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기주가 열연을 펼친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떠난 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진기주는 20일 최종회가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여주인공 백윤영 역을 맡아 농도 짙은 감정 연기와 깊은 울림을 주는 내레이션으로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특히 진기주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와 이로 인한 스릴러부터 로맨스, 추리까지 다양한 감정의 변주를 흡입력 있는 연기력으로 촘촘하게 담아내며 ‘인생캐’를 경신해 빛나는 존재감을 입증했다.
Q. ‘어쩌다 마주친, 그대’ 종영 소감.
▶진기주: 저도 참 오랜만에 본방 사수를 하면서 본 드라마이다. 시청자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았고 감사하다. 14부에 범인이 밝혀진다고 SNS에 힌트를 미리 드리고 싶었는데 열심히 참았다.
Q. 이번 작품에서 밝고 천진난만한 모습부터 애처로우면서도 가슴 아픈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펼친다. 어려웠던 지점은.
▶진기주: 윤영이가 그곳에서 ‘변수’가 아니었다면, 윤영이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이었을 것이다. 목적에는 충실하고 진실됨을 잃지 않으며, 동시에 관찰자의 입장에 있다는 것도 늘 상기하면서 표현했다. 미래에서 온 윤영이는 이방인으로서 관망하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부분들을 신경쓰면서 준비했다.
Q. '과거'에 함께 갇힌 윤해준 역의 김동욱 배우와는 호흡이 어땠는지.
▶진기주: 정말 좋았다. 선배님 특유의 여유로운 에너지에 많이 도움을 받았고, 선배님이 윤해준이었기 때문에 저도 백윤영이 완성된 것 같다. 저도 세월이 쌓이면, 선배님처럼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다.
Q.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가슴에 남을 것 같은지.
▶진기주: 드라마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구나, 드라마에 진심인 분들이 정말 많구나를 새삼 다시 느끼게 해준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드라마를 새로 분해했다 조립하고, 모든 회차의 대사를 기억하고, 사이사이 행간을 모두 채워주시는 분들 덕에 드라마가 최종 완성되는 것 같다.
Q. 1회에서부터 공감할만한 상황과 대사들을 완벽하게 소화해 현실딸이라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있었다. 또한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으로 1987년으로 타임슬립하여 고등학교 시절 엄마의 만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어떻게 준비했는지.
▶진기주: 첫 회는 거울치료 요법이었다. 우리는 모두 윤영이잖아요? 전세계의 윤영이들에게 저의 거울치료가 잘 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소중한 사람에게 잘 하는 어른이 됩시다! 타임슬립 후 엄마를 만나는 장면은 그저 윤영이의 감정선을 따라갔을 뿐이다. 저도 찍으면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Q.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내레이션도 매회 화제가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레이션은?
▶진기주: 9부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의 수미상관 내래이션 좋아한다. 한 회를 열고 닫았던, 저를 설레게 했던 내레이션이었다. 내레이션이 많은 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즐거웠다.
Q. 마지막 결말에 서로 사랑에 빠진 백윤영과 윤해준이 다시 한 번 1987년으로 되돌아 가는 듯한 열린 결말로 마무리 된다. 이후의 이야기는? 백윤영은 우정리에서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지. 이번에는 어떤 미래를 바꾸고 싶어 할까요?
▶진기주: 살리지 못한 사람들 모두를 살리고 있을 거예요. 모든 것들이 본래의 주인에게 가도록 여전히 지켜주고 있을 겁니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엄마와 시간의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셨을 것 같다.
▶진기주: 제작발표회 때 했던 인터뷰를 엄마가 모두 보셨다. 본의 아니게 영상편지처럼 되어버렸다. 인터뷰 영상을 보고 또 보시는 엄마를 보니 더 잘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엄마와 시간의 의미는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것'. 이거면 다 담긴다고 생각한다. 건강을 잃어본 후에야 ‘건강이 최고야’라는 말을 진부하게 쓰는 게 아니라 절실하게 되새기게 되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윤영이를 통해 거울치료 했으니, 소중한 건 옆에 있다는 말을 뻔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Q. 차기작 ‘삼식이 삼촌’에서는 어떠한 변신을 할 것인지.
▶진기주: 좀 더 과거로 갑니다. 이럴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됐으니 앞으로 보여드릴 모습도 흐름에 맡기겠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알려주세요?
▶진기주: 계획이 없는 게 계획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주어진 것, 해야 하는 것을 열심히 하는 거죠.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Q. 마지막으로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사랑해준 시청자 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진기주: 이 드라마가 여러분에게 y같은 존재가 되었길 바라는 건 너무 크죠? 큰 사랑 주셔서 감사하고, 마음껏 즐겨주셔서 또 감사했습니다. 올여름 건강히 올 한 해 행복히 지내세요.
[사진=에프엘이엔티, 아크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