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호평받은 하명미 감독의 킬링 워맨스릴러 <그녀의 취미생활>이 16일(수)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 시사회를 갖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그녀의 취미생활>은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여성 ‘정인’과 도시에서 이사 온 뭐든지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여성 ‘혜정’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킬링 워맨스릴러이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하명미 감독, 정이서, 김혜나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이어졌다.
하명미 감독은 “서미애 작가의 원작 소설에 나와 있는 밀도 높은 이야기를 극으로 옮기는 과정을 좀 더 충실히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단편 소설에서 끝나고 그 이후에 대한 비어 있는 그 빈 공간을 영화적으로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고심을 많이 했다. 그리고 실제로 원작 소설에서는 ‘정인’의 시점으로 사건들이 이루어지는데 우리 영화에서는 ‘혜정’과 ‘정인’ 둘의 관계성을 좀 더 밀도 있게 다루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정이서는 “‘정인’이는 사실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 몰라서 끊임없이 발버둥 치고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인’이라는 인물을 연기를 하면서 먼 훗날에는 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정인’이를 열심히 준비했다. 사실 ‘정인’이는 모든 걸 억누르며 살아왔던 인물이기 때문에 어떤 행동들을 해도 사람들 눈치도 많이 보고 굉장히 감정 표현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반대로 ‘혜정’은 굉장히 남 눈치도 안 보고 적극적인 행동들을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정인’이 ‘혜정’에게 호기심과 궁금함 그런 게 생겨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들이 생겨났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정인’과 ‘혜정’의 이야기들을 좀 잘 표현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라고 전했다.
김혜나는 “저는 대본을 읽었을 때 그리고 소설을 읽었을 때도 ‘혜정’이 센 언니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영화를 찍으면서 ‘혜정’이 마냥 센 언니가 아니라 인간적이고 ‘혜정’도 아픔이 있는 아픔을 겪고 나서 단단해진 여성을 그리고 싶었다. ‘혜정’이 ‘정인’을 바라볼 때는 거울 같다는 느낌을 들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혜정’이 극복을 하고 많이 단단해져 있지만 지금 ‘정인’의 현재는 ‘혜정’의 과거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마음으로 촬영을 했다”라고 전했다.
소설을 영화화한 계기에 대한 질문에 “처음에 원작 소설을 건네주신 분이 굉장히 아름다운 다큐멘터리 <미싱타는 여자들>의 김정영 감독님이었다. 그래서 소설을 읽고 나서 굉장히 제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여서 푹 빠져들면서 보게 되었다. 그 이유는 제가 한 어촌 마을에 귀촌해서 살았던 경험이 있고 거기서 조금은 최약체로 살면서 주변 마을 분들의 눈치를 보면서 살았던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그 작품이 굉장히 남다르게 느껴졌다. 소설을 장르적으로 한번 풀면서 이런 삶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일들이 되게 많겠다 해서 이 작품의 매력을 느끼고 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정이서는 “시나리오를 먼저 읽고 그다음에 원작 소설을 전달받아서 읽었다. 굉장히 흥미로웠던 점은 원작 소설에는 ‘정인’과 ‘광재’의 이야기가 나오지가 않았다. 그래서 ‘광재’라는 인물이 등장을 하긴 하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저희 영화 속에만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고 ‘정인’을 뭔가 좀 더 입체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또 한 가지는 감독님께 이야기를 들었었던 건 서미애 작가님께서 처음에 ‘정인’이라는 인물을 그려 나갈 때 조금 더 수동적이고 주체적이지 못한 인물을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영화로 각색이 되면서 ‘정인’이 조금 더 주체적인 인물로 변화를 하게 되었다. 뭔가 스스로 계속 계획을 하고 뭔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해 나가는 그런 인물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잘 표현을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김혜나는 “원작 소설이 있는 경우에 영화화됐을 때 제가 많이는 아니었지만 소설이 더 좋아 영화가 더 좋아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영화는 원작 소설도 너무너무 재미있었고, 감독님이 영화를 굉장히 촘촘하게 잘 만들어 주셔서 영화로도 너무너무 멋진 작품이 탄생한 것 같다. 그리고 저도 대본을 먼저 읽고 원작 소설을 읽었는데, 사실 소설에는 ‘혜정’이 굉장히 ‘정인’에게 적극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뭔가 해결책을 준다면 영화에서는 약간 옆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다르게 느껴져서 좋았다. 원작 소설에는 ‘혜정’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단선적이고 단편적이라면 영화에서는 감독님이 ‘혜정’이라는 인물의 캐릭터, 전사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구체적으로 넣어주셔서 ‘혜정’이 영화에서 조금 더 살아있는 것 같은 풍부한 인물이 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영화의 주인공 ‘정인’과 ‘혜정’이 서로 손인사를 많이 하는 의미에 대한 질문에 하명미 감독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둘의 손 인사 장면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색하게 손을 흔들다가 나중에는 뭔가 감정을 담아서 흔들고 어떤 사인이 되고 그러다가 나중에 연대하게 되면서 손을 맞잡게 되는 그 과정을 순서대로 좀 사건별로 손을 흔드는 장면들을 넣고 싶었다. 그 손을 흔드는 것에 대한 의미는 서로의 안위를 묻는 인사이다. 그것이 그냥 단순히 안녕 잘 잤어 뭐 이런 정도가 아니라 살아있구나 죽지 않았구나 살아있구나 하는 것에 대한 생존에 대한 서로의 시그널들 그것에 대한 의미로 손 흔드는 장면을 넣었다”라고 전했다.
언론 시사회와 기자 간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하며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그녀의 취미생활>는 8월 30일 개봉한다.
[사진=트리플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