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를 맞은 춘천영화제는 9월 7일부터 11일까지 메가박스 남춘천과 춘천 아울러에서 열린다.
영화제 개막에 맞춰 김형석 프로그래머가 10편의 영화를 추천한다. GV와 함께 하는 한국 독립영화로, 9월 8일 금요일부터 9월 10일 일요일까지 다양한 영화들의 라인업이 이어진다.
먼저 9월 8일 금요일 추천작들이다. 1시 10분엔 윤재호 감독의 장편 다큐 <숨>과 단편 극영화 <찌개>를 함께 상영한다. 최근 다큐 <송해 1927>(2021)과 극영화 <파이터>(2021)를 내놓았듯, 윤재호 감독은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며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삶과 죽음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숨>과, 입양을 모티브로 가족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찌개>. 그의 신작 두 편을 함께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3시 50분엔 상영작인 김덕중 감독의 <컨버세이션>이 있다. ‘남자 셋 여자 셋’이 등장하는 영화 <컨버세이션>은 끊임없는 대화의 조합으로 이뤄진, 낯설면서도 그 독특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다. 김덕중 감독과 함께, 조은지 송은지 곽민규 곽진무 등의 배우들과 만난다.
9월 8일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임이스트 유진규와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4시에 상영되는 단편 <탄>과 장편 <요선>은 장권호 감독과 유진규, 바이올리니스트 강해진이 함께 춘천이라는 공간을 환상적인 무대로 사용하는 작품들이며, 춘천영화제의 지역 상생 프로젝트인 ‘시네마틱 춘천’ 섹션으로 무료 상영으로 진행된다.
9월 9일 토요일엔 독특한 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1시에 상영되는 김상훈 감독의 <영생인>은 최근 나온 장편 데뷔작 중 가장 낯설면서도 엉뚱하고, 그러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영화는 황당한 거짓말을 진지한 태도를 통해 이야기한다. 20대의 외모를 지닌 70대 중반의 노인! 그런데 이 이상한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 1시 40분에 상영되는 <그녀의 취미생활>은 ‘한국판 <델마와 루이스>’로 불러도 무방할 만큼, 두 여성 캐릭터의 연대와 복수가 돋보이는 통쾌한 영화다. 하명미 감독과 함께 배우 정이서와 김혜나가 함께 한다. 여성 관객이라면 놓쳐선 안 될 GV다.
9월 10일 일요일은 다양한 추천작들이 포진되어 있다. 11시에 상영되는 노영석 감독의 < THE 자연인>은 미스터리 스릴러이면서 기괴한 유머가 살아 있는, 노영석 감독이 연출과 제작은 물론 촬영과 조명과 음악과 미술과 동시녹음과 의상과 편집과 컴퓨터그래픽과 사운드 믹싱과 디지털 색보정까지 해낸 역작이다. 그 생생한 제작기를 만날 수 있다. 1시 40분 상영작인 이완민 감독의 <사랑의 고고학>은 2시간 43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서사의 디테일로 탄탄하게 채우는 작품이다. 옥자연과 기윤, 두 배우의 호연이 관객을 집중시키는 작품으로 누구나 가슴속에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을 ‘연애의 앙금’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보고 나면 감독과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다.
9월 10일 2시 30분에 만나는 <잔고: 분노의 적자>는 B 무비 전문가 백승기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감독의 페르소나인 손이용을 비롯해 정광우 서현민 정수진 등 ‘백승기 사단’ 배우가 함께 하는 GV는 올해 춘천영화제에서 가장 유쾌한 시간이 될 것이다.
5시 20분에 상영되는 <양치기>는 최근 학교 관련 이슈들이 터지면서 ‘시의적절한’ 영화가 되어 버린 작품이다. 아이의 거짓말 한 마디 때문에 삶의 커다란 고통을 겪게 되는 교사의 이야기로, 손경원 감독과 주연을 맡은 배우 손수현이 춘천을 찾는다. 마지막 추천작은 5시 40분에 상영되는 <작은정원>이다. 올해 춘천영화제가 신설한 ‘이성규 영화상’의 수상자인 이마리오 감독의 다큐멘터리다. ‘작은정원’은 강릉의 명주동에 있는 할머니들의 모임으로, 그들은 직접 영화를 연출하고 직접 촬영하며 직접 출연한다. 이 과정에서 산파 역할을 한 이마리오 감독은, 그들의 삶이 영화로 인해 변해가는 과정을 다큐로 기록했다.
[사진=춘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