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송예정이어던 ‘KBS스페셜’이 태풍 솔릭 뉴스특보로 24일 방송됩니다)
24일(금) 밤 10시
1985년부터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2018년 제21차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는 20일 오후 3시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렸다.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21차 남북이산가족상봉을 앞둔 이들은 각자의 과거를 떠올린다. 남겨진 이에게 아직도 진행 중인 이별은 어떤 의미일까. 남과 북의 분단으로 이산의 아픔을 가진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이춘애(91)씨는 오래된 세월을 곱씹는다. 사망통지서 속 어머니와 동생은 111세, 86세 사망했다. 이춘애씨는 작년 9월에 사망한 동생을 향한 아쉬움에 일 년만 빨랐으면 싶은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그녀는 자신이 없던 가족의 긴 세월을 떠올리며 생존한 조카와의 만남을 준비한다.
이춘자(88)씨는 이제야 사망 통지서를 확인했다. 1950년 그해 겨울,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망과 함께 확인한 건 어머니의 생사확인 불가능이다. 어린 시절 이춘자씨는 함포사격에 본능적으로 집을 떠나 도망쳤다.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혼자 집을 뛰쳐나오며 보자기에 챙긴 건 공민증 하나다.
김창식씨는 지도를 그린다. 1.4 후퇴 때 떠나온 뒤 돌아갈 수 없게 된 고향 황해도 벽성군 청룡면 맹하리. 그곳의 지도를 그리며 자신의 고향을 잊지 않으려 한다.
“가만히 보니까 내가 죽으면 이건 하나도 필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거기에 아들아 며느리야 딸아 사위야 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이 다음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 다음에 아버지 고향에 한 번 가보라고”
김창식씨 고향 지도를 확인하는 건 끝내 자식들의 몫이 되었다.
이번 이산가족상봉단 중 남측 상봉단은 93명. 전체 신청자 중 최종 상봉자는 겨우 0.2%이다. 상봉단 인선의 첫 번째 기준은 연령별 분포비율을 고려하되, 90세 이상 고령 선정자를 우선으로 배려한다. 현재 생존자 5만6862명중 70대 이상이 85% 그중 90세 이상이 21.4%(1만2146명), 80대가 41.2%(2만3425명)에 달한다.
오랜 세월 아직도 가족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상봉을 애타게 기다린다. 살아만 있다면, 살아만 준다면.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