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소설가 D.H.로렌스가 쓴 소설 <차탈래 부인의 사랑>(채털리 부인의 연인)이 KBS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물론, 외설성 논란이 제기된 세기적 문학작품의 단순한 극화가 아니다. 작금의 대한민국의 ‘아줌마’를 둘러싼 현실을 풍자하는 재미있는 드라마이다.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 2층 대연회홀에서 KBS 2TV 새 아침드라마 '차달래 부인의 사랑'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KBS 김선근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고영탁 피디와 최순식 작가, 배우 하희라, 김응수, 안선영, 김형범, 고은미, 정욱이 참석했다.
'차달래 부인의 사랑'은 평균 이상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하던 학창시절 절친 3인방인 차진옥(하희라 분), 오달숙(안선영), 남미래(고은미)가 일시불로 찾아온 중년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드라마이다.
고영탁 감독은 "40대 중반의 여고동창생 3명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남편과 가족,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아 나간다. 젊었을 때 누구나 꿈을 가지고 산다. 그 꿈이 살면서 퇴색하기도 하고,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셋이 좌절할만한 상황에서 서로 도와주고 위해주며 삶의 어려운 관문들을 하나씩 통과해가며 결국 다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의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드라마를 소개했다.
이어 최순식 작가는 "그저 여성의 성적 욕망을 다룬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로렌스의 소설은 영국의 천민자본주의를 풍자한 소설이었다. 저희 작품도 말로만 중산층인 사람들의 문제점을 풍자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아침드라마와의 차별점에 대해 최순식 작가는 "아침드라마답지 않은 드라마를 만들어보려 한다. 지금까지 아침드라마의 패턴이 불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고부 갈등이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려 한다. 그 이야기를 통해 중산층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꼬집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희라는 MBC 드라마 '최고의 연인' 이후 2년 만에 컴백한다. 그의 남편 최수종 역시 오는 9월 15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 출연한다.
하희라는 "감독님이 최수종을 통해 대본을 주셨다. 최수종이 대본을 읽는 내 옆에서 재미있을 것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하고 격려해줬다"며, "같은 방송국에서 동시기에 다른 방송에 출연하는 게 처음이다. 최근 촬영 장소가 겹쳐서 만난 적이 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더라. 최수종은 '이건 운명이야'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응수는 극중 차진옥의 띠동갑 남편 김복만을 연기한다. 그는 2016년 방송된 '임진왜란 1592'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연기하며 이순신을 연기한 최수종과 대립각을 이룬 바 있다. “하희라와 부부연기를 하다보니 욕심이 든다. 하희라를 여주인공으로 두고 최수종과 내가 싸우는 드라마를 만들어야겠다"고 말하기도.
안선영이 맡은 오달숙은 푼수기 넘치는 수다쟁이로 사팔달 오지랖을 부리는 인물. 탁해결부동산의 대표이자 장사구 구의원인 탁허세(김형범)의 아내다.
고은미는 뮤지컬 배우 남미래로 분해 연기는 물론 노래실력까지 뽐낼 예정이다. 그의 남편 강준호를 맡은 정욱은 사랑받고 싶어하는 지질한 가장을 귀엽게 그려낼 예정이다.
‘하희라-안선영-고은미’의 단짝 케미와 관련하여 안선영은 "셋 다 일하는 엄마다보니 평소에도 사는 이야기, 아이 키우는 이야기 등 대화를 많이 한다. ‘아이러브스쿨’ 이후로 동창을 가장 많이 찾아 헤매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마흔 다섯, ‘사십춘기’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침드라마 ‘차달래 부인의 사랑’은 오는 3일 오전 9시 첫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