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의 시나리오를 썼고, <신세계>를 직접 감독했던 박훈정 감독이 <대호>와 <브이아이피>를 거쳐 신작 <마녀>를 들고 돌아왔다. 19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박훈정 감독의 신작 <마녀>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마녀>는 영화 ‘브이아이피’에서 보았던 한 끔찍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한 소녀가 죽을 힘을 다해 살육의 현장을 벗어나 어두운 숲속을 달린다. 그리고, 나이와 이름 등 모든 기억을 깡그리 잃은 그 소녀는 시골농장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노부부의 따뜻한 보살핌 아래 ‘자윤’이라는 이름으로 제 2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 어려운 집안 사정을 돕기 위해 상금이 걸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화근이 된다. 그녀를 알아본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평안하기만 했던 그녀의 농장에 몰려오면서 불안과 살육의 향연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영화상영이 끝난 뒤 박훈정 감독과 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이어졌다.
데뷔작에서 주연을 꿰찬 김다미는 “액션을 펼칠 때 최대한 얼굴을 무표정하게 하거나, 웃으면서 하려고 했다. 액션과 동시에 표정 연기를 해서 힘들었지만 자윤의 캐릭터에 맞게 연기했다 ”고 자신의 액션연기를 설명했다. 김다미는 1500명의 후보를 제치고 오디션을 통해 자윤 역을 맡아 화려한 데뷔를 치른 것이다.
그동안 전작에서 강한 남성들이 등장하여 피와 의리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던 박훈정 감독은 이번에는 작심하고 걸크러쉬 여성 주인공 캐릭터를 완성했다. 박훈정 감독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선하게 혹은 악하게 태어난 인간과 그렇게 태어났다면 그렇게 규정돼 살 수밖에 없는지, 인간이 원하는 초월적 존재가 막상 나타나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리고, 전작 '브이아이피'에서 논란을 염두에 둔 듯, “'마녀'는 '대호' 이전부터 준비해왔던 영화다. 일단 여성 액션물로 규정하고 영화를 만든 게 아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여성이 어울리기 때문에 그렇게 설정했다. 액션은 서사를 위한 도구다. 액션을 만들기 위해 스토리가 필요한 게 아니라 스토리를 위해 액션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민수는 ‘자윤’의 행방을 뒤쫓는 미스터리한 조직의 '닥터 백'을 연기한다. "4년 만의 스크린 복귀라 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다. 여러 가지 성격 중에서 '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고민했다. 악만을 표현한 것은 아니고, 이 캐릭터가 이기적이면서도 자윤이 하나만큼은 사랑했다고 생각해 복잡한 느낌이었다"고 닥터 백 역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박희순은 닥터 백(조민수)과 함께 자윤을 추적하는 미스터 최 역을 맡았고, 최우식도 등장부터 미스터리함을 물씬 풍기는 ‘귀공자’를 연기한다. 두 사람의 역할은 영화의 스포에 해당할 사항인 듯. 이날 박희순은 자신은 “아날로그적인 액션을 담당한다”며, "'마녀'는 걸크러시의 페스티벌이나 다름없는 영화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훈정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들 때 ‘프랑켄슈타인’에서 소재를 착안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보면 많은 영화와 캐릭터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 모든 창조주와 피조물의 역할 관계를 떠나 새로운 걸크러쉬 김다미의 탄생을 알렸고, 혹시 만들어질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살짝 남겼다. ‘터미네이터’ 버금가는 프렌차이즈의 진화를 기대하게 스토리 라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마녀’는 6월 27일 개봉될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