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엔 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말할 수 없는 아픔, 슬픔, 생채기, 트라우마를 남긴 사고. 사랑하는 사람을 그런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뒤 남은 사람의 슬픔이란 어떤 것일까. 김애란 작가의 단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도 그런 사고 뒤에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 소설을 김희정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김희정 감독은 전작 <프랑스여자>에서도 사고 뒤에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를 다뤘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오늘(5일) 개봉한다. 소설을 읽어도, 영화를 보아도 사람이 보일 것이다.
Q. 지난 4월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처음 소개되었고, 얼마 전 언론시사회가 있었다. 일반에 공개하는 소감부터.
▶김희정 감독: “3-4년에 한 번씩 올림픽 하듯이 작품을 내고 있다. 언론시사회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는 것 같더라. 시사회 때 이승우 소설가(조선대 문창과)와 같이 봤었다. 영화 끝나고 가진 간담회가 영화만큼 좋았다고 하더라. 전주영화제에서는 폐막작으로 상영되었는데 1800석이 매진되었었다. 감동받았다."
Q. 명지 역으로 박하선을 캐스팅했다. 찍으면서 느낀 박하선 배우의 장점은? (한 TV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박하선 배우가 전시회를 찾아가서는 방명록에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의 이름과 항상 함께 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남겼는데, 감독은 그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희정 감독: “(박)하선 씨가 단아하고 조용한 이미지가 있지만 시원시원하다. 말도 잘한다. 영화를 촬영하기 전에 배우와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 편이다. 술자리도, 밥도, 전시회도 같이 많이 간다. 그렇게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저예산영화라서 현장에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 빨리 촬영해야하니까. 박하선 배우는 어려서부터 연기를 해왔기에 프로의식이 투철했다. 영민해서 현장에서 설명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배우들은 그렇다. 영화에서 하선 씨의 다른 얼굴들, 상업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다른 모습이 나온 것 같다. 하선 씨는 자기랑 가장 가까운 얼굴, 남편이랑 있을 때와 가장 근사한 얼굴이 나왔다고 말한다. 완성된 작품에 만족하다.”
Q. 남편 역으로 나온 전석호는 최근 코믹한/개구쟁이 같은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처음 등장하는 신은 영정 사진이었다.
▶김희정 감독: “전석호 배우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밝고, 좋은 사람이다. 이 역할에 좋은 사람이 필요했다. 극에 등장하는 선생님은 선의에 가득한 사람이다. 배우들은 대게 자기 역할만 보고 작품을 선택하는데, 자기 역할이 작더라도 작품 전체를 보고, 도움이 되겠다면 기꺼이 출연하는 배우가 있다. 전석호 배우는 극중 역할과 어울렸다. 함께 작업하기에 최상의 배우이다. 소통이 잘되는 사람이다. 최무성 배우도 그런 편이다. <열세살 수아>, <청포도사탕>,<설행 눈길을 걷다> 등 나랑 세 번 같이 작업했었는데 연극 연출한 배우들은 그런 점이 좋다. 자기역할에 욕심내는 것보다 전체를 볼 줄 안다. 감독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배우이다. 이번에 전석호 배우를 알게 되어 기뻤다. 사람으로서도. 영화작업이란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좋은 사람이랑 하고 싶다.”
Q. 김애란 작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들게 된 계기나, 특별히 끌렸던 부분이 있었는지.
▶김희정 감독: “문예창작과 교수이고, 영화하는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문학에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이 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다. 난 어렸을 때부터 문학을 흠모해왔고 좋아했다. 영화를 오래 찍게 되면 힘든 게 책을 못 읽는다는 것이다. 김애란 작가는 <달려라, 아비> 이전부터 좋아했다. 2017년 11월, 바르샤바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영화 특별전을 할 때 내 영화가 상영되었다. 그때 김애란 작가는 ‘작가 레지던스’로 그 곳에 머물고 있었다. 윤성희 작가가 추천해서 내 영화 <열세살 수아>를 보러왔다가 그 곳에서 내게 책을 건네주었다. 수록된 첫 작품 <입동>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작품(<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서는 큰 인상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유병옥 프로듀서가 내 작품이랑 결이 비슷하다면 이 소설을 다시 읽어보라는 것이다. 읽으면서 깨달았다. 소설 마지막에 나오는 편지의 말들이 너무 좋았다. ‘손을 잡아주는 것’에 대한 부분에 끌렸다. 내가 했던 애도도 그렇고, 누군가 떠난 다음에도 남은 사람과 계속 맞닿아 있다는 점이 끌려서 이 작품을 하게 되었다.”
