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뮤직비디오, TV예능프로그램, 드라마 등에서 종횡무진 활동 중인 곽시양이 영화 <목격자>를 통해 연기변신, 이미지세탁(?)을 시도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공감력 제로의 연쇄살인마 역할이다. 본인은 ‘정남규’를 모델로 연기를 했다고 한다. 으스스한 역할을 해낸 그를 만나 대작영화 틈바구니에 개봉되는 기분을 물어봤다. 영화는 15일 개봉되었다.
영화 <목격자>는 평범한 소시민(이성민)이 밤늦은 시간에 아파트 베란다를 내다보다 끔찍한 광경을 보게 된다. 한 남자가 여자를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장면이다. 신고할 틈도 없이, 살인자와 목격자는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살인자는 목격자의 집을 확인하듯 층수를 세고 있다. 이제 목격자와 살인자의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다.
"살인자가 되기 위해"
살인자 연기가 어땠나? “일단 살찌우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살인자의 얼굴을 보여주고 시작한다. 처음부터 위화감을 주지 않으면 영화가 시시해질 것 같았다. 감독님과 상의하여 살을 좀 찌웠다.” 한 달 반 정도 10킬로 넘게 찌웠다고. “영화 촬영 때 성민 선배가 간식을 많이 만들어주었다. 점점 더 찌더니 13킬로가 늘었다.”
살인자 역할을 맡게 된 이유는? “시나리오를 보니 그 동안 해온 캐릭터와는 달랐다. 지금까지는 애잔하고 스윗한 남자 위주였는데 이번 역할은 연쇄살인범이었다. 심장이 떨렸다. 연기변신을 시도할 수 있겠다 싶었다. 곽시양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다,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역할이 낯설 텐데. “초반에는 공감하는 게 힘들었다. 어떻게 리액션을 해야 할 지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감독님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정남규에 대해 서치하고는 그걸 바탕으로 조금씩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정남규는 2004년에서 2006년에 걸쳐 서울 경기지역에서 끔찍한 살인행각을 펼친 연쇄살인마이다.)
“그의 범행수법은 치밀하고 계획적이다. 신발 뒤창을 없애 흔적을 남기지 않을 정도였다. 타깃을 정하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주위를 배회하며 정보를 쌓았다더라. 내가 연기한 태우랑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피해자와 유가족을 생각하면 그분들에게 또 다시 마음의 상처를 입힐 것도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고 덧붙인다.
곽시양이 연기하는 태우라는 살인마는 대사가 거의 없다. “대사가 많았다면 말로써 풀어낼 수 가 있었을 것이다. 근데 이 영화는 현실적인 두려움을 주기 위해 공을 들인 영화이다. 배우들은 말보다 눈빛 연기에 집중했다. 평범한 게 가장 무섭다는 생각. 대사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살인마 태우는 망치를 휘두른다. “진경 선배가 아이 안고 아파트 계단 뛰어 내려가는 장면. 망치를 들고서 쫓아가는 장면. 그 장면 찍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 (살인마를 연기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였다니) 아직은 흑화가 덜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본인이 현실에서 살인자가 아니라 목격자라면? “나도 아파트에 살고 있다. 같은 층 주민과는 유대감이 있다. 다른 층하고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누가 나를 도와줄까, 나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가서 도와줄 것이다.”고 말한다.
영화와 함께, 곽시양은 성장한다
<신과함께>와 <공작> 등 한국영화가 극장을 휩쓸 때 함께 개봉된다. “제가 출연한 영화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는 것이 고맙다. 우리 영화는 규모가 큰 영화가 아니다. 작은 영화이지만 재밌다. 볼만한 스릴러라고 생각한다. 큰 영화 사이에서 송곳처럼 정체를 드러낼 영화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상남자’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곽시양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남자다운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를 평가할 때 ‘박제한 대형견’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했다.”
곽시양은 어느 순간 연예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군대 있을 때 ‘최고의 사랑’이나 ‘시크릿 가든’ 같은 드라마 보면서 연기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3년 안에 대스타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현실은 정말 다르더라.”며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앞으로 가고 있다.”고 연기자세를 밝혔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은 ? “남자의 진한 느와르, 상남자 연기를 제대로 하고 싶다. 일단 <목격자>가 잘 되어야 다른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곽시양은 <로봇, 소리>와 <굿바이 싱글>에 이어 이번에 이성민과 세 번째 같은 영화에 출연한다. “많이 챙겨주신다. 푸근함이 느껴진다. 삼촌과 조카 같다고 기사가 나왔는데 사실은 형 같다.”며, “이성민 선배와 진경 선배가 현장에서 후배를 챙기는 것을 보면 사람 사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한다.”
그래서, <목격자>는 어떤 영화인가? “몰입감이 좋은 영화이다. 영화보고 나서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하게끔 만든다.”며, “아마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주위를, 뒤를 한번 돌아보실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변신에 성공해구나, 연기가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사자>는 어떻게 되어 가나? “나도 보도 보고 아는 정도이다. 어쨌든 4회 분량까지는 촬영을 했다. 그 뒤로는 대본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살인자’ 곽시양과 ‘목격자’ 이성민의 스릴러 <목격자>는 15일 개봉된다.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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