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이 영화 ‘거미집’으로 배우로서의 포텐셜을 제대로 터뜨렸다.
영화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작품이다.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펼치는 연기 앙상블에서도 당당히 중심축을 지키며 존재감을 빛낸 정수정은 70년대 인기 배우 한유림 그 자체였다. 그는 특유의 도도하면서도 매혹적인 비주얼은 물론이고 강단이 느껴지는 눈빛과 자신감 넘치는 말투, 도발적인 매력으로 차기작이 몰려드는 ‘라이징 스타’ 한유림 완성시키며 스크린을 장악해 나갔다.
정수정은 연 이은 드라마 촬영은 물론이고 이미 다 끝난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바꿔야 한다는 갑작스러운 호출에 힘들어 하는 한유림의 고단함을 리얼하게 그렸으며, 다시 찍자는 김 감독과 어떻게든 이를 피하고자 하는 배우의 티키타카를 유쾌하게 그려내며 첫 등장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1970년대 특유의 연기 톤도 실감나게 소화한 그의 열연 또한 ‘거미집’의 볼거리 중 하나였다. 영화 촬영에 앞서 70년대 영화의 레퍼런스를 참고하고 김지운 감독과 장면에 대해 디테일하게 모니터링하며 연구했다는 정수정의 연기 열정은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 속 말투와 행동 등 모든 곳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패션과 헤어스타일도 그의 노력 중 하나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정수정은 모든 순간, 매 호흡들이 오차 없는 계산과 순발력,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해석으로 정확한 표현을 보여준다”고 극찬한 바 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은 물론이고, 영화 밖에서까지 큰 축을 이루면서 ‘거미집’을 이끌며 안정적이면서도 뛰어난 연기력 자랑하고 있는 정수정. 영화 ‘애비규환’에서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의 모습을 당차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던 그는 영화 ‘새콤달콤’ 속 보영을 통해 청춘의 현실적인 연애담을 들려주는데 이어, ‘거미집’ 속 인기 스타 한유림이 되기까지, 서로 다른 색채와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하며, 앞으로 펼쳐낼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편 ‘거미집’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