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가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재벌답지 않은 옹졸함과 궁색함까지 드러내는 재벌남으로 돌아온다.
이기우는 28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수목드라마 ‘기적의 형제’에서 출판사 문학과 상상의 사장 ‘이명석’ 역을 맡았다. 명석은 태강그룹 이태만(이성욱) 회장의 동생으로, 잘생긴 외모에 영리한 머리까지 모두 갖춘 전형적인 ‘엄친아’ 스타일의 재벌 2세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가진 명석에게 ‘열등감’을 선사하는 유일한 인물이 있으니, 바로 대학동기 ‘육동주’(정우)다.
이명석을 “대외적으로 서민적이고, 대중에게 친근한 재벌 2세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속내는 가식과 위선, 특권의식으로 채워진 인물”이라고 소개한 이기우는 “사실은 명석도 성공한 작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능력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동주에게 질투와 시기심을 느끼고 재벌답지 않은 옹졸함과 궁색함까지 드러낸다고.
사실 명석은 어떻게 하면 더 올라가 그룹 꼭대기에 설 수 있을지 욕망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비자금부터 세습경영 등 추잡한 루머에 휩싸여 있는 그룹 이미지 쇄신을 위해 자청해서 출판사를 맡았을 정도로 처세에도 능하다. 두 얼굴을 가진 겉과 속이 다른 인물, 분명 배우로서 매력적이지만, 연기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
“빌런인 듯, 빌런 아닌, 빌런 같은 역할이라 고민을 많이 했다”는 이기우는 그 답을 박찬홍 감독과 대화를 나누며 찾아냈다. “감독님이 궁색하고 찌질해도 좋으니 가끔씩 동주에 대한 질투와 시기심이 나올 때는 편하게 하고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명석이 어떻게 해야 얄미울까, 열등감을 어떻게 궁색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심했다”고 밝혔다. 젠틀함과 스윗함의 대명사인 이기우의 색다른 연기 변신, 그리고 질투의 대상 정우와 할말 다 하는 솔직한 티키타카는 이 작품의 차별화된 재미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기우가 이렇게 고민을 거듭한 이유는 바로 “박찬홍 감독님과 김지우 작가님께 나아진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데 있다. 지난 2016년 드라마 ‘기억’을 통해 ‘거장 콤비’와 함께 했던 이기우는 당시를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했던 현장”으로 기억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즐겁고 유쾌했다. 무엇보다 배역의 크기에 상관없이 카메라 앞에선 모든 배우에 대한 존중이 있는 현장이 감사함과 보람을 느끼게 했다”는 이기우는 “그래서 가장 믿고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감독님과 작가님의 작품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각오가 엄청 컸다”며 작품에 더더욱 진심으로 임했던 지난 시간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이기우는 “기적이 판타지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안에 실제로 존재하고 그 기적으로 세상이 바뀌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드라마 ‘기적의 형제’에서도 판타지가 현실이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이 이야기가 온갖 부조리와 각박한 삶 속에서 희망으로 비춰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기적의 형제’는 ‘윤동주’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빚뿐인 작가 지망생 ‘육동주’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정체불명의 소년 ‘강산’이 시간의 경계를 넘어선 진실 찾기를 통해 기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 오는 6월 28일 수요일 밤 10시3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사진=MI, S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