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최종 라운드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을까?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는 ‘피지컬100’ 제작진이 참석한 가운데 승부조작 논란에 휩싸인 결승전 상황에 대한 해명의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 제작사인 MBC의 김현기 책임프로듀서와 연출을 맡은 장호기 피디가 참석했다.
장호기 피디는 처음부터 "매끄럽지 못한 녹화 진행으로 두 출연자와 다른 참가자, 그리고 시청자분들에게 죄송하다. 모든 갈등과 논란은 두 출연자가 아니라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제작진에게 책임이 있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몸을 숙였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피지컬:100' 최종 라운드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정해민은 '무한 로프 당기기'에서 자신이 우세한 상황에서 경기가 중단되었고, 제작진이 부당한 개입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장호기 피디는 현장이 녹화된 원본 영상을 공개하며 하나하나 해명을 했다. 먼저, 일부 장면만을 취재진에게 공개하는 것에 대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특성상 모든 촬영원본은 넷플릭스가 소유하고 있다. 원본 저작권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 제3자의 재편집에 따른 유포에 대한 문제, 그리고 문제의 본질과는 다른 또 다른 의혹이 확산될 우려, 녹화상황과 무관한 출연진 개인적 대화 유출 문제, 방대한 녹화분량 때문에 이런 방식을 택했다.“면서 ”공개하는 분량은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주요 부분에 대한 시급한 답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 하단 타임라인의 18:35:32 (18시 35분 32초)부분부터 영상이 플레이 되었다. 녹화현장의 천정에 고정된 카메라가 조감 방식으로 두 선수를 비추고 있다. 정해민과 우진용은 각자의 자리에서 실타래에 감긴 굵은 동아줄을 열심히 당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시작부터 ‘끼익~’거리는 소음이 귀청을 찢을 정도였다. 시간을 계속 흘려가고, 두 선수는 1분, 2분, 5분이 지나가면서 점점 체력이 떨어지면서 줄을 당기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 사이 소음은 더 커진다. 분명 현장 오디오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타임라인이 18:45:37(18시 45분 37초)를 지날 때 “잠깐 중단하겠습니다”라는 제작진의 소리가 들린다.
장호기 피디가 경기를 중단시킨 그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대형 소음이 계속 났다. 지속적으로 커졌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우려가 컸다. 선수들이 지친 상태이고, 줄타래의 축이 파괴되거나, 튕겨져 나오면, 출연자에게 굴려오면 큰 부상이 우려되었다. 사고발생 우려가 커서 공식적으로 중단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경기를 중단시킨 뒤, 제작진은 선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조치를 취한 뒤 속개 여부를 합의했다고 한다. 그런데 경기가 속개된 뒤(18:55:44) 곧바로 우진용 선수 쪽 실타래의 밧줄이 꼬인 것이 확인되었다. 실타래만 비추는 거치형 카메라에는 그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경기가 두 번째로 중단된 후, 두 선수와 제작진인 MBC의 메인피디와 총괄프로듀서, 그리고 넷플릭스 관계자들이 속개 여부를 논의한다. 이때의 과정은 선수의 몸에 부착된 마이크로 다 녹음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두 번째 재개된 경기는 15분만인 21:29:12초에 경기가 종료된다.
장호기 피디는 ‘우로보로스의 꼬리’ 릴레이에서 우진용이 수혜를 입었다는 유튜브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장호기 PD는 "<피지컬100> 제작진은 결코 특정선수에게 수혜를 주지 않았고, 게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그 어떠한 부당한 조작도 하지 않았다. 앞으로 허위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의혹으로 프로그램과 출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에 대해서는 매우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면서 ”이러한 논란과 의혹이 지속된 것은 제작진이 녹화를 더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리얼하게 녹화 현장을 담아내려 했던 우리 프로그램이 결승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지 못하면서 시청자와 정해민 선수에게 큰 실망을 드린 것 같다. 이 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밝혔다.
영상 공개와 제작진의 적극적인 해명이 이뤄진 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장호기 피디는 향후 수습 방안에 대해 "두 출연자를 만나 정식으로 사과하고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면서 ”대화를 통해 오해와 갈등을 풀고 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더 이상의 조작 의혹은 제기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취재진에게 호소했다.
한편 이날 ‘경기 중단’의 원인으로 지목된 ‘소음발생’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장호기 피디는 “실타래에서 생긴 것이다.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쳤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그 문제 해결방식에 대해서는 “‘WD'(방청윤활제)를 뿌리고 줄타래 구멍과 축 등을 기술진이 체크했다. 나사 조임과 마찰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밝혔다.
마지막으로 ‘시즌2’와 관련하여 장호기 피디는 "공정성 문제가 정확히 해결해야 한다. 제작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진=넷플릭스 제공]