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희 정권 당시 자행된 반인류적 범죄를 다룬 영화 ‘서산개척단’이 언론시사회를 갖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서산개척단>은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가 ‘사회명랑화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자행한 무고한 청년들과 부녀자들의 납치, 강제결혼 등의 충격적인 진실을 목도할 수 있는 작품이다. 5년간의 심층 취재와 세련된 촬영, 장르적 스토리텔링, 압도적인 OST 등으로 높은 극적 완성도를 선보이며,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진모터스상)을 수상, 개봉에 앞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다.
지난 3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언론에서 앞다퉈 ‘서산개척단 사건’을 다루며 개척단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18일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이조훈 감독은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더 일찍 알려졌다면 좋았을 것 같다. 아카이브도 있었고 소송도 있었고 헌법 소환까지 갔다가 행정소송으로 마무리되었던 사실이 있었으나 이 사건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박정희 정권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은 아직도 당시 정권이 퍼트린 수많은 경제개발 논리와 그들이 폭력배고 윤락녀였다는 홍보성기사를 사실로 인정하게 됨으로써 국가가 그들의 인권을 유린했음에도 피해의식, 죄의식들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 같다.”며 “영화 속에서 밝혀지는 정권의 국토개발 및 강제동원 기획의 거대한 맥락과 피해자들을 인권유린 전말이 파악이 된다면 피해자 어르신들 스스로 자신의 삶과 역사를 재구성하며 인권을 자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 본편에 삽입된 연극 <언덕을 오르는 마삼식을 누가 죽였나>에 대해서 이조훈 감독은 “서산 출신의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 학생이 어릴 적 개척단 어르신들로부터 들었던 ‘서산개척단 사건’을 극본으로 쓴 것이 채택되어 연극으로 제작된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서산개척단>은 오는 5월 24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