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의 미스터리 범죄물 <미끼>에서 이엘리야는 ‘유사이래 최대 사기사건’의 피해자 가족모임의 일원으로 사건의 원흉과 사건의 배후를 쫓는 천나연을 연기한다. 노상천(허성태) 일당이 벌인 사기 행각으로 천나연의 가족은 풍비박산 나고, 고등학생이었던 나연은 끝까지 사건을 추적하는 인물이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통해 선한 역할과 악한 역할을 번갈아 잘 소화해낸 이엘리야를 만나 [미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는 [파트2] 방송을 앞두고 진행되었다. 쿠팡플레이 [미끼]파트2는 내일(21일) 최종회가 방송된다.
Q. 천나연을 맡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이엘리야: “나연을 연기할 기회가 저에게 왔다. 캐스팅 확정이 안 된 시점에 4부 대본까지 받아 읽었다.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나연이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삶의 무게를 느낄 수가 있었다. 힘들었을 삶을 잘 견디고 버텨낸 것 같다. 마음으로 애착이 가는 캐릭터였다. 대본을 받고, 잘 읽고, 미팅을 하면서 계속 나연을 잘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Q. 실제사건의 피해자를 생각하면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는지.
▶이엘리야: “사기 사건은 지금도 발생한다. 현재 진행형일 것이다. 저는 항상 피해자의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이 <미끼>라는 작품을 봤을 때 조금이라도 불편한 지점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 사기 사건에 대해서는 뉴스에도 많이 나왔고, 관심을 조금만 가지면, 인터넷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건은 이슈가 되면 관심을 갖다가 또 어느새 잠잠해져 버린다. 피해자들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 찾아보고, 계속 관심을 가지려고 했다. 주변에 보이스피싱 당한 사람도 있고. 그 심정과 사기로 인한 피폐된 개인의 삶에 주목했다.”
Q. 천나연은 피해자 모임의 일원이면서 진실을 추적하는 기자이기도 하다. 캐릭터의 성격을 어떻게 잡으려고 했는지.
▶이엘리야: “‘우리는 피해자에요’, ‘우리는 어려움에 처해 있어요’ 이렇게 소리 내며 피해자를 대변하는 피해자 모임의 일원은 아닌 것 같다. 좀 더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나연은 우리 사회에 사기사건이 너무 많고, 흔하기 때문에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는 현실을 타파하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 마냥 불쌍한 피해자라기보다는, 그 어려움을 헤쳐 나가 좀 더 나은 환경,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애쓰는 인물이다. 그러기 위해 좀 더 강인한 사람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기자지만 인터뷰하거나 취재활동을 펼치는 것은 없다. 노상천의 행방을 캐묻고, 경찰서 가고 그런 모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노상천 잡겠어!’ 하며 2차, 3차 피해를 막겠다고 나선다. 언제나 당찼으면, 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외모에서도 강단 있는, 꾸미지 않은 모습이 대부분이다.
▶이엘리야: “머리는 그냥 집에서 감고, 드라이도 하지 않고 촬영장에 갔다. 바람에 흩날리는, 뻗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나연이라는 얼굴이 그래야할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캐릭터의 힘이 떨어질 것 같았다. 당연히 운동화를 신을 것 같았다. 발로 뛰어다니는 느낌. 운동화도 제 것 신고 연기했다.”
Q. 특별히 공감한 대사가 있다면.
▶이엘리야: “가장 나연이다운 대사는 ‘사기를 살인죄로 보아야 무언가 보일 것’이라고 구도한 형사에 말한다. 경찰은 살인만을 중요한 범죄로 본다. 사기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 압박이나 죽음이 많은데 말이다. 나연은 사기가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 대사가 와 닿았다. 그 대사로 사기란 게 가벼운 게 아니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Q. 울릉도에서 찍은 장면은 어떤 장면인가? 꽤 중요한 장면 같은데. 지금 말할 수 있는가? 얼마나 찍은 것인가.
▶이엘리야: “와~ 하실 수도 있다. 대자연 안에 있는 인간이기에, 대자연이었기에 가능했던 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4박 5일 정도 촬영했다. 배에서 하루 자고. 그랬어요.”
