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한 K팝 열풍을 이끈 걸그룹 중에 원더걸스가 있다. JYP의 원더걸스는 ‘텔 미’, ‘노바디’ 등 히트송을 잇달아 내놓으며 K팝 강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7년 원년 멤버 현아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합류한 유빈은 팀에서 랩을 맡아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팀은 해체되고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가며 열심히 인생 2막을 꾸미고 있다. 유빈의 선택은? 유빈도 새 앨범을 내놓으며 솔로로 나선다. 그녀가 택한 것은 원더걸스 때의 레트로 팝이나 자신의 장기 랩을 살린 힙합이 아니다. 시티팝이란 장르의 신곡을 내놓았다. 원더걸스 출신의 선미와 예은에 이은 세 번 째 주자로 나선 유빈을 만나보았다.
유빈은 5일 오후, 첫 솔로앨범 '도시여자(都市女子)'를 발매할 예정이었다. 원래는 ‘도시애’와 '숙녀' 등 두 곡이 수록되었다.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두고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데, 인터뷰가 진행되던 도중 ‘도시애’의 저작권문제가 불거지면서 발매가 연기된다고 JYP관계자가 알려주었다. 부득이하게 이번 솔로앨범은 ‘숙녀’ 한곡만으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JYP도 난감하고, 취재기자도 난감하고, 유빈은 더욱 난감할 것이다. 어쨌든 새로이 출발하는 유빈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11년만에 솔로 앨범을 내는 소감. “원더걸스 활동 시절에는 그룹에 더 집중했었다. 앨범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었다. 작년 초부터 작업을 계속한 셈이다. 나만의 색깔을 담고 싶었고, 어떤 장르가 내게 어울릴지 고민을 했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공들여 준비한 앨범인 만큼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래퍼가 아닌 보컬리스트가 되었는데. “보컬리스트가 되어야지 하는 마음은 아니었다. 시티팝 장르를 택했고, 여기에 랩을 넣어도 될까 그런 고민을 했었다. 그런 고민 끝에 보컬이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이다. 원더걸스 활동하며 보컬 트레이닝을 꾸준히 받았다.”며 “솔로 가수로서 감정처리, 음처리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 완벽하게 들려드리고 싶어 1970년대, 80년대 유행한 시티팝 다운 디테일을 살리려 했다.” 유빈은 시티팝 분위기를 위해 무대 퍼포먼스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마이크 잡는 방법까지 연구했다.”고 덧붙였다.
원더걸스에 대한 소회를 물어봤다. “10년 동안 원더걸스를 하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많이 했다. 20대를 원더걸스로 활동하며 희로애락을 다 겪은 것 같다. 정말 애틋한 존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멤버들과 진지하게 이야기 나눴고, 각자 하고 싶은 음악을 펼쳐보자고, 새 출발을 약속했었다. 서로 응원하는 마음이고, 다들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유빈은 이번 앨범에 대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면 원더걸스는 빨간색, 이번 솔로는 파란색에 가깝다. 시원한 느낌의 레트로”라고 설명했다.
원더걸스는 K팝 걸그룹으로 의미 있는 기록을 하나 갖고 있다. 2009년 10월, ‘노바디’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 100’에 76위에 올랐었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혁혁한 성과에 대한 소감도 남다를 듯하다. 유빈은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보면서 기쁘고 자랑스러웠다"면서 "미국에서 활동을 해봤기 때문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 글로벌하게 선전하고 있는 게 멋있다. 대견하다.“
유빈은 미국에서 잠시 활동할 때의 일을 이렇게 말했다.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힘들기도 했지만 너무 즐거웠다. 언제 투어 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미국 라디오에 출연을 할까. 그 때 여러 가지 경험들이 쌓여서 지금의 유빈이 된 것 같다.“
1위 욕심은 없나. “없다면 거짓말 일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준비한 것을 최대한 보여드리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 결과가 좋다면 더 행복할 것이다.”
유빈은 “원더걸스는 내게 꿈을 이루게 해준 그룹이다. 연습생 신분에서 가수로 데뷔하게 해 주었고,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오던 것을 이루게 해 준 게 원더걸스이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다음 앨범이 궁금하고, 다음 곡을 빨리 듣고 싶은, 그런 기다려지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