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4일 ‘나의 흑역사 오답노트’로 시작된 KBS ‘드라마스페셜’ 2018시즌이 내일(16일) 그 열 번 째 작품, ‘닿을 듯 말 듯’으로 올 시즌 막을 내린다. 방송을 하루 앞두고 여의도 KBS별관에서는 연출을 맡은 황승기 피디와 배우 박유나, 김민석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황승기 피디는 개막작 ‘나의 흑역사 오답노트’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피디이다. 폐막작(!)도 그의 몫이었다. (▷황승기피디 인터뷰보기)
‘닿을 듯 말 듯’은 컬링 국가대표 유망주였던 영주(박유나 분)가 갑자기 생긴 이명 때문에 고향으로 내려오게 되면서 한때 짝사랑했던 성찬(김민석)과 파트너로 얽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황승기 피디는 “소재가 컬링이다보니 일반적인 스포츠드라마로 생각하신다면, 기대하시는 그것(?)은 보실 수 없을 것”이라며 알 듯 모를 듯한 작품 소개를 했다. 황 피디는 “의성을 배경으로, 컬링 경기를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영주(박유나)와 성찬(김민석)의 이야기에 주목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유나는 국가대표 유망주에서 알 수 없는 이명으로 후보선수가 되었다가 고향 의성으로 내려오는 영주를 연기한다. ‘외로운 캐릭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민석은 “그런 영주를 챙겨주는 성찬을 연기한다. 동네의 성격 좋은 오빠이다.”며, “곧 서른이 된다. 20대 마지막 청춘을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경상도 사투리를 연기하는 것이라 조금 편했다.”
드라마스페셜2018의 처음과 끝을 책임진 황 피디는 함께 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단막극의 제작비는 정말 초저예산이다. 이번에 방송된 것 중에는 웬만한 미니급이나 영화에맞먹는작품도 있더라. 그것은 교통비와 식비만을 받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도 배우들이 흔쾌히 출연해 주셔서 가능했던 것 같다. 고생했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황 피디의 고향은 놀랍게도 경북 의성이라고. “작년 드라마스페셜(혼자 추는 왈츠/강덕순애정변천사)로 연출데뷔를 했었다. 스태프 중에 같은 의성 출신이 있어 술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고향 이야기를 했다. 마늘이야기를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은데 컬링하면 재밌겠다 싶었다. 대본작업 들어가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열기로 탄력이 붙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빙판의 스포츠를 찍기 위해 배우들은 선수만큼이나 열심히 훈련을 했다고. 김민석은 “연기보다 컬링에 중점을 두고 미친 듯이 연습했다. 감독님이 대본 리딩보다 컬링연습을 더 시켰다.”고 밝혔다.
박유나는 “처음엔 얼음 위에 서있지도 못했다. 많이 넘어져서 한동안은 멍을 달고 다녔다. 코치님이 훈련 때 많이 도와주셨다. 촬영 때도 오셔서 도와주시고. 재밌게, 즐겁게 촬영했다.” 이명에 시달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감독님이 ‘베이비 드라이버’ 영화를 추천해 주셔서 그것도 봤다.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은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게 신이 났지만, 올림픽 전까진 컬링을 잘 몰랐다. 저도 훈련 받으면 많이 넘어졌다. 빙판 위에서 연기해야지, 대사 해야지, 앵글에 맞게 움직여야지.. 연기가 잘 나왔는지 모르겠다. 자세에 집중했다. 부족한 나머지는 ‘눈빛’으로 채우려고 했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작품에서의 컬링 장면 묘사와 관련하여 황 피디는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슬비 해설위원은 두 달 동안 생업을 뿌리치시고 많이 도와주셨다. 시간과 예산이 부족하지만 컬링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컬링 장면 구현이 핵심이었다. 대역을 쓴 장면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박유나와 김민석이 짧게 입맞춤하는 장면이 있었다. 로맨스가 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박유나는 “영상에선 그렇게 나오지만 로맨스는 아니거든요.”하자, 감독님이 ‘인터셉터’한다. “여기까지... 하하. 로맨스 맞아요.”
황 피디는 “이번 작품의 장르를 규정짓고 싶지는 않다. 보고나면 알 것이다. 사람들이 너무 쉽게 메시지를 던져주고, 용서를 하고 그러는 것 같다. 당사자가 아니면 쉽게 알 수 없는데 말이다. 그 선택지를 피하고 싶었다”면서, “이야기의 틀로 따지면 청춘로맨스 맞다. 뒤에 반전이 있다.”고 밝혔다.
‘의성의 컬링’을 담은 드라마 간담회가 있던 날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는 평창을 뜨겁게 만들었던 컬링용사 ‘팀 킴’의 고발기자회견이 있었다. ‘의성 출신’의 황승기 피디의 심정은 어떨까. "이번 촬영을 하면서도 컬링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최근 일들에 대해 더 보탤 것은 없다. 다만 그 선수들은 참 착한 분들이었다. 운동하는 사람은 순수하다. 마음이 여린 분들이 많다. 상처받지 않게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 이 드라마의 따뜻함이 상처를 받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드라마스페셜2018’ 마지막 주자 ‘닿을 듯 말 듯’은 16일(금)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