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1446년은 조선 4대 임금 세종이 한글을 창제 반포한 해이다. 그 거룩한 1446년을 기리는 뮤지컬이 만들어졌다. 창작뮤지컬 ‘1446’이다. ‘1446’의 제작은 특별하다. 세종 이도(李祹)가 소헌왕후와 함께 묻힌 영릉(英陵)이 경기도 여주시가 주도적으로 뮤지컬 제작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공연전문 프로덕션 HJ컬쳐와 손잡고 2년 동안 작품을 조련해왔다. 지난해 10월 여주 세종국악당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선보였고 올 2월에는 영국 웨스트엔드를 방문해 현지 크리에이터, 배우들과의 워크샵을 진행하며 리딩 쇼케이스를 열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그랜드불룸에서는 뮤지컬 <1446>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KBS퀴즈 프로그램 <우리말 겨루기>를 오랫동안 진행해온 KBS 엄지인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1446’의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과 제작진, 배우 간담회가 이어졌다.
본격적이 행사에 들어가기 전 무대에 오른 이항진 여주시장은 ‘1446’과 여주시의 인연을 소개한 뒤 “대통령님도 관람해 주시기 바라고, 올해 성황리에 마치고 내년에는 남북화해 분위기에 맞춰 평양에서 공연을 펼쳐 남북이 함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창조적인 사고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축하인사를 해 주었다.
이어 이번 공연제작에 참여하는 한국관광공사의 정진수 공연담당총괄은 "지난 5월 일본 도쿄 문화원에서 쇼케이스 형태로 45분 정도 공개되었었다.“며 ”이 작품은 한글을 알리고 새로운 한류인 뮤지컬을 세계에 알릴 시금석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문화콘텐츠가 일본, 중국, 동남아로 퍼져나가고 신한류를 개척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1446’은 중앙국립박물관에 있는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윤금진 사장은 "각 나라마다 존경하는 왕이나 황제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세종대왕을 따라갈 분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탄탄한 준비과정을 거쳐 충분히 다듬어진 작품으로 무대에 올라가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고 밝혔다.
주인공 세종 역에는 정상윤과 박유덕, 세종의 아버지 태종 역에는 남경주와 고영빈, 세종의 정비 소헌왕후 역에는 박소연과 김보경, 그리고 역사 속에는 없지만 세종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매력적인 캐릭터 전해운 역에는 박한근 이준혁 김경수, 양녕대군과 장영실(1인2역)은 최성욱 박정원 황민수가 연기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오프닝 넘버 '왕의 길', 양녕과 충녕의 운명을 담은 '조선을 위해', 왕좌의 책임을 노래한 '왕의 무게', 소헌왕후의 비애를 다룬 '애이불비', 태종의 최후를 그린 '가노라',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만남을 그린 '그저 좋지 아니한가', 전해운의 야욕을 담은 '독기', 엔딩곡 '그대 길 따르리'를 선보였다.
HJ컬쳐의 한승원 프로듀서는 "2년 간 제작을 준비하면서 워크숍도 충분히 가졌기 때문에 하루빨리 본 공연을 보고 싶다. 그만큼 자신 있다."고 밝혔다.
김은영 연출은 "세종대왕은 익숙하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세종대왕의 이야기가 많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걸 먼저 집중해야 할까. 한글을 만든 업적에 집중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왕이 되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도의 모습을 좇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태종 역의 남경주는 “‘태종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조선 건국의 문을 열었나’ 등 역사를 공부하고 있다. 우리 역사 중에 이렇게 드라마틱한 시대가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며 “대사 한 마디도 버리지 않고 어떻게 밀도 있게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전달할지 고민 중이다.”고 했다.
왕이 될 수 없었던 충령이 왕이 되기까지 과정과 한글 창제 당시 세종의 고뇌와 아픔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1446’은 10월 5일부터 12월 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