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이 8년만에 신작을 들고 돌아왔다. 필름시대를 마감하고 디지털로 찍은 신작 <버닝>은 이미 내달 열리는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상태. 거장의 숨결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영화 <버닝>이 5월 개봉을 앞두고 베일을 벗었다.
24일 오전, CGV압구정에서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버닝>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창동 감독과 주연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가 참석하였다.
영화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랜만에 취재진을 만난 이창동 감독은 “영화 개봉하기 직전에는 항상 기대와 함께 긴장된다. ‘버닝’은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말을 걸기 때문에 더욱 긴장된다”며, “미스터리 스릴러이지만 그런 장르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미스터리, 영화 그 자체가 미스터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버닝>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유아인은 “감독님과 함께하는 작업에 자체에 의지를 가졌다. 시나리오 나오고, 촬영을 하면서 더 같이 하고 싶었다. 굉장히 달갑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고, 스티븐 연은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하고, 같이 일하는 것은 영광이다. 같이 일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매우 행운이다“고 밝혔다.
‘종수’ 역으로 분한 유아인은 캐릭터에 대해 “속을 알 수 없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이다. 잘 알 수 없는 인물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벤’ 역의 스티븐 연은 “시나리오를 읽은 후에 벤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벤과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전종서는 “해미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라고 이야기해, 세 배우의 연기 발화점이 될 영화 <버닝>의 속 세 캐릭터와 관계와 열연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유아인, 스티븐 연과 함께 이창동 감독에게 캐스팅된 전종서는 이번 작품이 첫 작품. 이 감독은 "전종서를 본 순간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모, 감성, 내면 등이 특이했다. 전종서는 극중 해미처럼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잠재력이 있는 원석이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테크닉적인 것보다는 정서적으로 캐릭터랑 많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기회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다. 이 감독은 “단편소설을 읽었을 때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시’ 이후 긴 시간 영화를 만들며 고민했던 문제와 연결된 지점이 있었다”며 “소설을 영화로 가져왔을 땐 제 작품이 돼야 하기에 이 소설이 어떤 작품이든 그건 독자에게 맡기고 저는 저대로 만들어갔다”고 영화가 소설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임을 짐작케 했다.
이창동 감독의 초기대작 <버닝>은 5월 17일 개봉될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