Q. 극중에서 2011년의 모습을 보여줄 때 교복 차림이다. 고등학생 교복 연기는 어땠는지.
▶이엘리야: “교복을 입고 연기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본격적으로 말이다. 다른 작품에서 상징적으로 입은 적은 있는 것 같다. 드디어 내가 교복을 입는구나 싶었다. 학창시절에도 교복을 좋아했다. 교복을 입고, 서사가 있는 연기를 했다. 좋았다. 또 입고 싶다. 저는 좋았지만 감독님이나 보는 분이 어떻게 보실지 걱정되었다. 연기적으로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외모 부담은 잠깐이었고 말이다.”
Q. <미끼>는 파트1,2로 나누어 방송된다.
▶이엘리야: “작가님이 회식 때 이야기하시기를 할 말이 많다고 하셨다. <미끼> 파트1,2가 완결이라는 느낌을 받더라도 ‘사기’라는 소재로 할 이야기가 더 많을 것이라고 작가님이 내비쳤다. 만약 어떤 이야기가 되든지 제가 또 할 수 있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캐스팅되면 달려가야죠.”
Q. 이번 작품을 위해 운전면허증을 땄다는데.
▶이엘리야: “이전에 운전 장면이 있으면 대역을 쓰거나, 스태프가 차를 밀어주는 방식이었다. 스태프들이 고생을 했었다. 이제 제가 자신 있게 운전할 수 있다. 그런데 주변에서 잘 안 맡기더라. 누군가의 수고를 들어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좋다. 운전하면서 노래 부른다. 굉장히 힐링이 되더라. 70년대 갔다가, 60년대 가고 그런다. 노래가.”
Q. 장근석은 한류 톱스타이다. 그런 배우와 연기한 소감.
▶이엘리야: “사실, 아이돌이어다거나 ‘아시아프린스’였다는 것을 잘 몰랐다. ‘베토벤 바이러스’나 ‘황진이’ 같은 굵직한 작품에서 너무 연기를 잘 하셨다는 인식만 갖고 있었다. 현장에서 다가갈 수 있을까. 어떻게 대선배님에게 말을 걸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그런 어색함을 잘 아우르는 선배였다. 분위기를 압도하는 유쾌함이 있었다. 연기경력 30년차의 선배님이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Q. 혹시 장근석 배우가 출연한 다나카 유튜브 봤는지.
▶이엘리야: “당연히 보았죠. 나연 캐릭터를 읽다가 감정이 무거워지면 다나카 보면 재밌다.그래서 현장에서 놀린 적이 있다. ‘잘 보고 있다’고. 쿨하시더라.그것도 자신감이라 생각했다. 아시아 프린스는 확실히 다르구나.”
Q. 허성태 배우와의 연기는.
▶이엘리야: “이번에 처음 뵈었다. 선배에 대한 생각이나 이미지 말고 그냥 노상천으로 생각하자. 현장에서 신이 없어도 인사를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처음 만났을 때 ‘노상천에 대한 감정’이 밀려오기를 원했다. 이번 현장에는 재밌는 선배가 많은 것 같다. 장근석 선배도, 허성태 선배도 온오프가 확실하다. 본인 역할 끝나고 퇴근할 때는 장난을 치신다. ‘온’일 때는 확실히 캐릭터에 몰입한다. ‘오프’되면 두 분 다 다 유쾌하다. 제겐 너무 재밌는 현장이었다.”
Q.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인지.
▶이엘리야: “도전이었다. JTBC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에서의 혜원 역할이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그 인물보다 더 포장이 안 된, 나를 보여주지 않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메이크업도, 의상도 모두 회색인 캐릭터이다 보니 내 안의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날 것의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Q. 기자, 보좌관, 아나운서 등 전문직을 주로 해왔다. 단아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로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에 대해서.
▶이엘리야: “제대로 고착화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20대 때는 이런 거 잘 못했다. 강렬하고 화려한 인물을 하다 보니 서른 넘어 이런 전문직 캐릭터를 할 수 있었다. 기자지만 피해자 모임의 일원으로 현장에 뛰어다니는 역할이다. 가방 메고 돌아다니기만 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기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 취재도 다니고, 질문도 하고, 기사도 쓰는. 그런 전문직 직업이 많잖아요. 그런 것 해보고 싶다.”
Q. 연기를 시작한지 10년이 된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떤가.
▶이엘리야: “장근석 선배는 30년이다. 다 오래 연기하신 분인데 10년 연기한 것 가지고 말하기가 부끄럽다. 오래 연기하시는 분들이 멋져 보인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연기하고 있구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Q. 프로필을 보면 초기에 뮤지컬 <영웅>을 했던데, 앙상블이었나.
