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미래사회라면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을 상상했는데, 이제는 AI가 쓴 시나리오로 AI배우 데리고 영화를 찍는 것을 상상한다. AI의 발전 속도는 정말 빛의 속도인 것 같다.”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에서 AI로 최민식 배우의 디에이징 기술을 선보인 강윤성 감독의 근(近)미래 예측이다. 26일 열린 콘텐츠산업포럼 행사에 패널로 참석해서 한 말이다.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2023 콘텐츠산업포럼’ 마지막 행사가 열렸다.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는 ‘AI 시대, 콘텐츠산업’을 주제로 콘텐츠와 기술 간 융합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섹션이 진행되었다. ▲정책 ▲게임 ▲이야기 ▲음악 ▲방송 등 5개 분야의 전문가 및 관계자가 발제자로 나서 업계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AI 기술 현황과 사례를 소개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쟁점 사항에 대해 다각도로 살펴보았다.
콘진원 조현래 원장은 “이번 콘텐츠산업포럼을 통해 콘텐츠와 AI 기술의 융합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콘텐츠산업의 혁신성장과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행사 마지막 날 마지막 세션은 <방송포럼>이 주제였다. ‘AI 시대, 방송 산업의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격변하는 방송영상산업 환경 속에서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영상 콘텐츠 제작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 <카지노>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은 ‘카지노’에 적용된 AI기술을 소개하며 미래 한국 영화제작 현장에서의 변화상을 그렸고, CJ ENM의 백현정 팀장(메타버스추진팀)은 방송현업에서 영상콘텐츠 제작 단계별 사용되고 있는 AI 기술과 이로 인한 고용 변화에 대해 소개했다.
강윤성 감독은 “요즘은 AI가 화두이다. 저도 챗GPT로 리서치해 봤었다. 어떤 스토리로 이야기 만들어달라고 하니 에피소드 원투쓰리를 만들어버리더라. 깜짝 놀랐다. 몇몇 키워드만 넣으면 된다. 앞으로 작가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카지노>에서 사용된 디에이징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차무식을 젊게 만들면서, 한 인물의 삶을 일관성 있게 보여줘야 했다. 아역과 청년기를 거친 뒤 최민식 배우가 어디까지 해줘야할지 그 톤과 연기에 대해 고민했다. 캐릭터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이 대신하는 것은 쉽지 않다. 차무식이 군대를 제대한 30대 이후의 인물을 연기해야했다. 작년 환갑을 맞은 최민식 배우에게 페이스 디에징 기술을 사용했다. 이전에도 이런 기술을 있지만 4K급 고해상도는 완벽하지 않다. 최민식 배우가 30대, 40대에 연기한 영상과 지금의 모습을 풀 스캔하고, AI에 집어넣어 학습시키며 얼굴모습을 작업한 것이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아티스트들이 리터칭하며 손을 봐야했다.”며 제작 과정에서의 여러 시도들을 영상과 함께 소개해 주었다. 이와 함께 “목소리도 AI를 활용하여 최민식 배우의 목소리에 젊은 사람의 목소리를 추가하는 등 차무식의 3~40대 시절을 이질감 없이 표현하는데 신경썼다”고 밝혔다.
이어 백현정 팀장은 AI기술의 발전에 따른 콘텐츠 밸류체인의 변화에 대해 소개했다. “이전에는 AI라는 것이 보이지 않는 기술 차원에서 인식되었지만 이제는 사람의 고유영역에서 실제 창작활동을 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소재 발굴 과장에서부터 활용된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트랜드를 분석하며 시나리오 작성을 보조해준다. 이뿐만 아니라 흥행예측, 투자예측에도 쓰인다. 제작단계에서 예산과 스케줄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예상가능한 이슈를 선제적으로 알려준다”고 밝혔다.
이날 백 팀장은 제작과정에서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작업, 편집작업, BGM작업 등의 활용 예를 설명하며 AI가 현업에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강윤성 감독과 백현정 팀장의 사례 발표에 이어 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가 좌정을 맡은 가운데 이후정 비브 스튜디오스 이사, 오현주 콘진원 산업정보팀 책임연구원이 함께한 종합토론이 펼쳐졌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