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SIBF)이 지난 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사태가 물러난 뒤 처음 열리는 도서전이라서 행사기간 내내 수많은 인파가 몰려 '책'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확인시켜주었다.
14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올해 도서전에는 36개국 530개 출판사(국내 360개사·해외 170개사)가 참여하였고, 작가 및 연사 총 215명(국내 190명·해외 25명)이 참가한 가운데 도서 전시와 강연, 세미나, 북토크, 포럼, 사인회 등 다양한 현장이벤트가 펼쳐졌다.
'비인간, 인간을 넘어 인간으로 NONHUMAN(NONHUMAN)'을 주제로 열린 올해 행사는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소외 받는 인간과 인간 외의 존재에 대해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은 샤르자였다. 행사장 입구에는 '샤르자'의 출판관련 부스가 크고 화려하게 마련되어 미지의 세상에 대한 독서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샤르자는 아랍에미리트 7개 토후국 중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2019년 유네스코 세계 도서 수도로 선정된 바 있다. 한국은 오는 11월 샤르자국제도서전의 주빈국으로 참가한다.
도서전시회 기간 동안 해외 작가들도 대거 방한하여 포럼, 북토크, 사인회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했다. 맨부커상 수상작이자 이안 감독의 영화로 유명한 '파이 이야기'(라이프 오브 파이)의 얀 마텔은 14일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소설가 김중혁과의 대담(15일), 사인회(17일) 등을 진행했다. 퓰리처상 수상작 '동조자'의 저자 비엣 타인 응우옌도 인기 작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로 HBO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올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고래'의 작가 천명관의 북토크와 김진명, 김연수, 김초엽 등 인기 작가, 생태학자 최재천, 작사가 김이나 등도 팬들과 근접 조우를 했다.
코엑스 행사장은 책들과 책을 찾는 예비독자들의 발걸음으로 가득 찼다. 특히 출판사 대원씨아이 부스는 행사기간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성공에 힘입어 원작만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로 위촉됐던 오정희 작가는 논란 끝에 홍보대사를 사퇴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시행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의 오정희 작가는 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등으로부터 홍보대사 위촉에 대한 항의를 받았고, 개막식날 소동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