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화) 밤 24시 30분,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김종관 감독의 잔잔한 ‘관찰극’ <더 테이블>이 방송된다.
아마 평균적인 도시인이라면 오늘도 별다방에서 커피를 마셨을지 모른다. 별다방이 아니어도, 아메리카노가 아니어도 말이다. 사람들이 그 자리에 앉아,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김종관 감독은 한 조용한 카페에서 가만히 관찰한다. 영화 <더 테이블>이다.
<더 테이블>은 지극히 잔잔한 영화이다. 장소는 딱 한 곳. 어느 조용한 커피숍이다. ‘적당히 단아한 테이블’에 손님이 앉으면 주인이 주문을 받는다. 커피를 시키든 차를 시키든 맥주를 시킨다. 자리에 앉은 사람은 그들만의 일상적인 수다, 비밀스런 대화, 은밀한 상담을 펼친다. 커피잔을 내려놓은 주인은 무심하게 카운터로 돌아가고, 테이블과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만이 자기들의 세상에 빠져든다.
이날 그 테이블에 앉은 사람은 ‘정유미-정준원’, ‘정은채-전성우’, ‘한예리-김혜옥’, ‘임수정-연우진’이다.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에 묘하게 집중된다. 첫 번째 손님을 알아보자. 정유미는 남의 시선이 무척이나 신경 쓰이는 연예인이다. 오늘 이곳에서 언젠가 사귀었던 ‘일반인/직장인/옛 남친’ 정준원을 만난다. 정준원은 들뜬 상태에서 할 이야기, 안할 이야기 마구 늘어놓는다. 같이 사진도 찍자고도 그런다. 정유미는 난감하지만 또, 그렇다고 모질게 내팽개칠 수도 없다. 이후 그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들에겐 특별한 하루의 일상을 ‘대화를 통해’ 보여준다. 물론 그 일상은 그들의 최근 얼마동안의 삶의 압축판일 것이다.
그들의 사연이 첫사랑의 인연이든, 풋사랑의 아쉬움이든,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이든, 아니면 막장드라마의 시작이든 사람 사는 세상에서 펼쳐질 내용들이다.
김종관 감독은 특유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담한 연출로 꽉 채운다. 배우들의 단순하지만 진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비는 그치고, 카페를 나갈 시간이 된다.
김종관 감독은 “하루 안에 저마다의 다른 시간을 둔 네 개의 에피소드가 담긴 이 영화는 단편소설을 쓰듯 단편영화를 찍었던 시절에 대한 애정이 담긴 프로젝트”라고 밝힌다.
감독은 실제 커피숍에서 촬영하면 영업에 지장을 줄 것 같아 ‘플로리스트의 작업실’을 조금 개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카페가 하루 동안 다양한 사람들이 지나고 그들의 사연이 보여줄 수 있는 자연스런 공간으로 보이길” 바랐단다.
오늘 하루, 당신은 커피숍 테이블 앞에서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KBS독립영화관 <더 테이블>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