Q. 그때 바르샤바에서 김애란 작가가 책에 서명은 해 주었나?
▶김희정 감독: “그럼요. ‘아름다운 바르샤바에서’라고 써주었다. 지금도 관객과의 대화할 때마다 이 책을 들고 다닌다. 작가가 낭독회때 갖고 다닌 책이어서 연필로 표시한 부분도 있다. 그걸 주더라. 저는 ‘너무 잘 됐다. 나중에 옥션에 팔아야지’ 생각했었다. 하하하.”
“그런 게 인연과 운명이 모양이다. 이걸 영화로, 바르샤바에서 찍을 줄 그때는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런 운명이 있을까. 하필 그 책을, 그 곳 바르샤바 어느 극장에서 받았단는 게 지금도 정말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Q. 지금 대학(조선대 문예창작과)에 재직 중이다. 영화감독과 소설가 중 어떤 것이 되고 싶었는가.
▶김희정 감독: “이전 세 작품을 찍을 때는 학교에 있지 않았다. <프랑스 여자>때부터 교수로 일한다. 학교에 있으니 방학 때 영화를 찍을 수 있다. 그래도 내 근본은 영화감독이다. 운이 좋아 영상문학을 가르친다. 어릴 때 창작과 연기를 시작했고, 예대에서 극작과 희곡을 공부했다. 그때 <날 보러와요>의 김광림 교수가 ‘넌 연출(이 적격)인데..’라고 말씀하셨다. 그게 저의 씨앗이 된 모양이다. 공연예술아카데미에서 연극연출을 공부하고, 그 다음에 폴란드로 유학을 갔다. 폴란드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싶었다. 난 모험심이 있었다. 20대 초반이라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고 싶었던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가 아니라 전혀 모르는 나라, 전혀 모르는 언어, 전혀 모르는 문화를 배우고 싶은 객기가 있었다. 그때 ‘가난한 연극’(Poor Theatre)을 만든 예지 그로토브스키(Jerzy Grotowski) 이름만 기억하고 갔었다. 그런 사람 있는 나라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런데 슬라브 언어가 100퍼센트 안되면 입학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때 있던 도시가 우치(Lodz)였고, 그곳엔 영화학교가 유명했다. 운명적이었던 모양이다. 어렸을 때 영화잡지를 봤었다. 남동생 둘이 있는데 모두 영화를 좋아했다. ‘로드쇼’ ‘스크린’ 두고 누가 먼저 읽을 것인지 싸웠던 시네키드였다. 저는 카메라는 알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여 연극을 택했었는데 지금 보면 ‘영화는 왜 안돼?’이다. 그래서 지금은 학생들에게 ‘지금 배우는 것이 너네들의 종착역이 아닐 수 있다. 달라질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까 말한 영화잡지 중 <키노>는 왜 언급 안하나?) “키노는 아주 나중에 나왔다. 편집장이었던 정성일 평론가가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관객과의 대화를 한다. 6일에. 많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하하하)
Q. 성인들의 연기 못지않게 아역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특히 해수를 연기한 문우진의 연기는 영화 전체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켜준다.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인데 해수와 누나 이야기를 넣은 이유는.
▶김희정 감독: “세 명의 배우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뿌듯하다. 문우진, 정민주, 김정철. 세 명 다 제가 선택한 아이들이라서 연기 잘했다는 말을 들으면 뿌듯해진다. 원작에서 지용의 누나 편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직접 찾아봐야하는데 방법이 없어서 지용이 친구에게 연락처를 물어봤다‘고. 글을 읽으면서 ’지용이 친구‘가 떠올랐다. 몸이 불편한 지은을 대신해 편지를 전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상상력을 자극했다. 그래서 영화에서 ’아이들 세상‘을 만들었다. 영화 신 넘버를 정리해봤더니 명지의 분량과 해수의 분량이 반반씩이다. 그 반을 책임질 아이들이 중요했고, 그들이 앞으로 살아나갈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Q. 소설에는 전혀 없는 해수와 지용이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장면이 나온다. 특별히 스케이트보드를 택한 이유가 있는지.
