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네이버에 연재된 인기 웹툰 <치즈인더트립>은 2016년 초 tvN에서 16부작 드라마로 방송되면서 다시 한 번 인기를 끌었다. 박해진과 김고은이 출연한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영화판에서는 박해진이 오연서와 호흡을 맞춘다. 3월 14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오연서가 인터뷰에 나섰다. 오연서는 최근 이승기와 호흡을 맞춘 드라마 <화유기>도 막 끝낸 상태였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기자들을 만났다. 9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 앉았다. 이날 오전부터 몇 차례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드라마 끝나고, 영화개봉하면 무대인사까지, 한동안 바쁠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오연서는 ‘치즈인더트랩’ 원작웹툰의 홍설과 싱크로율이 꽤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대를 많이 하셔서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다. 원작에서는 내면으로 갈등하는 것이 많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게 걱정됐다.”며, “슬프거나 화가 난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장르가 아니었다. 그런데 내레이션이 있어 정리를 하고, 장면을 환기시켜주는 면이 있어 다행이었다.”고 웹툰 원작의 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대학생 연기는 어땠나. “모든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부담감이었다. 서른 넘어 대학생 역할을 한다는 게 민망하기도 했다. 배우들끼리는 같은 또래들이라 다 같이 나이 들어 대학생 연기하는 게 재밌었다. 감독님이 한껏 ‘뽀사시’하게 찍어주셨고, 캠퍼스 촬영 때 날씨도 좋았다. 촬영장에서 쉴 때는 벤치에 앉아 낭만적 기분을 만끽했었다. 물론 대학 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났지만 과제물 생각하니 싫더라.”고 늦깎이(?) 대학생연기 소감을 전했다.
많이 받았을 질문일 텐데 유정(박해진)과 인호(박기웅) 중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오연서는 웃으면서 대답한다. “둘 다 싫다. 한 쪽은 너무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그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물론 나중에는 풀리지만. 그리고 또 한 쪽은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가고, 욕도 하는 캐릭터라.”라고 대답한다. 오연서는 ‘두 사람의 장점을 합친 것보다는 “현실 남친이라면 차라리 은택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럼 영화 말고 실제 이상형은? “자상하고, 잘 챙기는 남자. 내가 덤벙대는 편이라. 그리고 위트 있는 사람, 재미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대답한다.
인기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니 부담감이 컸으리라. “책이나 웹툰이 원작이면 연기하기가 어렵다. 읽어본 사람이 저마다 상상하는 게 다르다. 드라마는 16부작, 혹은 20부작으로 따라 갈 수 있기에, 진행되면서 힘을 얻는 게 있다. 그런데 영화는 내내 관찰하고 하는 게 어렵다.”고 말한 뒤, “그래도 이번 웹툰은 사랑스런 점이 있다. 감독님이 연서가 가진 표정, 당황하는 말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부분이 나랑은 매칭이 되는 모양이다.” 오연서는 아직 드라마는 보지 않았다고 한다. “이젠 볼 계획이다. 영화도 시사회 때 처음 봤다. 이젠 시청자 입장에서 편한 마음으로, 즐기는 마음에 볼 것이다.“고 한다.
오연서는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웹툰 보는 것도 즐긴단다. “원래 만화 보는 것 좋아했다. 이젠 고전이라고 해야 하나 ‘슬램덩크’도 좋아하고, 순정만화라면 ‘꽃보다 남자’ 도 기억에 남는다. 요즘은 <몬스터> 재밌게 봤다. 우라사와 나오키 작품은 여러 번 봐도 잘 모르겠다. 해석하기 나름이니. 웹툰 <유미의 세포들>도 재밌다.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 같은 작품인데 세포들이 나와 싸우고 그런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 그런데 세포를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드라마 ‘화유기’를 끝내고, ‘치즈인더트랩’이 개봉한 뒤 오연서는 무얼 할까. “만화 보기, 미드 보기, 한국드라마 보기, 만화방에도 간다. 책 읽는 것 좋아하고. 취미가 정적인 것 밖에 없네요. 운동이란 걸 딱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니.”
