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
넷플릭스(38%)-티빙(18%)-웨이브(14%)-쿠팡플레이(11%)-디즈니플러스(5%)-왓챠(3.7%).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 OTT시장점유율 1위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넷플릭스의 시장지배율은 압도적이다. 국내 제작사들이 방송사는 뒷전이고 넷플릭스로 달려간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와중에 넷플릭스 CEO(공동CEO)가 한국을 찾았다. 커다란 선물보따리와 장밋빛 청사진을 들고.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취재진을 만났다. 22일(목) 오전, 취재진으로 가득 메운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 자리에 테드 서랜도스 CEO가 등장했다.
테드 서랜도스는 “넷플릭스 내 한국 콘텐츠 시청 수가 지난 4년간 6배 증가하고 K로맨스 작품 시청 수의 90%가 한국 이외 국가에서 발생했다. <카터>와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가 2022년 90개국 이상에서 넷플릭스 톱(Top) 10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 이후 (출연진이 신었던) 반스의 매출이 8000% 오를지 누가 알았겠나”며 한국에서 제작되는 콘텐츠의 글로벌한 인기를 언급했다. 이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넷플릭스가 선보일 한국 콘텐츠 다섯 편 중 한 편은 신예 작가 혹은 감독의 데뷔작이 될 것”이라며 “넷플릭스는 카메라 앞 그리고 뒤에서 활약할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차세대 한국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
이어 ‘한국 콘텐츠의 내일을 위해: 국내 제작 파트너들과 함께’ 세션이 이어졌다. 테드 서랜도스와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와 용필름 임승용 대표, 퍼스트맨스튜디오 김지연 대표(오징어게임),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변승민 대표(D.P.,지옥), 시작컴퍼니 김수아 대표(솔로지옥, 19/20)이 참석했다. 넷플릭스와 함께 작업하며 글로벌한 성취를 이룬 한국크리에이터 대표들은 입을 모아 생태계를 바꿀 정도의 넷플릭스의 제작방식을 칭찬다. 그러면서 한목소리로 테드 새런도스에게 “제작자로서, 창작자로서 지속가능한 콘텐츠를 위해 수익 배분에 대한 고민을 함께 많이 하면 좋겠다"(변승민), ”로컬에서 진정성 있게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김지현), “예능 콘텐츠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김수아) 등 제작자의 희망사항을 보탰다.
이어 두 번 째 세션은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넷플릭스의 혁혁한 업적을 홍보하는데 주력했다. ‘한국 콘텐츠의 내일을 위해: VFX 파트너들과 함께’ 세션에서는 이성규 넷플릭스 한국 및 동남아시아, 대만 프로덕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와 웨스트월드 손승현 대표(스위트홈), 그리고 넷플릭스의 자회사인 스캔라인VFX/아이라인스튜디오 코리아 홍성환 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스위트홈>에서 구현된 3M 키의 괴물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비주얼라이징하는 기술을 선보인 손승현 대표는 “2022년 매출이 2018년 대비 약 74배 증가하는 등 넷플릭스와의 동행을 통해 양적인 성장은 더욱 뛰어난 퀄리티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고, 홍성환 지사장은 “해외 창작자들의 문의가 쏟아질 만큼 한국 콘텐츠를 향한 세계적인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스캔라인VFX/아이라인스튜디오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한국 아티스트들을 양성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
이어 마지막으로 테드 서랜도스와 한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질문이 쏟아졌다. 테드 서랜도스는 K콘텐츠의 글로벌한 흥행성공에 대해서 ”한국은 대단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지녔다. 패션·음악·음식과 스토리텔링이 서로 함께 엮여 있다. 다양한 요소가 아름다운 이야기에 묻어 나면서 상업적이고 창의적으로 굉장한 퀄리티를 만들어낸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슈가 되고 있는 ‘계정공유 금지’에 대해서는 "글로벌하게 진행될 예정이고, (한국 도입시기는) 이 자리에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통신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망 사용료 논란에 대해서는 "넷플릭스는 좋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 세계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에게 10억 달러 투자를 진행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
한편 이날 테드 서랜도스는 “넷플릭스는 한국에 장기적인 투자를 할 것이다. 앞으로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그 안에는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트레이닝 하는 것도 포함된다. 2022년부터 2025년을 보면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영화 다섯 편 중 한편이 신예 작가 혹은 감독의 데뷔작이다.”이라고 강조하고, 한국의 우수한 제작사(스튜디오), 거장 감독, 베테랑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미래 꿈나무까지 넷플릭스 영향에 두려는 청사진을 밝혔다.
넷플릭스의 등을 업혀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한국 콘텐츠의 힘을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넷플릭스로 모든 것이 함몰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는 현장이었다.
[사진=넷플릭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