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고전영화 컬렉션 블루레이 제작사업의 일환으로 임권택 감독의 1980년 작 <짝코>, 김기영 감독의 1977년 작 <이어도>를 발간했다.

임권택 감독의 <짝코>(1980)는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1980)과 더불어 한국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종군작가 김중희의 단편소설을 송길한 작가가 시나리오화 하고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송길한 작가와 임권택 감독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좌절로 끝나고 신군부가 들어선 시점이다. 둘은 기존의 국책반공영화를 벗어나 좌익 빨치산을 소재로 한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자 했다. 영화는 전투경찰 송기열과 빨치산 부대 대장 짝코의 30년에 걸친 비극을 세련된 플래시백으로 오가며, 열강의 대리전이었던 한국전쟁이 어떻게 개인들을 파멸시켜 가는지 보여준다.

개봉 당시 두 번의 검열을 통해, 한국전쟁이 열강들의 국지전 시험장에 불과했다는 TV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장면과 망실공비의 뜻을 묻는 경찰의 대사는 삭제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짝코>는 제19회 대종상 영화제(1980) 각색상과 우수반공영화상을, 제20회 대종상 영화제(1981)에 신설된 반공영화부문에서 다시 반공영화특별상을 받으며 국책반공영화로서 인정받았다.

이번에 출시되는 <짝코> 블루레이에는 작품 및 임권택 감독의 세계를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박유희 영화평론가 겸 고려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의 감독론 및 작품론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영화사의 가장 독창적인 감독’으로 평가 받는 김기영 감독의 <이어도> 또한 자료원의 한국고전영화컬렉션 블루레이를 통해 감상 가능하다. 소설가 이청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이어도>는 삼신신앙, 남근숭배사상과 같은 전통적 소재 및 ‘이어도’라는 신화적 공간을 차용해 급격한 개발이 불러온 자연과 전통사회의 붕괴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이어도> 블루레이에는 서적 <전설의 낙인: 영화감독 김기영>의 저자 이연호 영화평론가의 김기영 감독론과 작품론이 수록된 소책자 및 <이어도> 원본 시나리오의 레플리카, 정성일 영화평론가 겸 감독의 음성 해설 등이 수록되어 있다.

한편, <짝코>와 <이어도>의 블루레이 발매에 맞춰 오는 8월 4일(토)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는 <이어도> 특별상영 및 주연 배우 이화시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홍준 교수가 참여하는 상영 후 대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