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아빠가 조인성이고, 엄마가 한효주라면? 게다가 아빠는 하늘을 나는 초능력을, 엄마는 보통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오감능력을 가졌다면? 그런 아빠, 엄마의 초능력을 다 물려받았다. 대신 하느님은 공평한지 외모는 물려받지 못한 모양. 그래도 정원고 같은 반 친구 장희수(고윤정) 앞에서는 극강의 귀여움을 안겨준다. 디즈니플러스 <무빙>에 등장하는 김봉석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정하 배우는 날렵한 얼굴에, 홀쪽(!)하다. 작품을 위해 30Kg을 찌우고,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단다. 어떻게 하늘을 날게 되었는지, 하늘에서 내려다본 소감을 들어보았다.
Q. ‘무빙’ 공개 뒤 호평이 쏟아진다. 네티즌 반응은 찾아봤는지.
▶이정하: “부끄러워서 그런 걸 잘 찾아보지 못한다. 제작발표회에서 말씀드렸듯이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선배님이랑 같은 작품 하는 것이라서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Q. ‘무빙’ 속 봉식과는 달리 말라 보인다. 증량과 감량의 비결은?
▶이정하: “아직 원래 몸매로 돌아오지 않았다. 열심히 유산소 운동하면서 빼고 있다. 60Kg 중후반에서 90Kg까지 찌웠다. 식단조절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며 건강하게 찌웠고, 건강하게 빼려고 한다. 따로 헬스는 안했다. 솔직히 살을 찌울 때는 즐거웠다. 먹는 것 좋아한다. 뺄 때는 다시 멋있는 모습 볼 수 있도록 즐겁게 빼고 있다. 돈까스가 맛있어서 즐겁게 먹었다.”
Q. 원래 강풀 작가 작품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이정하: “강풀 작가님 웹툰 다 읽었다. 제일 좋아하는 게 <무빙>, <브릿지> 시리즈다. 그중 봉석 캐릭터를 제일 좋아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감회가 새로웠다. 작가님 만나서 그걸 어필했는데 안 믿어주신다. 요즘도 작가님과 자주 연락한다.”
Q. 오디션은 어떻게 봤는지.
▶이정하: “일단 다 내려놓고, 원작을 한 번 더 읽어봤다. 어쩌면 내가 이걸 할 수 있다는 욕심이 생겨서 완전 죽을 각오로 임했다. 봉석이 캐릭터를 생각해 봤을 때 나에게 그런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매력?) “겉으로 봤을 때는 다정하고 순수하지만 내면으로는 강한 캐릭터이다. 저도 내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준비된 멘트 같다) “하하하. 조금.”
Q. <무빙>이 디즈니(플러스))를 다시 살릴 만큼 인기가 있다고 한다. 인기의 비결이 있다면.
▶이정하: ”강풀 작가 원작에서도 느낀 것인데 따뜻한 마음을 항상 전달받는 느낌이 있다. 응원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항상 따듯한 느낌이 있다. 휴머니즘 잘 살린 것 같다.“
이정하
Q. 그런 감정을 어떤 장면에서 많이 느꼈는지.
▶이정하: 초반에서는 (고)윤정(장희수) 누나와 함께하는 운동장신. 학교 전체에 불을 켜주는 장면이다. 연기할 때도 기분이 좋았고, 연기 받아준 누나도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누군가를 응원하는 그런 마음이 시청자에게도 잘 전달된 것 같다.”
Q. 와이어액션을 위해 무용을 배웠다는데.
▶이정하: “현대무용을 배웠다. 와이어는 코어가 중요하다. 그와 함께 표현력이 중요했다. 손가락과 발끝까지 표현할 수 있다고 해서 배웠다.”
Q. 와이어 액션이 힘들었는지.
▶이정하: “<무빙>을 통해 처음 타봤는데 처음 시작할 때 두려웠다. 힘들고 아프다고 했다. 타보니 소질에 맞는 것 같았다. 아픈 것은 잊을 만큼 재밌었다. 나는 것을 모니터로 볼 때마다 재밌다. 정말 하늘을 나는 것처럼 나온 게 성취감이 느껴졌다.”
Q. 한효주 배우와의 모자관계는.
▶이정하: “정말 엄마처럼 느끼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보아온 선배님이시고 완전 팬이다. 저보고 ‘앞으로 엄마라고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지금도 선배보다는 엄마라 부르는 게 편하다. 봉석이에게 많이 녹아들려고 했다. 선배도 그랬다. 서로의 호흡이 잘 통한 것 같다.”
