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불러 전설이 시작된 조용필의 고향은 부산이 아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그리고 미8군에서 노래를 부르며 대중음악인으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때가 1968년 12월. 올해로 가수 데뷔 50주년이 된다. 그는 그렇게 불리는 것을 썩 달가워하지는 않지만 대중들은 그에게 주저 없이 ‘가왕’(歌王)이라 부른다. 올해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조용필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11일 오후, 서울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는 취재진으로 가득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사회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1968년 데뷔한 조용필은 지금까지 정규앨범만 19집(20개 앨범), 비정규앨범까지 포함하면 50개에 달하는 음반을 발매했다. 조용필의 음반역사는 한국대중가요계의 역사이다. LP로 데뷔해 카세트테이프와 CD를 거쳐 디지털음원 시대에 이르기까지 1위 노래를 모두 내놓은 국내 유일의 가수이다. 얼핏 떠오르는 그의 히트곡들!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허공’, ‘고추잠자리’, ‘친구여’, ‘여행을 떠나요’, ‘꿈’, ‘추억 속의 재회’, ‘바운스’, ‘헬로’ 등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오랜 시간 가왕의 자리를 지켜왔다.
조용필은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너무 행복하다. 지난 5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보답할 길이 없을 것 같다. 여러분의 깊은 관심에 대단히 감사드린다”고 50주년 소감을 밝혔다.
조용필의 자신의 음악인생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항상 음악을 듣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용필은 지금도 유튜브를 통해 동시대 아티스트의 노래를 듣고 분석한다고 한다.
데뷔 50년에 맞춰 새 음반을 내놓을지 관심이 갔다. “사실 50주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새 음반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19집에 대한 부담이 커서 새 음반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겼다. 수많은 곡을 준비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현재 되어 있는 건 6~7곡정도 되지만, 공연이 결정되면서 모든 것을 중단했다. 나는 공연준비와 음반준비를 같이 못 하는 스타일이다. 하나에 꽂히면 그것에만 몰두한다.”며 새 음반은 좀 더 기다려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필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과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함께 나눴다. 그 덕분에 제가 노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당신이 있었기에 내가 있었다. 참 고맙다’ 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공연을 할 때 관객이 만족스러워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다.”고 말했다.
올해 나이 69세. 50년 동안 노래를 불러온 조용필은 “대중에게 폐를 끼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평생 제 노래를 들으며 살아왔는데, 제가 노래를 그만두면 팬들은 배신당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제게 허락되는 날까지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용필은 6살 무렵 처음 하모니카를 통해 음악이란 오묘한 세상에 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와 최근 북한 평양공연에서 몸 상태가 최악이었었다는 사실, 그리고 나 홀로 아침 챙겨먹기 등 인간 조용필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도 담담히 펼쳐 놓았다.
조용필의 가수데뷔 50주년 기념 투어 ‘땡스 투 유(Thanks to you)’는 오는 5월 12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5월 19일), 광주(6월 2일), 의정부(6월 9일)에서 펼쳐진다.(KBS미디어 박재환)
[사진제공_조용필50주년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