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 KBS 1TV [다큐 인사이트] 시간에는 정전 70주년 기획 '판문점'이 시청자를 찾는다.
1953년 7월 27일, 6·25전쟁 발발 3년 만에 정전협정이 조인되었다. 이후 한반도는 70년째 정전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 그 불안한 상태를 상징하고 있다. 27일(목) 방송되는 KBS <다큐인사이트>에서는 ‘판문점’이라는 공간의 탄생과 변화를 통해 정전 70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51년 7월, 최초의 정전회담 장소는 판문점이 아닌 개성이었다. 개성의 옛 한옥집 내봉장에서 열린 정전회담의 첫 풍경을 당시 영상을 통해 들여다본다. 개성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양측의 대치 끝에 회담은 2달 간 중단됐다가 그 해 10월, 파주 널문리로 장소를 옮겨 재개되었다. 판문점의 시작이다. 한 뼘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 속에서 이루어진 회담은 또 하나의 전쟁이었다. 군사분계선 설정과 포로 교환 문제로 회담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지루한 공방으로 회담이 지속되는 동안, 판문점만의 독특한 모습 또한 만들어져갔다.
판문점은 고위급 인사들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이번에 새로 공개되는 영상에서는 판문점을 오갔던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미국, 스위스, 호주 등 해외 아카이브 영상을 통해 조명한다.
고단함을 달래려고 회담장 근처에서 함께 낚시하는 양 측 군인들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인다. 전우들과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유엔군, 중립국감독위원회 위원국인 스위스 대표부가 바라본 남·북한 일꾼들의 모습 등 우리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판문점의 일상을 확인한다.
한편 판문점 근처엔 색다른 사건도 있었다. 공산군에 포로로 잡혔던 11살 소년이 협상을 통해 풀려나며, 가족과 재회하는 장면 등을 발견한 것이다. KBS 현대사 영상 프로젝트팀에서 실제로 당시 포로가 되었던 11살 김원규 군의 가족을 만나 그 날의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 컬러로 만나는 공동경비구역
KBS 현대사 영상 프로젝트팀에서 입수한 해외 아카이브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정전협정 체결 이후 판문점과 비무장지대의 모습이 컬러로 기록되어 있다. 스위스 연방군사도서관 아카이브에는 정전 직후 군사분계선 표식의 모습이 담겨 있다. 말뚝 표식과 폭 3cm의 천으로 된 군사분계선. 현재는 접근이 어려운데다 전체 1,292개의 표식 중 14%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료의 가치를 더한다.
한편, 군사분계선 표식을 공동 관리하는 양측 군인의 모습도 발견됐다. 서로 대립하는 양측의 군인들이 ‘공동’으로 표식을 관리하고, 위반 사건을 조사하며 함께 미소 짓는 모습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정전 관리체제가 남아있던 현장의 생생한 기록을 통해, 정전 70주년을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 판문점, 만남과 대결의 장소
판문점은 남과 북이 만나는 창구인 동시에, 대결의 현장이기도 했다. 1970년대 초반 남북 적십자회담의 개최로 판문점은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러나 헨더슨 소령 폭행사건, 판문점 도끼만행사건과 같은 중대한 도발 행위로 남북관계는 다시금 얼어붙고 만다.
이번 방송에서는 도끼만행사건 당시 현장을 담은 고화질 컬러 영상을 최초로 공개한다. 여기에 JSA 경비대원의 증언을 통해 생생한 그날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1991년, 군사정전위원회 유엔 측 수석대표로 한국군 장성이 임명되자, 북한은 정전협정에 어긋난다며 회의를 거부하다가 1994년 군정위 북측 대표단을 철수시켰다. 양측이 마주하고 악수를 나눈 군사정전위원회 본회담의 마지막 현장을 KBS 기록을 통해 살펴본다.
KBS는 세계 곳곳에 보관되어 있던 우리의 현대사 자료들을 수집하고 발굴하는 ‘현대사 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BS 현대사 아카이브 - 정전 70주년 기획 <판문점>은 2023년 7월 27일 목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