Q. ‘엄마(한효주)가 좋아요 아빠(조인성)가 좋아요’라고 묻는다면?
▶이정하: “엄마가 더 좋아요. 아빠는 어릴 때 기억이 없다. 나를 위해 더 희생해주신 엄마가 더 좋다.”
Q. 작품에서 본인이 낸 아이디어가 있는지.
▶이정하: ”가끔씩 애드립 했다. 봉석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게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음식에 초점을 맞췄고, 엉성하게 젓가락질하는 것도. 음식이 더 소중하게 보이도록 했다. 돈까스도 손으로 가끔 먹었다. 그게 봉석이다운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디즈니+ '무빙'
Q. 고윤정, 김도훈 배우와의 케미는?
▶이정하: ”누나랑 도훈이랑 교복 입고 오래 촬영했다. 정말 학생이 된 느낌이었다. 촬영 안 할 때에도 친구처럼 지냈다. 희로애락을 같이 나누는 것처럼 두터운 사이가 된 것 같다.“
Q. 기억에 남는 대사는?
▶이정하: ”계단에서 ‘잡아줘’하는 순간인 것 같다. 잡아줘 놔줘'를 한두 번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그걸 반복적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렇게 하면 서로의 마음을 잘 보여줄 것 같았다. 감독님이 오케이하셨다."
Q. 이정하 배우를 응원하는 사람은?
▶이정하: ”엄마가 가장 많이 응원해 주신다. 엄마는 제가 오디션 처음 본 것과 연습과정, 그 결과물을 같이 듣고 본 사람이다. 항상 응원해 주신다. 어머니는 내가 꽃이고, 아직 피지 않았고, 언젠가는 활짝 필 꽃이니 지금 초조해하지 말라고 하셨다. 내가 방송에 못 나오면 ‘아들, 이제 찍는 것 없어?’하실 때 초조했다. <무빙> 오디션 붙었을 때 실감이 안 났다. 엄마가 ‘이제 날아보자.’하셨을 때 정말 실감했다. <무빙>이 세상에 나와 이제 정말 날 것 같다.“
Q. 엄마가 한효주이다. 엄마가 뭐라 하시는지.
▶이정하: ”엄마가 질투해요. ‘어느 엄마가 더 좋아?’ 물으신다. ‘둘 다 좋다’고 했다. 이런 장난 많이 한다. 둘 다 너무 좋다.“
Q. 어머니가 많이 아프다고 이전에 말한 적이 있는데.
▶이정하: ”저희 엄마는 정말 강한 사람이에요. 많이 건강해졌다. 저보다 더 SNS 많이 보고, 저에게 알려주신다. 요즘 웃음 많으시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Q. <무빙> 후반 이야기를 살짝 공개한다면?
▶이정하: ”정원고 학생 이야기로 시작해서 어른들의 과거 씬이 펼쳐지고,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후반부에 저희가 각성해서 멋있게 활약하게 된다.“
Q. 9회까지 보면서 감탄한 장면이 있다면?
▶이정하: ”관객 입장에서 9화에서 김두식(조인성) 와이어 타는 장면 너무 멋있었다. 역시 우리 아빠다. 마지막 장면 보고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느껴졌다.“
Q. <무빙>은 K히어로물이다. 봉석이 생각하는 히어로는?
▶이정하: ”작가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강풀 작가는 착한 사람이 결국 이긴다는 마인드를 항상 갖고 있다. 저도 그런 마음이다. 악의는 절대 없고 누군가를 응원하고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능력과 합쳐져서 발현이 된다면 히어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Q. 극중에서 봉석이는 희수(고윤정)와 있을 때 원주율을 열심히 왼다.
▶이정하: ”감독님과 이야기한 것이다. 정확히 외우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봉석아, 너 그렇게 똑똑하지 않아’라고 하셨다. 그래서 앞부분은 제대로 외워오고 뒤로 가서는 제대로 못 외는 것 같다.“
Q. 2017년 데뷔했다. 답답하고 초조한 순간은?
▶이정하: ”신인 때랑 똑같다. 작품에 들어가면 기쁘고, 책임감이 생긴다. 제가 좋아했던 캐릭터여서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았다. 봉석이를 좋아했던 만큼, 이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저 때문에 알게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니 부담도 된다. 책임감도 느낀다. 유명한 선배들이랑 베테랑 제작진이 함께 해서 더 부담이 되었다. 현장에서 많이 도와주시고 이끌어 주어서 걱정 없이, 부담 없이 즐겁게 했다.“
디즈니+ '무빙'
