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반(半) 자전적 영화 <파벨만스>가 영화매니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인 존 포드 감독(1894~1973)은 <리버티 벨런스를 쏜 사나이><수색자><분노의 포도> 등을 연출한 서부극의 거장이자 아카데미 감독상 최다 수상(4회)에 빛나는 미국의 대표 감독이다. 영화 중간에 존 포드 감독 작품이 등장하기도 하고 후반에는 직접 등장하여 영화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물론 대역이다. 그런데, 존 포드 감독을 연기한 사람은 다름 아닌 데이빗 린치 감독. <멀홀랜드 드라이브><블루 벨벳><트윈 픽스> 등을 연출한 ‘컬트의 왕’ 데이빗 린치가 검정색 안대와 시가를 피우는 모습으로 등장,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존 포드 감독의 카리스마를 완벽 재현한 것. ‘새미’ 역을 맡은 가브리엘 라벨은 촬영 당일에서야 데이빗 린치 감독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극중 ‘존 포드’ 감독을 만나고 긴장해야 했던 ‘새미’의 감정을 충실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결혼 5년차 뜨거웠던 사랑이 점차 식어가는 부부로 섬세한 감성 연기를 펼쳤던 미셸 윌리엄스와 세스 로건. 권태로운 부부 생활에 지쳐 앞 집에 사는 남자에게 설렘을 느꼈던 아내로, 그런 아내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잡을 수 없었던 남편으로 현실 부부 케미를 선보였던 두 사람이 <파벨만스>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에 처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자유분방하며 예술적 감수성으로 충만한 ‘새미’의 엄마 ‘미치’와 아이들에게 삼촌으로 불리며 ‘새미’ 가족과 늘 함께 하는 아빠 ‘버트’의 절친 ‘베니’로 다시 뭉친 두 사람의 엇갈린 만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 '스필버그' 패밀리, '파벨만' 패밀리 된 이유
극중 ‘스필버그’라는 이름을 대신해 등장하는 ‘파벨만(Fabelman)’은 각본가 토니 커쉬너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름이다. 극작가나 연출가가 쓴 줄거리이자 텍스트에 대한 해석을 강조해 연극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를 의미하는 연극 용어 ‘파벨(fabel)’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이번 프로젝트가 스필버그의 초상을 그린 점을 시사한다. 또한 우화를 뜻하는 ‘fable’과 발음이 똑같아 스필버그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마치 우화처럼 만날 수 있다는 뜻도 내포한다. 뿐만 아니라 스티븐 스필버그의 외할아버지 이름이자 과거 스필버그가 제작했던 애니메이션 <피블의 모험> 속 주인공의 이름인 ‘피벨’과 발음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의미를 더한다.
<파벨만스>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자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운 흥행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으로, 영화 <A.I.>(2001) 이후 11년 만에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영화화하기 위해 1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준비한 스필버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나아가 1950-6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쫓는 자들을 대변하며 가족, 사랑, 꿈, 열정 등 영화와 함께한 일상의 모든 순간을 전할 예정이다. 여기에 퓰리처상, 토니상, 에미상을 석권한 작가 토니 커쉬너가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각본을 맡아 위대한 감독의 시작을 그려내 기대를 모은다.
<파벨만스>는 난생 처음 극장에서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이 카메라를 통해 일상을 촬영하게 되면서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어른으로, 감독으로 조금씩 성장하게 되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22일 개봉했다. 중이다.
[사진=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