드라마도 영화도 무난히 연기해 내는 오연서는 “둘의 차이를 별로 못 느끼겠다. 물론 배우로서는 영화가 좋은 점이 있다. 현장에서 여유가 많고 배우들끼리 대화도 많이 나눌 수 있다. 드라마는 정말 타이트하게 찍어야하는 경우가 많다. 1주일에 2시간 분량을 찍어야하니. 영화는 몇 개월 동안 두 시간 분량을 찍는 셈이잖은가. 아직 경험이 없어서 두 매체 사이의 연기가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오연서는 2002년 중 3때 ‘LUV’라는 걸그룹으로 데뷔하여 아주 잠깐 활동했었다.(멤버 중에는 전혜빈도 있다). 곧바로 연기자로 전환, KBS의 <반올림>(시즌1) 등에서 아역/청소년을 거쳐 2011년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말숙 역으로 시청자에게 깊이 각인되었다. 이후 ‘왔다 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 ‘엽기적인 그녀’, ‘화유기’ 등의 드라마를 통해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영화는 ‘여고괴담5’(2009)를 통해 성인연기자로 데뷔했고, <국가대표2>에서 쇼트트랙 선수출신의 채경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중 자신의 인생작은 무엇일까.
“모든 작품이 저한테는 소중하다.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작품은 <돌아와요 아저씨>(SBS). 제 몸에 ‘40대 남자’가 들어와서 연기를 하는 것이니 다시 못해 볼 캐릭터 같다. 여자가 남자처럼 행동해야 하고 액션 씬도 많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본, 그래서 기억에 남는 캐릭터 같다.”
이번 작품에서도 액션연기가 있는데. “맞는 연기! 전문가가 하는 것이 화면에 좋게 나온다. 촬영할 때 욕심내고 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생각만큼 잘 나오진 않더라. 역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풀 샷이나 롱 샷은 액션팀에서 해 주시는 것이고, 미디엄 샷은 제가 하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키스씬에 대한 현장소감도 밝혔다. “키스는 설레잖은가. 그런데 현장에선 신경써야할 게 많다. 사방에 스태프도 있고. 간지럽고, 설레는 생각보다는 촬영할 때는 빨리 끝내야지 그 생각뿐이다.”
<치즈 인더 트랩>은 어떤 작품이었나? “요즘 영화랑은 조금 결이 다르다. 감질거리고, 연애의 진행도 너무 느리다. 풋풋하고 설레는 첫사랑이어서 귀엽다. 유정선배가 손잡는 그 장면, 그 때 재밌고 웃겼다”
그 장면에 대해 ‘사랑의 감정’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그때 왜 손을 잡았을까. 아마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내면에서는 말이다”며, “현장에서 이야기했어요. 왜 유정을 사랑했을까라고.” 그래서 “왜 홍설은 유정을 사랑했나요?”라고 물어봤다. “잘 생겼으니까. 원작에서는 훔쳐보는 장면도 있다. 사랑의 감정에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라며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말이 잘 통하는 사람, 나이가 들면서 외모보다는 성격이나 다른 면을 보게 되더라.”고 대답한다.
요즘 한국영화는 영화 개봉에 앞서 주연배우들이 언론들과 연쇄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다. 또 하나의 홍보방식은 TV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시청자를 웃겨주는 것. 오연서는 어느 예능에 나올까. “라디오(예능)는 (출연)했는데, (TV)예능은 저한테 어렵다. 의외의 면도 보여줘야 하는데 제게 그런 게 없는 것 같다.”
그러자, 인터뷰하던 기자들이 이런저런 훈수를 둔다. “생활밀착형 예능 어때요.”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보면 혼잣말하는 콘셉트. 깍쟁이인줄 알았는데 친근감이 느껴지는..”
“그건 진짜 나 혼자 살 때. 지금은 부모님이랑 산다.”면서 “아직은 보살핌이 필요한 것 같다. 밥하고 빨래하는 게 쉬운 건 아닌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글쎄요. 아직은 가야할 길이 많아서. 일단은 배우니까 외모칭찬보다는 캐릭터로 칭찬받고, 연기 잘 한다는 이야기 듣고 싶다. 배우라는 타이틀은 아무에게나 붙여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캐릭터를 맡겨도 잘 소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3월 14일 개봉하는 영화 <치즈 인더 트랩>를 소개하자면? “막 연애를 시작하는 연인에게는 홍설과 유정처럼 심리싸움 같은 것 하지 말고, 단순명쾌하게 연애하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을 오래한 연인에게는 풋풋한 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뒤, “아, 스킨십도 자연스레 할 수 있지 않을까. 로맨스와 스릴러가 함께 있는 ‘로맨스릴러’니까. 진짜 배경이 봄이다. 딱, 봄 같은 영화이다.”라며 “나의 마지막 캠퍼스물이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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