▶이엘리야: “<영웅>했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다. 오디션을 보고 출연한 것이 아니라서. 그 당시 <완득이> 뮤지컬 작업하는데 오디션 갔다가 갑자기 제작사 대표님이 ‘너는 이거 말고 딴 것 해야겠다’면서 와달라고 그랬다. 그래서 간 곳이 뮤지컬 <영웅> 연습실이었다. 그 때가 2012년. 데뷔하기 전이었고, 학교는 휴학한 상태였다. 사실 대학도 뮤지컬 하려고 갔었다. 항상 뮤지컬을 노리고 있다.” (지금도 뮤지컬 하고 싶은지?) “소극장 뮤지컬하고 싶다. 얼마 전에도 오디션 지원했었다. 회사에는 일단 하고 싶다고 말했었고. 그런데 저 때문에 누군가가 그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그것은 옳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해서, 누가 봐도 ‘잘한다’ 설득할 수 있으면,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는 자신이 들면 무대에 서고 싶다.10년 안에 뮤지컬 꼭 하고 싶다.”
(무대에 서는 것을 아주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 “지금 당장 할 수는 있지만, 나는 진심이다. 뮤지컬을 진심으로 하려는 사람들이 내 실력을 보고 ‘뭐야?’라는 소리는 안 나와야 하니까. 모든 분들을 설득할 수 있는 실력으로 나서고 싶다. 저도 한때는 뮤지컬에 진심이었으니. 그들의 노력, 기회가 쉽지는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한다. 오디션 자체가 힘들다. 뮤지컬 열심히 하시는 분이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때가 되면 꼭 하고 싶다.”
Q. 뮤지컬을 향한 진심이 느껴진다.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었는지.
▶이엘리야: “전 항상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를 꼭 하고 싶었다. 소극장 뮤지컬 말고는. 그것 하나만 이루어도 좋다. 옛날에는 ‘레미제라블’, ‘팬텀’, ‘시카고’ 등 꿈은 많았다. 내가 어떤 시기에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얼까. 도전하고 싶은 것은 ‘지킬앤하이드’이다.”
Q. 연기를 계속하는데 대한 고민은 없었는지.
▶이엘리야: “올해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내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그 고민이 있었다. 연기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지만, 그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내가 이 직업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잘해 낼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다. 그래도 연기하는 것이 행복한 것 같다. 작년에 개인적으로 슬픈 일이 있었다. 삶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더라. 연기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들고, 이 직업을 계속하는 것이 고맙다. 앞으로 어떤 인물을 연기할지 모르겠지만 절실하게 연기하고 싶다.”
Q.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인가. 완벽주의자 같다.
▶이엘리야: “어렸을 때부터 성악과 가야금을 배웠다. 예체능을 하면서 예술이나 꿈이란 것이 너무 소중한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마음이 '이만큼'이지만. 남들에겐 '요만큼'일수도 있다.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한다. 내가 불안하지 않은 상태가 완벽이지 않을까.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이다.”
Q. 파트2의 관전 포인트를 말한다면.
▶이엘리야: “<미끼> 파트1에서는 연쇄살인이 일어나라 노상천이라 인물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야기이다. 파트2에서는 숨기려고 하는 과거와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진실을 쫓는 형사와 피해자 모임 사람들이 입체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 사기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의 감정선을 보시면 더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것이다.”
Q. 기자 역할을 맡았는데, 본인 인터뷰 기사의 제목을 뽑는다면? .
▶이엘리야: “아, 생각나는 것은, ‘미끼를 물었다?”
Q. 이름이 독특하다. 이름을 소개해 달라.
▶이엘리야: “‘엘리야’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이다. 어디에 가든 선지자로서 존재한다. 비가 내리지 않는 곳에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인물이었다. 어디로 가든 너의 신념과 믿음을 지켜내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었단다. 직업이 주일 지키기가 어렵다. 코로나 지나면서 더욱. 그래도 하느님은 잘 믿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연예계 10주년 목표가 있다면.
▶이엘리야: “차기작은 보고 있다. 소규모 공연을 하고 싶었다. 어머니께서는 다른 사람이 시켜줄 때 하지, 너 스스로 축하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부끄럽다. 소소하게나마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장근석, 허성태, 이엘리야 주연의 쿠팡플레이 [미끼]는 파트1 6편이 지난 1월 27일부터 2월 10일까지 공개되었고, ‘파트2’는 4월 7일부터 공개되었다. 내일(21일) 최종회가 방송된다.
[사진=쿠팡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