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피디 중에 알파고 급 재능을 가진 고찬수 피디가 있다. 예능 프로그램, 시트콤을 연출했고, 한동안 KBS의 콘텐츠 관련부서에서 MCN 등을 담당하며 방송을 뛰어넘어 미디어의 융합/통섭/창조적 콘텐츠 활용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미 <쇼피디의 미래방송이야기>(08), <스마트TV혁명>(11) 등의 책을 내기도 한 고찬수 피디가 최근 새 책을 냈다. <인공지능 콘텐츠 혁명>(한빛미디어)이란 책이다. 부제로 ‘인공지능 시대에 콘텐츠 제작자로 살아남기’가 달려있다.
<인공지능 콘텐츠 혁명>은 알파고 이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인공지능 AI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바둑계만 뒤흔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고찬수 피디는 현재 콘텐츠 산업계에 불고 있는 AI혁명을 분야별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뉴스, 스포츠, TV, 연예/MCN, 영화, 오디오/음악, 사진/이미지, 문학과 미술, 게임/교육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전 분야에 침투(?)해서 날로 그 지능(!)을 높이고 있는 인공지능의 현재를 다루고, 미래를 그리고 있다.
뉴스분야에서의 움직임은 우리나라 언론계에 큰 경각심을 전해준다. 최근 네이버뉴스/댓글 소동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수용자 관점의 군중심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일차원적 틀에 갇혀 있다. 실제 미디어업계에서의 AI는 다양한 미래기술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매달린 상태이다. 단순한 게시판 운영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뉴스의 제작(기사의 작성), 추천 및 유통, 기자-독자와의 소통의 전 단계에서 달라진 저널리즘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 피디는 이번 책에서 상기한 전 분야에 걸쳐 기술 진보와 디지털 혁명, 아이디어의 혁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기존 미디어에서는 생각도 못한 다양한 미래상을 제시하다. (AI가 탑재된) 컴퓨터가 그림을 그리고, 모차르트의 악보를 통째로 외워 마치 아마데우스가 된 듯 새로운 곡을 창작한다. 소설도 쓰고, 시나리오도 쓴다. 물론, 지금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알파고’처럼 미래가 어찌될지는 모른다. AI자동차가 돌아다니는 세계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생각도 못한 ‘AI’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는 것이다.
미래의 모습은 1968년에 제시되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보여준 할(HAL)이 그러하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미래를 ‘심장을 가진 아이큐 200이 한계인 인간’과 ‘슈퍼컴퓨터 천만대를 연결시켜놓고 딥러닝을 하는 자가증식의 괴물’의 공존으로 그린다.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러한 결과가 드러날 것이다. 그 과정을 걸어가다 보면 또 다른 ‘특이점’을 맞이할지 모르겠다.
이제 방송사PD를 준비하거나, 신문사 기자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책도 읽어 둬야할 것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들 것이라니!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