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공간의 고유한 리듬 속에서 꿈과 사랑 그리고 삶을 노래하는 아시아 대표 시네아스트 장률의 11번째 작품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가 지난 9일(금) 배우 문소리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를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9일(금) 저녁 CGV 압구정에서 장률 감독과 배우 문소리가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렸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오랜 지인이던 남녀가 갑자기 함께 떠난 군산 여행에서 맞닥뜨리는 인물과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 남녀 감정의 미묘한 드라마를 세밀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필름시대사랑>에 이어 문소리를 캐스팅한 장률 감독은 “이상하게 박해일 씨와 문소리 씨가 긴 호흡으로 함께 한 것은 처음이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고, 사석에서 만나면 두 사람이 너무 친하다. 너무 서로 익숙한 것 같아서 그 리듬을 받지 않았겠는가”라며 극 중의 흥미진진한 리듬이 실제 배우들간의 자연스러운 호흡에서 영향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배우 문소리는 “<필름시대사랑>을 하면서 촬영장에서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사석에서 박해일 씨와 ‘왜 우리는 같이 한 적이 없지?’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감독님이 ‘해일과 소리를 두고 내가 시나리오를 쓸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라’ 이러셨고 그리고 약속을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지키시면서 시나리오를 주셔서 자연스럽게 ‘아 이건 내 작품이다’ 전혀 고민없이 같이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배우 문소리에 관한 질문에 장률 감독은 “문소리라는 배우는 어떤 캐릭터에 갖다 놓아도 각종 가능성을 다 낼 수 있다. 현장에서 감독으로서 행복감은 그런 곳에서 오는 것 같다. 나도 생각 못하는 리듬들, 각종 리듬들을 다 한 번씩 내보고 감독이 좀 선택할 수 있었다. 하여튼 좋았다.”며 배우 문소리에 대한 무한 신뢰를 표했다.
문소리는 자신이 연기한 송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저는 감독님이 전작을 다 보았지만, 사실 처음에는 ‘감독님이 여자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 있어’라고 생각을 좀 하고 있었다. 그런데 , 감독님이 어느날 티벳 여승이 부른 불교 음악을 들려주시면서 ‘내가 매일 아침 듣는 노래인데 들어보라’고 하셨다. 듣는데 굉장히 그 목소리가 평화로웠다. 그러면서 그 아픔을 느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 이 송현이라는 여자가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이 고통을 딛고 앞으로 무언가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생각을 크게 했었고 그 뒤로 굉장히 감독님과 마음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감독과의 교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률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서의 ‘공간’의 의미에 대해 지금 이 공간에 있는 사람, 이전에 떠났던 사람,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꼭 그 다음에 어떤 사람이 온다. 그리고 사람이 다 없어지면 이 공간의 흔적들이 같이 있다. 그런 것들이 모두 같이 온다.”라고 밝혔다.
감독과 배우들의 교감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묻어나는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지난 8일 개봉되었다. 한편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12일 장률감독-박해일, 14일 장률감독-정성일 영화평론가가 참석한 가운데 ‘릴레이 관객과의 대화(GV)’가 펼쳐진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