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멤버 도경수가 <신과함께>1,2에 이어 다시 한 번 김용화 감독 작품에 출연한다. 도경수는 영화 [더 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달에 가는 우주인 황선우를 연기한다. NASA에 비해, 할리우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지만 열정과 상상력으로 거대한 달탐사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쏟아지는 유성우를 뚫고, 달로 날아가서, 달을 탐험하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할 수 있을까. 도경수 배우를 만나 그 가슴 뛰는 우주모험담을 들어보았다.
Q. 영화를 본 소감은.
▶도경수: “영화를 보고 놀랐다. 영화를 찍으면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유성우가 떨어지는 장면이나 우주선 안에서 부딪히는 장면이 너무 궁금했다. 편집본에는 와이어 줄이 보였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나올까. 큰 화면으로 보니 ‘역시 김용화 감독이시구나 ' 했다. VFX가 어마어마했다. 제가 찍었는데 막상 보면서 ‘(저 장면은) 내가 안 찍은 것 같은데?’ 착각할 정도였다. 우주선 안에서 부딪치는 게 VFX와 합쳐져서 실제처럼 보여 놀랐다. 달에서 걷는 장면도 그랬다. 내가 몸으로 표현하기는 했는데 VFX 힘이 더해져서 굉장했다.”
Q. 감성적 연기까지 훌륭히 소화해냈다.
▶도경수: “몇 장면에서 울었다. 선우의 감정에서 재국 센터장(설경구)이 아버지 이야기할 때 크게 와 닿았던 것 같다. NASA의 윤문영(김희애) 장면에서도 울컥했다.”
Q. 처음 영화에 대해 감독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도경수: “군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다. 처음 받았을 때는 걱정이나 불안감보다는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우주영화 드라마 안 나온 때였으니. 나 혼자 연기해야해서, 그것 때문에 외로울 것이란 것은 시나리오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이럴 줄 몰랐다. 촬영할 때 진짜 나 혼자 찍는구나 생각했다. 소통하는 장면이 잘 나올까 걱정했다. 우주선 쪽을 먼저 촬영을 하고, 센터 장면은 나중에 찍은 것이다. 센터분들은 제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편집본을 보고 연기하셨다.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다.”
Q. 혼자 연기하면서 잘 하고 있는지 확신이 들었나..
▶도경수: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극한의 상황에 놓인 선우에 대해 상상을 많이 해봤다. 우주에 대한 그림도 그려보았고, 혼자 내버려진 상상도 많이 한 것 같다. 감정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쉽지는 않았지만 우주선 자체가 도움이 되었다. 입고 있는 우주복이 활동에 제한을 주었고, 헬멧이 시야를 가린다. 그런 것이 선우의 고립된 감정을 키웠다. 몰입이 잘 되었다.“
Q. 한국은 SF불모지인 셈인데, 출연한 계기가 있는지.
▶도경수: ”사실 한국이 SF불모지란 것을 몰랐다. ‘그래비티’, ‘마션’, ‘인터스텔라’ 같은 작품을 보면서 체험할 수 없는 공간을 그린 영화로 대리만족하는 수준이었다. 많은 분들이 그 작품들을 좋아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더 문]이 그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SF 장르이지만 드라마가 강하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에 공감해 주셨으면 한다.“
Q. [더 문]은 한국영화계의 도전이기도 하다. 도경수 배우는 도전을 즐기는가.
▶도경수: ”저도 평소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다. 배우하는 이유도 일상에서 겪을 수 없는 일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걸 너무 좋아한다. 도전했을 때 성취감이 컸다.“
Q. 시나리오 읽고 황선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도경수: ”단순하게 보았다. 선우는 좌절과 극복을 계속하는 캐릭터이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보는 분들이 점점 쌓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떤 신에서는 감정을 어떻게 가져야할지 감독님께 질문을 많이 던지기도 했다.“
Q.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만큼 선우가 표현해야 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다.
▶도경수: ”저는 항상 관객분이 영화를 보셨을 때 캐릭터에 공감해 주셨으면 하고, 작품을 보고 메시지를 얻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가 어떻게 연기하면 선우를 통해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저도 선우 연기를 통해 용기를 많이 얻었다. 포기할 때도 있고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고, 좌절할 때도 있을 텐데 선우를 통해 용기를 얻었다. 어떤 계기가 있을 때 ‘한 번 해봐야겠다’ 생각한 것 같다. 관객들이 이런 이야기에 공감을 했으면 좋겠다.“
Q. 선우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은.
▶도경수: ”극중 황선우는 UDT출신의 우주인이다. 영화에서 군인출신과 관련해서는 이야기가 깊게 들어가지 않았지만 용맹함을 토대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우주인 관련해서는 감독님이 관련된 다큐와 책을 보내주셨다. 우주유영 같은 것은 물속에서 우주복을 입고 훈련을 하더라. 그 사람들의 행동, 몸의 움직임을 많이 참조했다.“
Q. 와이어 액션에 대해서.
▶도경수: ”배우로서 처음 해보는 게 많았다. 와이어를 장착한 채 계속 움직여야했다. 배에 힘을 주지 않으면 중심을 잃게 된다. 제 몸에 와이어를 대여섯 개 매달았다. 줄을 당기는 사람과 타이밍을 잘 맞춰야했다. 훈련을 많이 했다. 저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타이밍, 안전 등 신경 쓸게 많았다.“
Q.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소감은 어땠나.
