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이 바둑 대결을 펼쳤다. 다섯 번의 대결에서 이세돌은 네 번째 대국에서 한차례 승리했다. 1승 4패! 압도적인 알파고의 승리였다. 알파고는 더욱 열심히 ‘혼자 공부’하면서 바둑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 ‘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흥미로운 소설이 한 권 출간되었다. 일본 이쓰키 유라는 작가가 쓴 소설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이다. 이쓰키 유는 법학과를 나온 웹 엔지니어출신이란다. 이 사람의 출신이 흥미롭다.
인공지능이 막 떠오를 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동차 자동주행의 경우, 만약 브레이커가 고장 났다. 어딘가를 들이박아 강제스톱을 시켜야할 경우가 생겼다. 왼쪽에는 유치원생들이 손을 들고 건너고 있고, 오른쪽에는 지팡이를 든 노인이 서 있다. 자동차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말도 안 되는 질문이지만 AI개발자는 다양한 ‘설정’을 염두에 둘 것 같다.
또 하나, ‘포켓몬 고’ 게임. 이 게임은 구글 맵과 연동된 물리적 실제공간을 활용한다. VR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신은 방구석 모니터 앞에 앉아있지만 ‘광화문 대로’를 자신의 게임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냥 오가는 사람에게 옷을 입히고, 오가는 차를 무기로 만들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멀티로 작전을 펼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드론을 띄워 보자. 누군가 실제 드론을 광화문 상공에 띄운다. 방구석에서 드론을 활용 공중전을 펼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드론에 진짜 무기를 장착한다면? 방구석 게이머는 자신도 모르게 테러리스트가 되어있을지 모른다.
‘이쓰키 유’는 소설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에서 저런 상상력을 선보인다. 온라인게임 ‘리빙데드 시부야’의 인기 게임개발자인 미즈시나 하루는 2014년, 게임에 접속된 상태에서 드론에 장착된 총에 맞아 죽는 자살(!)광경을 생방송으로 내보낸다. 그리고, 6년 뒤, 인공 연애애플리케이션 ‘프리쿠토’를 만들어낸 개발자 구도 겐이 ‘미즈시나 하루’를 디지털로 살려내는 프로젝트에 뛰어든다. ‘하루’의 모든 흔적을 찾아(사진, 동영상, 음성, 지인들의 기억 등등) AI로 되살리자는 것이다.
흥미로운 예상 중엔 이런 것도 있다. (영화 '허‘의 그 인공지능 애인을 생각해 보라) 연애 애플리케이션 ’프리쿠토‘에 빠진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다며 게임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여자 이야기도 소설에는 등장한다.
소설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는 영화로 만들기 딱 좋은 소재와 이야기이다. 충분히 과학문명의 발달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을 따로 생각해볼 여지도 안겨준다. 사실, 구도 겐의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 중 많은 부분은 현실화 되어 가고 있다. (이쓰키 유 지음, 김현화 옮김, 소미미디어)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