▶김희정 감독: “지은이도 몸이 마비되어 있고, 명지는 누워 있다. 그들이 정지되어 있는 몸이라 생각한다. 그와 반대로 움직이는 몸이 필요했다. 움직이는 몸이라는 것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신나게 달리는 아이의 이미지가 필요했다. 작가 애란씨가 내게 예쁜 말을 들려줬다. 바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정지되어 있고, 죽어있는 것은 딱딱하다고. 제목에 쓰인 ’어디로‘는 방향성을 말한다. (스케이트보드의) 바퀴가 지용의 유품인데 세상을 향해 굴러가면서 재밌게, 신나게 잘 살아라는 의미라고 해석하며, 그걸 ’감독에게 드리는 선물‘이라고 했다. 메신저로서 그 아이가 움직이는 것, 뛰어가는 것, 보드 타는 것이 떠올랐다.”
Q. 지용이와 누나는 보호시설에서 생활했다. 혼자 남은 지은이가 곧 18살이 되어 퇴소해야하는 설정이 있다. 이런 상황을 왜 보여주었는지.
▶김희정 감독: “’보호종료 아동‘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요즘은 법이 바뀌었다. 18살이라면 아직은 세상을 맞대고 잘 살 수 있는 나이가 아닐 것이다. 제 영화를 보고 남긴 글 중에서 ’보호종료 아동‘을 위해 기부했다는 사람이 있다. 그게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되면 너무 행복하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보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해수 이야기는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Q. 소설에서는 명지가 스코틀랜드로 잠시 떠난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폴란드 바르샤바로 간다. 감독의 취향인가, 아니면 제작비 때문인지. 그리고, 해외 로케의 아름다움이나 이국적 풍경을 그다지 느낄 수 없다. 다른 의도가 있는지.
▶김희정 감독: ”해외에서 찍을 때는 내용과 어울려야 한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찍는 것이 아니니까. 자세히 보면 아실 텐데 명지의 집과 바르샤바의 사촌 집 내부는 비슷하다. 미술감독이 직접 가서 찾았고 꾸민 것이다. 난 7년간 폴란드에서 유학했고, 프랑스에서 1년 정도 레지던스 했다. 외국 경험이 있는 셈이다. 내가 있는 곳이 바뀌면 내가 바뀔 거야 이렇게 생각하지만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그렇지 않다. 히말라야에 가더라도 내가 바뀌지 않으면 똑같다. 명지는 누워 있기만 한다. 소설에서도 잠만 잔다. 일부러 그렇게 세팅했다. 그리고 바르샤바의 핫스팟이 나오긴 한다. 현지 스태프들이 ’좋은데 많은데..‘라며 아쉬워했다. 명지와 현석이 걸어오면서 길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트랙 깔고 원테이크로, 패닝을 하며 천천히 전체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도가 지나치게 아름다웠다. 그래서 그 장면은 버렸다. 아름답게 하자면 너무 많지만 아름다움이 해가 되면 안 된다. 그런 경우가 많다. 컨셉을 지키며 찍었다. 인물이 도드라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
Q. 폴란드에서 먹는 음식이 하필이면 면류이다. 폴란드 사람들은 뭘 먹나 궁금하기도 했지만 명지가 간 식당은 중국집 같기도 하고, 일본 라멘집 같기도 하다.
▶김희정 감독: ”하루이틀 머문다거나 해외취재였다면 현지식을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있다보면 국물을 찾게 된다. 그래서 베트남 식당을 간 것이다. 그곳엔 베트남 식당이 많다. 베트남 사람이 제일 많다. 아마 같은 공산국가였으며 국교를 일찍 맺은 영향일 것이다. 내가 폴란드 말을 배울 때도 베트남 사람이 많았었다. 비스트로 같은 가벼운 스낵바이다. 국수나 덮밥 같은 것을 가볍게 먹을 수 있다. 영화에서 명지가 약국 갔다가 산책하다가 국물 먹으려고 들른 것이다.“