Q. 앞으로 이정하를 기억할 작품 <무빙>이 될 것 같다.
▶이정하: ”그렇게 봐주실 수 있겠지만 저에게는 <무빙> 이전과 이후 작품으로 나누지는 않을 것 같다. 제가 찍었던 작품은 모두 제가 열심히 했고, 그것이 녹아든 것이기 때문에 다 소중한 작품이다.“
Q. 실시간 댓글 보는 모양이다. SNS댓글은?
▶이정하: ”사실 보고 있긴 하다. SNS를 거의 안하다가 <무빙> 나오고 나서 또 한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기분이 좋다. 칭찬밖에 없어서 좋아요. 그런 댓글 달리면 너무 좋다. ‘이정하 좋아하는 사람 손들어봐 했더니 지구가 성게 모양이 되었다’ 이런 주접댓글 너무 재밌었다.“
Q.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
▶이정하: ”옛날에는 국민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면 이제는 ‘캐자체’ 캐릭터, 그 자체로 남고 싶다. 뭔가 연기력 좋고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작품에 완전히 묻어났을 때, 작품 끝나도 그 캐릭터 기억해 주시면 왠지 잘 소화해낸 것 같아 뿌듯하더다. <무빙>에서의 봉석이로처럼. 그렇게 캐자체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다.“
Q. <무빙>은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지.
▶이정하: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했다. <주몽> 같은 완전 대작이 기억에 남는다. <무빙>도 어릴 때 기억처럼 사람들 뇌리에 남았으면 한다. 저에게 <주몽>이 그랬듯이 많은 사람들이 설레면서도 감동받은, 도움이 되는 따뜻한 드라마가 되었으면 한다. 아, 갑자기 <주몽> 보고 싶다. 진짜 재밌게 봤었거던요.“
Q. 아직 반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참여한 배우로서 ‘시즌2’의 가능성은 있는지?
▶이정하: ”나왔으면 좋겠다. 강풀 작가님 웹툰은 재밌잖아요. 또 나왔으면. 또 활약하고 싶어요.“
Q. 극중 캐릭터처럼 탐나는 초능력이 있다면.
▶이정하: ”<무빙>에는 없지만 순간이동 같은 게 재밌을 것 같다. 아주 편할 것 같다.“
Q. 그러면 극중 봉석이 말고 탐나는 캐릭터가 있다면.
▶이정하: ”번개맨. 여동생과 같이 번개맨 보고 자랐다. (차)태현형이 어린 시절에 많이 추억되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런 액션이나 이런 캐릭터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Q. 본인 성격은 어떤 편인가.
▶이정하: ”누나가 있다. 여동생도. 집안에서는 제가 딸 같고 누나는 아들 같다. 눈치보고 살아서 봉석이 같이 않았을까. 싱크로율을 따지자면, 원작에서 갖고 온 것이랑 저를 합친 것이니 ‘또 다른 100프로’라고 말하고 싶다.“
이정하
Q. 강풀 작가의 작품 중 또 출연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이정하: ”정말 많은 캐릭터가 있다. 이미 나왔지만 <이웃사람>의 살인마 역할도 재밌을 것 같다. <조명가게>의 저승사자 역할도 해보고 싶다.“
Q.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이정하: ”일단 ‘응답하라’ 같은 결을 가진 작품을 하고 싶다. 로맨스도 하고 싶다. 초능력 없이 일상생활에서의 로맨스 하고 싶다. 제대로 된 로맨스를 해본 적이 없어 꼭 해보고 싶다. 제가 설레는 것을 좋아한다. 나중에 찍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Q. 반장 이강훈을 연기한 김도훈은?
▶이정하: “도훈이는 시간이 지나도 나랑 같이 놀아줄 친구이다. 동갑이다. 말을 안 해도 통한다. 그리고 같은 동네 친구이다. 원래 연은 없었는데 친구의 친구였다. 막상 만나서 ‘너가 도훈이구나’, ‘너가 정하구나’ 했었다. 도훈이는 진짜 너무 좋다. 개구쟁이에요.”
Q. <무빙>에 출연하고 나서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정하: “뭔가 항상 신중해지려고 하는 것 같다. 먼저 생각하고 말해야 하는데, 항상 먼저 말을 한 것 같다. 봉석이 연기하면서 점점 의젓해지고 신중해지는 것 같다.”
“<무빙>은 뭔가 히어로 무비이고, 액션이 많은 작품이지만, 정작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따뜻한 마음이다. 그것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그런 마음이 느껴질 것이다. 그렇게 끝까지 달려가 주셨으면 한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정하가 연기하는 김봉석은 디즈니플러스 <무빙>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9일 에피소드 7개 공개 이후, 매주 수요일 2개씩 그리고 마지막 주 3개로 총 20개 에피소드가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