 비행기 소음(120dB)보다 큰 200dB(데시벨) 정도의 충격파를 발생시켜 먹이를 사냥한다. 오랜 진화의 결과물인 딱총새우의 음파 사냥법이 최초 공개된다.
□ 귀를 기울이면….
안타깝게도 우리가 만난 소리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여정 동안 만났던 소리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멸종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소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가 사라진다는 것이고, 추억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들의 소리는 우리에게 보내는 자연의 생존 혹은 구조 신호가 아닐까?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