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1월 21일, YS정권 말기 임창열 경제 부총리는 IMF(국제통화기금)에 SOS를 보냈다. 우리나라 외화보유고가 바닥이 난 것이었다. 이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금모으기 운동’을 먼저 떠올릴지 모르겠다. 온 나라가 어려웠던 그 때의 이야기가 놀랍게도 영화로 만들어졌다. 제목부터 비장한 <국가부도의 날>이다. 24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는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배우와 최국희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과 함께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이 출연한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1997년 당시의 생생한 뉴스가 담긴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1997년 모두의 운명을 바꾼 그날의 기록을 담은 메인 예고편, 1997년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인물들을 엿볼 수 있는 캐릭터 코멘터리 영상과 뜨거웠던 촬영 현장을 담은 제작기 영상이 공개되었다.
최국희 감독은 “1997년은 한국 현대사에서 큰 변곡점이 되는 시기다. 우리의 삶 깊숙한 부분까지 영향을 미쳤던 IMF 협상과 그 긴박했던 1997년을 격정적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이 영화를 만든 계기를 밝혔다.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을 연기한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피가 역류하고 맥박수가 빨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반드시 잘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위기에 베팅하는 금융맨 윤정학을 연기한다. “‘윤정학’은 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인물이다. 현실적인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몸을 던져서 열심히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IMF직격탄을 맞은 보통 시민 ‘갑수’ 역으로 분한 허준호는 “그 시대의 서민을 대표하는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실제 갑수와 비슷했던 아픔을 떠올리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전했다.
조우진은 경제 위기 속에서 새로운 판을 짜는 재정국 차관을 연기한다.“시나리오를 읽으며 굉장히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걸 느꼈다. 그런 격정적인 에너지와 흥분이 현장까지 이어진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조우진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직시하고 바라보고 어루만질 줄 알아야 한다. 1997년 <국가부도의 날>을 살았던 사람들이 어떤 격동기를 거쳤는지, 목격자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개봉을 앞두고 당부의 말을 보탰다.
1997년 국가부도의 위기라는 신선한 소재의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오는 11월 28일 개봉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