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의 멤버 엘이 카메라 뷰파인더를 들여다본다. 옆에선 성열이 드론을 띄운다. 이하늬가 모니터를 유심히 보더니 "컷"을 외친다. 박진주가 그 현장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23일(금) 밤, 첫 방송되는 KBS의 관찰예능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의 하이티 흑등고래 다큐 촬영 현장 모습이다. 연예인이 다큐멘터리스트가 되어 자연의 장엄하고도 위대한 순간을 필름에 담고 있다.
방송을 하루 앞두고 22일, 마포의 한 카페에서는 KBS 이각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하늬, 박진주, 엘, 성열과 함께 연출을 맡은 이정욱 피디가 자리를 함께 했다.
'동물의 사생활'은 연예인이 경이롭고 신비한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살고 있는 동물의 특별한 이야기를 촬영해 미니 다큐멘터리를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지난 9월,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타히티 섬으로 ‘혹등고래’ 촬영을 다녀왔다.
이정욱 PD는 "다큐멘터리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메이킹 필름 형식이다. 여기에 다큐멘터리를 처음 만드는 스타들의 모습이 더해진다."면서, "'인간과 동물의 교감'이라는 연출의도에서 프로그램이 출발했다. 이런 목적에 진정성 있게 접근할 수 있는 출연자들을 섭외했다.“고 밝혔다.
연예인들의 다큐 제작에 의문을 표시하는 시선에 대해서 이 피디는 "이하늬는 스쿠버다이빙을 오래했고 바다 생태계에 관심을 가져왔었고, 박진주는 조연출 역할인데 가장 할 일이 많았다. 엘은 사진을 워낙 잘 찍기 때문에 포토 에세이에 집중할 것이다. 성열도 드론과 수중촬영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하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만드는 콘텐츠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배우가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생성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끼치는 게 쉽지 않다"라며 "바다 위에 떠도는 플라스틱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중에 이 프로그램 출연 섭외가 왔다. 인간과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이 프로그램에 기꺼이 동참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 마지막에 이하늬는 “우리가 찍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퀄리티가 BBC를 능가한다.”라며 "동물과의 공존에 대해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엘과 성열은 해외 스케줄 때문에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동물의 사생활'은 23일(금) 밤 8시55분에 첫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