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KBS 1TV <다큐세상>에서는 ‘사할린, 다시 찾은 고향의 봄’이 방송된다.
러시아 동부에 위치한 섬 사할린. 일제강점기 낯선 땅 사할린에 끌려온 4만여 명의 한인들, 그리고 여전히 이곳에 남아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할린 잔류 1세대 동포들과 그 가족들. 사할린 강제징용 80년, 사진작가 김명중이 다시 고국을 방문하는 그들을 만나러 간다.
■ 사할린 동포, 그들은 누구인가
한때 사할린 최대 탄광 도시 중 하나였던 시네고르스크. 지금까지 이곳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강제징용 1세대 김윤덕(97) 씨. 1943년, 경상북도 경산군에서 겨우 18세의 나이에 이곳으로 끌려왔던 김윤덕 씨는 그 이후 78년간의 타향살이를 처음 정착한 시네고르스크 골짜기에서 보냈다.
패전과 함께 일본은 사할린에 있는 일본인을 위해 귀국선을 띄웠다. 함께 떠나려는 한인들에게 너희를 위한 배가 올 거라고 했다. 4만 명에 이르는 강제징용 한인들은 추운 겨울 그 자리를 지키며 귀국선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그들을 위한 배는 끝내 오지 않았다. 이어진 냉전,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에서 그들의 고향 한국은 돌아갈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그동안 김윤덕 씨의 국적은 조선, 일본, 소련, 그리고 지금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4번이나 바뀌었다. 소련 국적을 갖게 되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할까 하는 걱정에 오랜 시간 무국적자의 삶을 살기도 했다. 하지만 김윤덕 씨의 삶의 기반은 사할린이었고 결국 1985년 소련 국적을 취득했다. 그렇게 78년, 손자가 아홉에 증손자가 일곱. 젊은 청년이 증조할아버지가 될 만큼의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내 나라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내 뿌리를 향한 열망이 가슴 깊은 곳에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