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가 도시에서의 삭막한 삶을 던져 던지고 추억과 우정이 남아있는 시골집에서 제2의 출발을 기약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이다.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동대문에서 진행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시사회에는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와 임순례 감독이 참석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시험, 연애, 취업 등 무엇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한국의 사계, 시골집의 봄,여름,가을,겨울의 풍광과 그 속 이야기를 속속들이 담아낸다. 임순례 감독은 “누렇게 익어가는 벼, 잘 익은 벼, 산수유, 토마토, 사과 등이 다 보여야 했다. 그렇다고 1년 내내 상주하면서 찍을 수는 없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비, 눈을 기다리면서 찍어야 해서 고충이 많았다. 벼 세울 때는 모든 스태프들이 동원되었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시골집으로 돌아온 김태리는 고향의 식재료로 푸짐하고도, 맛깔스러운 음식을 직접 해 먹는다. 엄마(문소리)의 손맛을 이어받은 태리의 요리에 친구들은 마냥 행복해하고, 보는 관객조차 입 안 가득 침이 절로 고인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요리 선정이 중요했다. 일단 한국적인 요리 범주에 들어가면서도 젊은 층도 좋아할 만한 음식을 정했다. 또 여기서 요리는 엄마의 기억과 관련된 것, 친구들과 관계 형성을 위한 것, 주변에서 재료를 구할 수 있고 계절과 정서에 맞는 것으로 선정했다.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미리 시연을 해주었고, 비주얼을 확인하고 만드는 과정을 김태리가 익혔다”고 설명했다.
김태리는 “중요하게 생각한 게 얼마나 능숙한 지였다. 혜원이에게 요리는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너무 프로처럼 보이는 것도 아니지만 나름의 요리도 개발해서 먹으려는 친구니까 야무진 모습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태리, 류준열의 친구로 영화 데뷔를 한 진기주는 “아무래도 실제로 친해지는 것만큼 편하고 좋은 게 없다고 생각했다. 낯을 가리는 편이라 걱정했는데 두 사람이 너무 편했다. 처음 본 날부터 말을 놨다. “고 밝혔다.
극중 재하를 연기한 류준열은 “혜원(김태리)에게 영감을 주고 아픈 말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는 역할이었다. 실제로 내가 주변 친구들한테 그런 역할이었다”며, “데뷔한 뒤로는 동네 친구들을 더 많이 찾았다. 이 영화를 하면서 동네 친구들과 하는 느낌이어서 굉장히 위로받았고, 실제로 캐릭터들의 고민을 공감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이후 이 작품을 찍었다. <리틀 포레스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해보고 싶었던 시나리오라서 선택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1년 사계절을 찍는 영화라 어떤 분들은 1년이라는 시간이 아깝지 않냐고도 하는데 그러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영화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 자신이 힐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임순례 감독은 중국영화를 준비하다가 <리틀 포레스트>를 감독하게 된 사연을 밝혔다. “한국 영화가 너무 대작 위주로 제작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자극적이고 화려하고 스피디하고 블록버스터 위주로 가고 있다. 이런 잔잔한 영화가 감각적인 재미는 아니라도 또 다른 영화적 재미와 의미를 주지 않을까 싶었다. 작은 영화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임 감독은 실제 경기도 양평에 자리 잡고 12년 이상 직접 작물을 키우고 시골 생활을 하고 있는 ‘향촌인’이다.
임순례 감독은 일본원작만화, 그리고 두 편으로 제작된 일본영화와의 차이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했다. “일본 원작은 일본적인 감성이라 그대로 가져오기엔 무리가 있었다. 잘 각색하는 게 중요했다. 어머니가 어린 딸을 두고 떠나는 설정부터 일본과 달리 수능 후로 늦췄다. 적어도 그때라면 한국 관객들이 이해는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농촌의 치안에 대해 관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해 혜원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장치를 설정했다.”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라는 청춘스타들이 시골마을에서 펼치는 완벽한 힐링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28일 개봉될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