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0일) 오후 9시 30분 KBS 1TV '동네 한 바퀴'에서는 경상북도 구미를 돈다.
선산군의 작은 면에 불과했던 시골 마을에서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끈 도시로 우뚝 선 동네. 구미의 명산 금오산에서 오리배를 타고 동네 한 바퀴 239번째 여정은 경상북도 구미로 떠나본다.
고즈넉한 돌담길을 걷다 보면 자그마치 300년 세월을 품은 고택을 만나게 된다. 1979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쌍암고택이다. 이 집이 특별한 건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13대손인 최열, 강계희 노부부다. 2년 전부턴 손녀 최수연 씨도 내려와 함께 살고 있다. 코로나에 걸려 자가격리를 하던 중 새삼 고택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손녀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고택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 어쩌다 보니 50년?! 반백 년 백숙과 함께 무르익은 모녀의 정
금오산 올레길을 걷다 보면 10여 개의 백숙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백숙 골목이 보인다.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가게는 50년을 이어 온 모녀의 백숙집. 엄마의 30년에 이어 딸이 20년째 하는 가게다. 손맛 좋기로 자자한 딸의 백숙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라는데. 이렇게 솜씨 좋은 딸이 알고 보니 엄마 속을 무던히도 썩힌 철부지 딸이었단다. 하지만 IMF로 인해 남편의 일이 어려워지자 울며 겨자 먹기로 엄마의 밥집을 물려받게 된 딸. 기왕지사 엄마보단 잘 해내리라 다짐했으나 주방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백숙 식당은 결코 만만한 일터가 아니었다. 한 뼘의 주방에서 엄마의 노고를 깨달은 철부지 딸과 그런 딸을 묵묵히 응원하는 엄마의 이야기. 푹 삶은 백숙처럼 뜨끈하고 구수한 모녀의 사연을 들어본다.
▶ 오늘의 구미를 만든 수출 신화와 오운여상 여고생들의 꿈
구미공단의 신화는 근로자들의 땀과 눈물로 이룬 역사라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 바로 여성 근로자들이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오빠의 등록금을 벌기 위해 고향을 떠나 공장으로 모여든 10대의 여공들. 당시 기업들은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공단에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1979년에 설립된 오운여자상업고등학교. 배움에 목마른 여공들에게 희망의 공간이었던 곳이다. 낮에는 공장으로, 저녁에는 학교로 등교하며 주경야독을 했던 여공들. 다시 모교를 찾은 졸업생들과 함께 그 시절의 추억을 되돌아본다.
걸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많은 곳. 알려진 것보다도 알아가는 재미가 더 큰 동네, 구미의 풍경은 9월 30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제239화. 한껏 구미가 당기다, 그 동네 – 경상북도 구미] 편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