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인간극장>에서는 ‘엄마가 늘 곁에 있을게’가 방송된다.
대장암 말기인 4남매 엄마,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봄을 맞았다
5년째 암과 싸우는 엄마가 있다. 고향 제주에서 아이 넷에 레미콘 기사인 남편, 형제자매들과 우애 좋게 사는 평범한 중년, 강옥미(47) 씨. 두 번의 대수술과 사십여 번의 항암수술에도 암 세포가 온몸에 퍼져나갔다. 병원에서도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혼신의 힘으로 삶의 끈을 붙잡아 왔던 건 가슴으로 품은 큰딸부터 열 살 된 막내딸까지 네 명의 아이들 때문.
옥미 씨는 오늘 하루를 기적처럼 살기로 했다. 눈이 오면 신나게 썰매를 타고, 봄꽃이 만개하면 꽃놀이를 가자며 아이들을 이끌었다. 약속된 미래가 없기에 더욱더 소중한 우리 가족의 시간- 사랑으로 가득한 옥미 씨 가족을 만나본다.
옥미 씨는 42세의 나이로 대장암 3기를 진단받았다.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몰랐던 가족들은 도시생활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3년 전 옥미 씨의 고향 제주도로 내려왔다.
이별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점점 느끼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매일 아빠와 싸우고 삐지는 사춘기 아이도 있고, 엄마가 아픈 줄도 모르고 엄마 품으로 파고드는 아이도 있다. 엄마가 떠난다는 게 뭔지도 모를 텐데… 옥미 씨, 제 몸보다 아이들 걱정이 앞선다. 마지막으로 소원이 있다면 이 아이들 곁에 하루라도 더 머물 수 있길. 엄마는 아이들 곁을 떠날 수 없다.
올해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제주. 2월이 지나 3월, 언 땅 위에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졌고 봄을 알리는 매화도 피기 시작했다. 호탕하게 웃으며 ‘나도 한번 예쁘게 피어야지’라고 투병 의지를 확인하는 옥미 씨. 가만히 누워있으면 병에 집중할까봐 도시락 배달 봉사를 다니고, 학교 사서까지 맡았다. 이젠 고통에 집중하지 않기로 했다. 죽어가는 사람이 주인공인 동화책을 읽고 울음이 터진 아이를 끌어안으며, 옥미 씨는 속삭여준다. “엄마가 늘 곁에 있을게”
12일(월)~16일(금) 오전 7시 5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