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부터 줄기차게 내리던 비는 해질 무렵 공연시작 시간이 되도록 그칠 줄을 모르고 점점 빗발이 굵어졌다. 하지만 어떠한가. 가왕의 50주년인데.
조용필(68)의 가요계 데뷔 50주년 콘서트 ‘Thanks to You’가 열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은 저녁이 되면서 인파가 급속도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원래 이 곳 잠실벌에는 경기장이 산재해 있다. 프로야구도 열리고, 아이돌 공연도 열린다. 이날은 가왕의 쇼가 주경기장에서 펼쳐졌다. 마치 서울 인근의 산 등산로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풍광처럼 중년의 신사숙녀분들이 공연장으로 발길을 이어갔다. 지하철 2호선 6번과 7번 출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딩고 '일소라 커버 프로젝트' 선발팀 3팀의 사전무대에 이어 조용필의 본공연이 시작되었다.
객석을 가득 채운 4만 5천 명의 열성 팬 앞에 선 조용필은 이날 50주년 공연을 기념하는 노래 ‘땡스 투 유’를 시작으로, ‘여행을 떠나요’, ‘못 찾겠다 꾀꼬리’ ‘바람의 노래’, ‘그대여’, ‘어제 오늘 그리고’, ‘자존심’, ‘창밖의 여자’ 등 150분 동안 히트곡 30여 곡을 그야말로 쏟아 부었다.
‘미지의 세계’와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등을 부를 때는 조용필과 밴드 ‘위대한 탄생’을 실은 무대가 무빙 스테이지가 되어 객석 사이를 이동하며 “오빠” 소리를 잠실벌에 메아리치게 했다.
이날은 무슨 일인지 공연 내내 비가 내렸다. 하지만 관객들은 쏟아지는 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왕의 노래에, 가왕의 한 마디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때때로 “오빠!” “용필 오빠!”, 어느 때는 “형님!”을 외치면서 말이다.
본 공연의 마지막 곡은 ‘슬픈 베아트리체’였다. 이어 ‘꿈’, ‘친구여’, ‘바운스‘ 등 앙코르 곡이 이어지며 조용필의 서울공연은 막을 내렸다. 조용필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공연을 펼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그리고 그중 세 번은 비와 함께였다.
조용필의 50주년 순회 콘서트는 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6월 2일 광주, 9일 의정부로 투어가 이어진다.
[사진=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