▶도경수: ”정말 신기했다. 촬영할 때 방해 요소가 없었다. 특수 카메라가 많이 설치되었고, 현장에는 사람이 안 보였다. 세트 자체가 그랬다. 초록색 크로마를 생각했는데 온통 블랙이었다. 정말 달에 오면 이런 기분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몰입하기 편했다.“
Q 김용화 감독은 도경수 배우가 섬세한 배우라고 평가했다.
▶도경수: ”평소에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사람이나 어떤 영상을 볼 때 다양한 것을 보려고 한다. 평소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 게 몸에 밴 것 같다. 연기할 때 도움이 된 것 같다.“
Q. 처음 촬영한 장면은?
▶도경수: ”영화와 같다. 첫 등장 장면. 와이어 달고 촬영하는 장면이다. 생각보다 롱테이크로 갔다. 엄청 정신이 없었다. 대사도 길었고, 와이어에도 신경 써야했다.“
Q. 엑소 멤버들은 각자 캐릭터가 있잖은가. 그런 세계관 구축이 이런 영화에 도움이 되었는지.
▶도경수: ”하하.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엑소는 미지의 세계의 초능력자이다. 나는 ‘힘’을 담당했는데, 우주에서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사실 우주복은 많이 무거웠다. 실제는 5~6킬로 정도였는데, 기본적으로 한 겹을 입는게 아니라 안에 뭔가를 넣는다. 큰 워커를 신고 우주신발을 신어야하고, 두꺼운 장갑위에 우주장갑을 껴야했다. 체감상 10킬로는 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입으니 움직이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우주를 표현할 때, 걸을 때는 저를 당기는 힘을 이겨내야 했다. 그런 게 힘들었다.“
Q. <신과 함께>에 이어 김용화 감독 작품에 나왔다. 함께 작업해본 소감은.
▶도경수: ”작업을 하면서 어떤 기운을 좀 느낄 수 있었다. 자주 뵙지는 못했는데 익숙함이 있었다. 감독님은 디테일하게 말하는 분이 아니다. ‘이렇게 이렇게 해서 슬픈데,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으면 ‘나는 화가 날 것 같다.’식으로 단순하게 말한다. 본능적으로 느끼는 게 있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내가 어떤 것을 새로이 느끼게 될까 기대가 되었다.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람으로서 멋있는 어른이시다. 겸손함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해주셨다.“
Q. 여름시즌에 한국 대형영화들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도경수: ”정말 그 영화들이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코로나 이후 관객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 영화를 좋아해서 최근 나온 것은 거의 다 봤다. 영화관에서 봐야만 하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도 그런 영화이다. 좋은 작품 계속 나오는데, 예전처럼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Q. 설경구, 김희애, 이성민 배우와 한 작품에서 공연했다.
▶도경수: ”전부 처음 연기해 보는 선배님들이시다. 그런데 너무 아쉽다. 한번 꼭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비대면으로 연기하니 속상했다. 사람 눈을 보며 연기할 때 얻는 게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같은 작품으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김래원 배우와의 펼친 우주 장면은 어땠나?
▶도경수: ”깜짝 놀랐다. 어렸을 때부터 봐오던 김래원 선배와 같이 영화하는 게 행복했다. 촬영할 때는 정신이 없었다. 다 처음 해 보는 것이어서. 와이어 단 채로 저는 우주선 안에서, 둘(김래원,이이경)은 밖에서 연기를 했다. 더운데 와이어 중심 잡으려면 코어운동 하듯이 땀이 쏟아진다. 땀이 뚝뚝 떨어지고, 손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저뿐이라, 휴지로 닦아주고, 촬영 들어가면 숨기고 그랬다.“
Q. 엑소 멤버들은 영화 보고 무슨 말 하던가.
▶도경수: ”멤버들이, 형들이 ‘너 정말 고생 많이 했다’고 했다. 저희들끼리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응원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저 같은 경우는 작품이 아쉬우면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지만. 너무 이쁜 동생으로 계속 봐주니 고맙다. 형들 건강 챙기세요.“
Q. [더 문]은 우주재난극이다. 도경수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도경수: ”저는 선우처럼 못한다. 좌절을 극복할 수는 있겠지만 저런 큰 결정은 혼자 할 수 없을 것이다. 저도 관객의 입장에서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는 것이 큰 성과이다. 그래도, 저는 못할 것 같다.“
Q. 가수로서의 계획은?
▶도경수: ”솔로앨범은 작년에 준비를 다한 상태이다. 뮤직비디오도 다 찍었다. 이제 나오기만 하면 된다. 배우로서는 차기작을 고르지 못했다.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할 것이다.“
”<더 문>은 특별관에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스크린이 크면 클수록, 소리가 어우러지면 더 완벽한 영화가 될 것이다. 앞으로 두 번 더 볼 것이다. 돌비로 한 번, 4DX로 한 번 더 보고 싶다.“
도경수가 완벽하게 우주플레이를 펼치는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은 오늘(2일) 개봉한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