Q. 영화에서 명지(박하선)는 몸에 반점, 두드러기 같은 것으로 고통스러워한다.
▶김희정 감독: ”나도 폴란드에서 촬영하면서 두드러기가 생겼다. 햇빛 두드러기 같다. 놀려갔다면 안 그랬을 것이다. 촬영을 하며 극도로 예민해져서 그런 모양이다. 김남희 배우가 알러기 연고를 줘서 발랐다. 개봉 전이라 신경이 쓰이는지 지금도 그렇다. 몸이란 것은 대게 솔직해서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한다. 표식을 한다. 명지는 ’장미색 비강진‘(Pityriasis rosea)이었다. 피부감기 같다. 몸에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열꽃처럼 온몸에 번진다. 현석(김남희)과 섹스가 가능하지 않게 만든 요소이기도 하다. 점점 번지면서 명지를 압도해 간다.”
Q. 전작 <프랑스 여자>에서는 ‘세월호’ 추모천막이 등장한다. 이번 영화도 ‘세월호’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지.
▶김희정 감독: ”세월호는 어떤 것을 상징한다. 사회적 재난 말이다. 성수대교도 이야기했고, 프랑스 파리 테러도 말했다. 그런 사회적 사건이 개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런 현장에서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숭고한 희생이 있다. 세월호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다. 소방관이 될 수도 있고,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사고가 났을 때 선두에 나서는 사람이 있다. 한국에 그런 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폴란드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바르샤바 봉기라고 말한다. 2차 세계대전 때의 일이다. 유태인을 돕고, 도시를 지키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다. 그렇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회적인 애도분위기를 꼭 보여주고 싶었다. 개인적인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석의 여지를 두고 싶었다. 그래서 두 도시 이야기가 나온다. 세월호를 생각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여주는 않는다. 영화 찍을 때 촬영감독이 수중촬영을 하자고 하더라. 손을 잡는 장면을 넣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제 스타일이 아니다. 직접적인 것을 보여주는 것 대신 그 편지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Q. 폴란드에 유학을 갔다. 좋아하는 폴란드 감독이나 작가가 있다면?
▶김희정 감독: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ława Szymborska) 시인. 내러티브가 있는 훌륭한 시를 썼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여자시인이다.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 작품은 난이도가 좀 있다. 그 책을 번역한 사람이 최성은 교수(한국외대 폴란드어과)이다. 내 친구이다. 번역을 칭찬해주고 싶다. 번역을 이렇게 잘 할 수가 없다. 번역 자체가 문학성이다.”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 “폴란드에 있을 때 친구가 되었다. 그 친구는 교환학생으로 폴란드에 왔었다. 이 영화 만들 때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영화감독 중에는 보이체크 하스(Wojciech Has)를 좋아한다. 판타지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폴란드에서 공부할 때 제 영화를 좋아해 주었다. 그 교수님 지지에 내가 괜찮은 감독이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저를 감독으로 인정해 주고, 많이 알려주시고 그랬다. 그때 단편들이 나의 작품 세계의 씨앗이 된 것 같다.”
(김희정 감독의 ‘친구’ 최성은 교수가 번역한 폴란드 소설에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도 있다. 의외로 폴란드는 SF/판타지의 성지 같다)
Q.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으면 하는지.
▶김희정 감독: “이 영화 초반 진입이 살짝 어려울 수도 있다. 짧고 자극적인 유튜브 같은 영상매체에 익숙해서 그럴 것이다. 호흡이 길다. 앞부분 40분 정도만 잘 따라가면 마침내 문이 열릴 것이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멈출 수 없다. 한 번에 흐르는 것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극장에서 영화적 체험을 해주시기 바란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입해서 눈물을 흘리면서 보실 수 있을 것이다. 눈물을 흘리면 마음의 안식을 얻는 것이다.”
Q. 다음 작품은 언제 또 만날 수 있는가. 4년을 기다려야하나?
▶김희정 감독: “내년 7월에 연구년을 신청했다. 폴란드에서 100프로 찍으려고 한다. 지금 준비하고 있다.”
김애란 작가의 단편을 영화로 옮긴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오늘(5일) 개봉한다. 박하선, 김남희, 전석호, 문우진, 김정철, 정민주 배우가 출연한다. 소설 일독을 권하고, 영화도 강추이다.
[사진=엔케이컨텐츠/디스테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